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노총 설립은 ‘시대적 요구’다
국민노총 설립은 ‘시대적 요구’다
  • 참여와혁신
  • 승인 2011.07.0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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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방식 답습하는 노동운동, 설자리 잃어가
소수 지도부 중심의 운동 탈피…국민과 조합원 섬기는 운동돼야

이상열 서울지하철노조 교육선전실장
1945년 ‘조선노동조합 전국평의회(전평)’ 설립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 땅의 노동운동은 그 후 ‘대한독립촉성 노동총연맹(대한노총)’ 등을 거치면서 역사와 정치 세력의 부침 속에서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5·16 이후 계속된 군부독재정권은 노동자들의 단결권과 단체행동권을 제약하면서 노동운동을 탄압했다. 정권과 자본의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와 탄압에도 대한노총의 후신인 한국노총은 아무런 보호막이 되지 못했다. 폭압적인 탄압에 억눌려 왔던 노동자들의 분노가 마침내 1987년 노동자 대투쟁으로 폭발했다.

이후 한국노총의 관제 노동운동에 반발해 대공장 노조와 공공부문 노조들이 한국노총을 탈퇴해 1995년 민주노총을 결성했으며, 민주노총은 한때 이 땅의 사회 민주화와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선봉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대가 급변하여 산업사회를 넘어 지식정보화 사회가 도래했고, 세계가 하나의 시장이 되는 무한 경쟁시대가 됐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지만 우리 노동운동은 변화를 두려워하고 과거의 방식만을 고집해 왔다. 그 결과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그동안 민주노총은 내부 권력 쟁취를 위한 극심한 정파 간의 갈등, 시대에 맞지 않는 계급투쟁 신봉, 지도부의 뇌물수수·성폭력 등의 부패비리로 현장 조합원들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졌다. 이처럼 기존 노동운동은 국민의 의식수준과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상층 지도부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투쟁에 매몰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우리나라 노사관계 지수가 2010년 세계경제포럼(WEF) 조사에서 139개국 중 138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조사에서 57개국 중 56위에 머무는 등 세계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남북 갈등, 동서 갈등, 노사 갈등, 노정 갈등, 노노 갈등 등 갈등 천국이 되어 터키, 폴란드, 슬로바키아 다음으로 세계에서 4번째로 갈등이 심한 나라로, 갈등 비용만 연간 300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급변하는 경제 환경과 국제 질서 속에서 대립과 투쟁의 잘못된 노사문화는 사회 불안 요인으로 국민들에게 인식되어 많은 국민이 노동운동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조직률은 10.1%로 하락하는 등 노동운동이 사회로부터 점차 고립되어가고 있다. 

노동계 내부에서도 양대 노총의 운동 방식에 실망한 나머지 총연맹을 탈퇴해 상급단체가 없는 미가맹 독립노조 조합원수가 31만 명을 넘어섰다.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는 새로운 노동운동 필요

이제 우리의 노동운동도 시대 변화에 맞추어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보다 성숙한 노동운동을 전개해야 할 시기가 됐다. 과거 상층 지도부 중심의 노동운동에서 벗어나 국민 전체의 신뢰와 지지를 받는 노동운동을 통하여 국가 경제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노총의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새로운 노총의 필요성과 함께 21세기에 맞는 자주성과 자율성을 갖춘 새로운 노동운동을 실현하기 위해 2010년 3월에 “새 희망 노동연대”가 결성되어 활동을 해 왔으며, 현재 새 희망 노동연대 참여 조직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노총(가칭 ‘국민노총’) 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 새롭게 설립되는 국민노총은 다음의 다섯 가지 지표를 중심으로 조합원과 국민을 섬기는 새로운 노동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첫째, 노동조합의 이념적 계급투쟁을 배격하고 상생과 협력의 가치를 중시하여 국가 경제발전을 견인해 나간다.

둘째, 노사정과 국민대표가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하여 임·단협 및 사회 갈등 문제를 해결하도록 교섭 구조를 개혁한다.

셋째, 노동조합이 사회 구성의 주류로서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와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 한다.

넷째, 노동조합의 도덕성, 투명성, 전문성을 강화하여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는다.

다섯째, 조합원의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조합원 생활과 관련되는 일상 활동을 강화한다.

앞으로의 노동운동은 소수 지도부 중심의 운동에서 탈피하여 조합원의 뜻을 받들고 그들의 꿈과 자아를 실현시키는 노동운동이 되어야 한다. 또한 국민의 생활에 기초한 노동운동,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는 노동운동,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노동운동이 되어야 한다. 새로운 노총은 국민과 조합원을 섬기는 노동운동을 실천하여 대한민국의 노동운동을 새롭게 바꾸고, 고용안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조합원 중심의 노동운동으로 천만 노동자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 노동운동의 새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