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바뀌고 있다
소비자가 바뀌고 있다
  • 참여와혁신
  • 승인 2011.10.0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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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증가 따라 여가시간 늘고 소비패턴 바뀌어
새로운 직업 부상 … 스트레스 치유부터 감성마케팅까지

박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커피하면 설탕 두 스푼에 크림 한 스푼 넣은 다방커피를 떠올리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사람이 드물다. 원두의 품종, 커피 원산지, 로스팅, 추출방법 등을 따져서 즐기는 사람이 늘었고 커피전문점도 성업 중이다. 음주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소주 아니면 맥주였지만 요즘은 와인 소비가 크게 늘었다. 와인은 생산년도, 생산지역, 포도품종, 블랜딩 등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요즘 커피전문가인 바리스타, 와인전문가인 소몰리에와 같은 새로운 직업이 부상하는 이유다.

에드워드 H. 카아는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한 시대의 문명 발달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 집단은 다음 시대에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그 집단은 이전 시대의 전통, 이해관계, 이념에 너무 깊이 젖어 있어서 다음 시대의 요구나 조건에 적응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과거의 직업관에 젖어 교사, 공무원, 의사, 판검사 등을 선망하는 사람에게는 기회의 창이 열리지 않는다. 실제 과거 2류나, 3류로 치부되었던 연예인, 운동선수 등의 직업은 오늘날 누구나 선망하는 1류로 부상했다. 소득이 증가하고 소비패턴이 바뀌고 여가시간이 늘어날 21세기에는 과거 생각하기 힘들었던 이색적인 직업들의 부상이 예상된다.

현대사회의 적, 스트레스

사회가 복잡해지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현대인은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스트레스와 관련하여 주목받는 것이 아로마테라피다. 육체의 건강과 마음의 안정을 주는 아로마테라피는 향기를 의미하는 아로마(aroma)와 치료를 의미하는 테라피(therapy)의 합성어이다. 심신의 안정, 미용, 친환경성을 앞세워 향기치료를 실행하는 사람을 ‘아로마테라피스트’라고 부르는데 우리말로 하면 향기치료사이다. 꽃, 과일, 잎, 씨앗 등에서 추출한 천연오일을 이용하여 육체적, 정신적, 감성적 평온을 얻는 향기요법을 시행한다. 페퍼민트, 재스민, 로즈마리, 카모마일 등에서 얻는 순수 정제 아로마는 인간의 자연치유력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락, 마사지, 스파 등과 결합하여 건강증진, 미용 등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무통분만, 피부 아토피 등의 치료효과에 주목하여 의사, 한의사들도 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과도한 스트레스, 급격한 다이어트, 환경오염, 불결한 두피관리,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으로 인해 20~30대 중에서도 탈모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과거 40대 이상 남성만의 문제로 여겨지던 탈모가 젊은 층은 물론 여성에게도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두피모발을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두피모발관리사’가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탈모증세뿐만 아니라 비듬, 가려움증과 같은 두피질환, 모발손상 등에 대해 상담하고 증세가 악화되지 않도록 모발을 관리해준다. 측정기기를 이용하여 두피모발 상태를 측정하고, 상태에 적합한 관리프로그램 계획을 세운다. 고객의 긴장감을 풀어준 뒤 두피스케일링 등으로 모공을 정리하고 영양제를 도포하거나 마사지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업무스트레스, 잦은 술자리, 피로 등을 풀기 위해 찾는 장소로 스파(Spa)가 있다. 스파는 물을 이용한 건강 증진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하이드로테라피(욕조치료)와 미용관리, 피부관리, 식이요법, 명상, 피트니스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발전하였다. 스파매니저는 병원, 호텔, 피트니스센터 등에 속해 있는 스파시설이나 스파 체인점, 개인 스파샵 등의 관리자로서 고객에게 올바른 스파문화와 요법을 알리고 시설 및 고객을 관리하는 직업이다. 고객의 식생활, 운동상태, 생활환경 등을 확인하고 고객에게 맞는 스파프로그램을 제시한다. 스파시설은 몸과 마음을 함께 치유하는 장소인 만큼 편안하고 긴장을 풀 수 있도록 시설을 관리하고, 고객관리,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 시설 및 프로그램 홍보 등의 일을 수행한다.

바쁜 현대인에게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것 중에 요가(Yoga)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육체적, 생리적인 면을 중시하는 하타요가와 정신적인 면을 중시하여 명상과 호흡법을 강조하는 라자요가가 주로 보급되었다. 요가지도자는 운동을 수련하는데 요구되는 기본동작 및 응용동작을 가르친다. 수강생이 요가를 통해 변화할 수 있도록 수준에 맞는 동작을 도와주고 음악, 조명, 시설 등의 환경을 최적으로 유지한다. 개별상담을 하거나 개인수련에 대한 조언, 운동처방, 식생활처방, 명상처방 등을 제공한다. 요가지도자가 되려면 전문대학이나 대학에 개설된 요가치유학과나 체육관련 학과 등에 진학하는 것이 유리하며 요가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대개 자격증을 취득하고 실무경력을 쌓는다.

소비자의 오감에 호소하는 감성마케팅

최근 소비트렌드를 결정하는 요소로서 주목받는 것이 감성마케팅이다. 제품의 성능이나 가격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소비자의 감각을 자극함으로써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기법이다. 소비자의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에 호소하는 것은 자극의 강도가 높고 한번 형성된 긍정적 인식은 잠재의식에 각인되어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충성도 높은 고객으로 만드는 효과가 있다.

제품, 기업의 이미지나 느낌을 결정하는 요소 중에 중요한 것으로 색채가 있다. 감성과 개성을 드러내는 디자인적 요소로서 색채의 중요성에 주목하여 색을 디자인하고, 연구·개발하는 사람들이 컬러리스트이다. 과거에는 섬유나 패션분야에서 주로 활동했지만 요즘은 제품디자인, 그래픽 및 영상, 미용, 출판, 실내디자인 등 활동분야가 그야말로 전 방위적이다. 품질과 디자인으로 제품을 돋보이게 하고 색채를 통해 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컬러리스트의 역할이 점차 주목받고 있다. 최신 경향, 유행색상, 제품과 기업의 정체성 등을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색채를 선택하고 때론 새로운 색을 창조해내기도 한다. 특히 화장품 분야에서는 얼굴유형에 따라 각 피부 톤, 성격, 나이, 계절 등을 고려하여 색조화장품의 색상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컬러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의 미술이나 디자인 관련 전공자가 유리하며 2002년부터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자격시험이 실시되고 있다.

대형할인점 매장에서 풍기는 고소한 피자향기는 행복한 장소라는 느낌을 각인시키고, 백화점 1층 화장품 코너의 향수는 충동구매를 자극하고 쇼핑에 대한 경계심을 늦춘다. 이처럼 좋은 향기는 인간의 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의욕을 상승시키고 사물에 대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만든다. 조향사는 향수나 화장품, 생활용품 등의 제품에 향을 조향하는 ‘퍼퓨머(perfumer)’와 과자나 음료 등 식품의 향을 만드는 ‘플래버리스트(flavorist)’로 구분된다. 대개 제품의 콘셉트에 따라 적합한 향을 찾아내고 마케터들과 상의하여 제품에 향을 입힌 후 전문평가자 등의 품평을 거쳐 수정·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향수를 만드는 일의 경우에는 향수의 제품콘셉트를 정하여 원료를 선정하고 여러 가지 천연향, 인공향을 조합하여 향의 조화와 밸런스를 맞춰 최종적으로 콘셉트에 맞는 향을 창조한다. 조향사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의 향수화장품학과, 향장공업과, 피부미용과 등에 진학하는 것이 유리하다.

선진국이란 단순히 잘사는 국가라는 의미만은 아니다. 개개인의 취향과 선택이 다양화, 전문화, 개성화된다는 의미도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소비패턴이 획일성에서 탈피하는 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위로, 안식, 치유를 제공해주는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며, 그에 따라 관련 직업도 부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