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9일 만에 살아서 내려왔다
309일 만에 살아서 내려왔다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1.11.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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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 잠정합의안 만장일치 가결
김진숙, 크레인 농성 해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가 마침내 일단락됐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크레인에 오른 지 309일 만에 ‘살아서’ 땅을 밟았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지회장 차해도)는 10일 오후 열린 조합원 총회에서 노사가 합의한 잠정합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15일 한진중공업이 생산직 400명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지 11개월 만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가 일단락됐다.

지난 9일, 한진중공업 노사는 94명의 정리해고자에 대한 1년 내 재고용과 생계비 2천만 원 지급을 골자로 하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한진중공업지회는 잠정합의안에 대해 이날 오후 정리해고 철회 투쟁위원회(정투위) 간담회와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그런데 조합원 찬반투표가 진행되던 과정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부산영도경찰서가 300여 명의 경찰병력을 동원해 85호 크레인을 에워쌌던 것. 85호 크레인에서 농성 중이던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서였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잠정합의안이 가결되면 농성을 해제하고 내려올 예정이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한진중공업지회는 즉시 찬반투표를 중단하고 85호 크레인으로 몰려가 경찰과 마찰을 빚었다. 한진중공업지회의 항의를 받은 경찰은 마지못해 물러났다.

결국 이날 조합원 찬반투표는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고 10일로 넘겨졌다. 10일 오후 진행된 조합원 총회에서는 찬반투표 없이 만장일치로 잠정합의안이 가결됐고, 김진숙 지도위원과 3명의 조합원들은 10일 오후 3시30분께 농성을 해제하고 크레인을 내려왔다.

김진숙 지도위원 등 농성자들은 크레인 아래서 기다리던 조합원들과 야당·시민단체 회원 등에게 간단한 감사인사를 한 뒤 건강검진을 위해 동아대병원으로 호송됐다. 건강검진을 마치고 나면 김진숙 지도위원 등은 경찰에 출두해 건조물 침입 및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한진중공업 사태가 일단락되자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와 야당, 시민단체 등은 일제히 환영 논평을 내고, 노사합의사항의 철저한 이행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