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간부, 타임오프 항의하며 자결
노조간부, 타임오프 항의하며 자결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1.06.09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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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상근간부, “노동탄압 분쇄” 유서 남기고 목 매

한 노조간부가 타임오프에 항의하며 자결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에 따르면 아산위원회 노조간부인 박 모씨가 9일 오전 8시 50분께 아산공장 내 엔진공장 화장실에서 목을 매 자결한 채 발견됐다. 자결한 박 모씨는 아산위원회에서 노동안전보건위원으로 활동했던 상근자로 알려지고 있다.

박 씨는 자결 전 이날 오전 6시 30분께 동료들에게 “노동탄압을 분쇄하기 위해 이 한목숨 바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인이 자결한 현장에서는 유서도 발견됐다.

▲ 9일 오전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목을 매 자살한 채 발견된 노조간부 박 씨가 남긴 유서 ⓒ 금속노조
유서에는 타임오프 제도가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제도로 인해 노동안전보건위원으로 일하던 고인이 근골격계질환 신청을 한 조합원과 면담하는 시간마저 무단이탈로 처리됐다고 언급돼 있다. 또 이를 빌미로 회사 책임자들의 ‘현장탄압’이 심하다고 적혀 있다.

현재 유가족은 고인이 유서에서 언급한 회사 책임자의 사과와 처벌, 고인에 대한 산재인정을 촉구하며 시신을 이동하는 것 자체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위원회 간부들은 유가족의 뜻에 따라 경찰의 시신수습을 막으며 현장에서 비상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현대자동차지부 이경훈 지부장은 이날 오후 3시께 아산위원회에 도착해 지부 차원의 대응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유서 내용

인생살이 세월이 흘러갈수록 힘든 세상 어떻게 살아갈꼬.
현장탄압은 심해 툭하면 무단이탈,
노안위원, 근골실행위원, 근골신청 면담하는 시간마저 무단이탈로 일삼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000 부장 ### 차장 현장탄압의 주범
...요즘은 조 반장에 반말도 심하다.
현장활동은 살아진지 오래다. 무조건 근태협조 없으면
무단이탈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
이 한목숨 던져서라도 노동탄압 분쇄에 앞장선다
죽어서도 노동조합을 사랑한다 끝까지 투쟁을 늦추…
마지막으로 00엄마 미안해요. 끝까지 지켜주지 못하…
00이 잘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