충주의 밤은 뜨거웠다
충주의 밤은 뜨거웠다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1.05.30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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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은행노조 조합원 3천여 명, 1차 경고 파업 돌입
파업 이후 런던 본점에 대한 타격투쟁 돌입 계획

▲ 금융노조 SC제일은행지부는 29일 오후 충주호리조트에서 '2010년 임단투 승리 및 생존권 사수를 위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금융노조 34개 지부 위원장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기업은행지부 
금융노조 SC제일은행지부(위원장 김재율, SC제일지부)가 30일 총파업을 앞두고 조합원 3천여 명이 참가한 파업전야제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SC제일지부는 29일 오후 8시, 충북 충주에 위치한 충주호리조트 대운동장에서 조합원 2천7백여 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2010년 임단투 승리 및 생존권 사수를 위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다음날인 30일 오전 9시를 기해 1일 경고 총파업을 선언하는 SC제일은행지부는 조합원들에게 충주로 소집명령을 내리고 이날부터 다음날까지 1박2일 파업투쟁을 진행하기로 했다.

금융노조 KB국민은행 지부 율동패와 노동가수 최도은의 문화공연으로 시작된 이날 집회에서 단식 6일째를 맞는 김재율 위원장은 투쟁사를 통해 “제가 당장 이 자리에서 쓰러지더라도 여한이 없다. 그러나 아직도 가야할 길이 너무 멀고, 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 그래서 악으로 깡으로 끝까지 버텨낼 것”이라며 “경영진들이 요구하는 것은 우리 직원들을 퇴출이라는 사지로 내몰고, 노동조합의 교섭권을 무력화시키고, 동지들의 삶을 유린하고 무참히 짓밟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노조는 어떤 불행한 사태를 감수하고서라도 저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록 내일 하루라는 짧은 기간의 파업이지만 강력한 파업권 행사를 통해 SC제일은행에 분명한 경고를 하자”라며 “그럼에도 반성하지 못하고 또다시 우리 동지들을 탄압하는 어리석은 짓을 한다면 런던 지사 타격투쟁과 중장기 파업투쟁을 통해 총력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대사에 나선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제일은행지부의 파업투쟁이 단순한 임금투쟁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이 투쟁은 SC제일은행의 착취경영을 끝장내는 투쟁이자 제일은행 동지들의 자긍심을 되찾기 위한 역사적 투쟁”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금융노조는 2011년 임단협 투쟁 승리를 위해 각 지부 순회투쟁에 이어 6월 22일 서울시청에서 대규모 금융노동자대회를 개최할 것이며 6월에도 해결이 안 되면 7월에는 전 지부가 강고하게 연대해 총파업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며 “34개 지부 전 조합원이 금융노조 깃발 아래 하나로 뭉쳐 제일은행지부의 파업투쟁을 지원하면서 2011년 임단협 투쟁을 가열차게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 성과급제 강제도입 분쇄 △ 노동조건 개악 저지 △ 철저한 경영감시 △ 2010년 임단투 승리 등을 요구했다.

또한 지난 5월 23일부터 종로에 위치한 SC제일은행 본점 앞에서 진행된 천막농성에서 전시됐던 ‘고(故)SCB’ 라는 명패가 적힌 관을 불태우는 상징식을 거행했다.

앞서 SC제일은행지부는 2010년 임단협 협상 결렬과 은행 측의 개별성과급제 도입에 맞서 지난 4월, 쟁의행위 투표를 진행해 93%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한 바 있다.

▲ 김재율 SC제일은행지부 위원장,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 김동만 한국노총 부위원장 등이 '고SCB'라 적힌 관을 불태우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 기업은행지부

한편 SC제일은행지부는 1차 경고파업 이후 경영진이 개별성과급제 도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6월 초 SC제일은행 최대주주인 스탠더드차더드 은행의 본점이 있는 런던으로 날아가 본점 항의방문 및 진격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김재율 위원장은 “그동안 억눌렸던 조합원들의 분노가 마침내 터져 나왔고 이에 대해 사측은 별거 아닌 것처럼 생각해왔다”며 “은행 측이 현재 상황에 대해 심각한 오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