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은 살아있다
전태일은 살아있다
  • 이순민 기자
  • 승인 2011.11.13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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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열사 41주기 추도식 열려
차해도 한진지회장 “승리 아니다”

▲ 13일 오전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 전태일 열사 41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 이순민 기자 smlee@laborplus.co.kr
“너희들은 내 마음의 고향이로다”(전태일의 1970년 8월 9일 일기에서)

41년 전 오늘, 전태일 열사는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는 ‘인간 선언’과 함께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제 그가 누운 자리는 노동자들의 마음의 고향이 됐다.

13일 오전 11시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 전태일 열사 41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박계현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추도식은 지난 9월 3일 아들의 곁으로 떠나신 이소선 어머니 묘역 참배로 시작됐다.

장기표 녹색사회민주당 대표(전 전태일재단 이사장)는 인사말을 통해 “세계사에서 이소선 어머니, 전태일 열사와 같은 어머니, 아들 관계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며 “여기 모인 사람들 모두 인간해방을 목표로 해서 전태일 사상을 이루자”고 전했다.

이한열 열사 어머니인 배은심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은 추도사에서 “어머니가 저 편에 앉으셔서 지난날들을 회상하시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김진숙 지도위원이 300일 넘는 고공농성을 마치고 무사히 내려온 모습을 보며 어머니 역시 박수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손학규 민주당 대표,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 등도 추도사를 통해 전태일 정신을 이어받겠다고 다짐했다.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인 41주기 추도식은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태삼 씨의 유족인사와 헌화가 이어지며 마무리됐다.

특히 이날 모란공원에는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 80여 명이 찾아 눈길을 끌었다. 차해도 지회장은 “남들은 승리라고 하지만 정리해고 철회가 아니었고, 정리하느냐 싸우느냐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어려운 판단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승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쌍용차 조합원들처럼 우리도 우울증에 걸린 조합원들이 많다”며 “이제 작은 고개 하나를 넘었을 뿐이고, 복직과 회사 정상화를 해결해야 하는 앞으로의 1년은 많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한 새로운 투쟁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