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간적 대우가 필요하다”
“우리는 인간적 대우가 필요하다”
  • 김현정 기자
  • 승인 2012.01.1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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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사업장 노동자들, ‘48시간 공동행동’
비정규직·불법파견·정리해고, 연대로 풀겠다

▲ 11일 오후 2시 서울 논현동 영풍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시그네틱스 해고자 복직 결의대회’에 참석한 금속노조 투쟁사업장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시그네틱스 해고자 복직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금속노조 ‘불법파견 비정규직 사업장 및 정리해고 사업장 공동기획투쟁’의 막이 올랐다. 금속노조 공동기획투쟁은 오는 13일 오후 2시까지 48시간 동안 서울 도심 곳곳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11일 오후 2시 서울 논현동 영풍그룹 본사 앞에서는 공동투쟁의 발대식을 겸해 영풍그룹 계열사인 시그네틱스 해고자 복직 결의대회가 열렸다. 추운 날씨에도 금속노조 시그네틱스분회 조합원을 비롯한 투쟁사업장 조합원 150여 명이 모여 해고자들의 복직을 촉구했다.

지난 2001년 정리해고 된 시그네틱스분회 조합원들은 2007년 대법원 판결에서 승리하여 복직했으나, 2011년에 다시 정리해고 된 바 있다.

윤민례 금속노조 시그네틱스분회장은 “10년 전 정리해고를 당한 후 대법원 판결에서 승리해 복직했으나, 또다시 해고한 영풍그룹에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히며 “영풍그룹은 경영 악화를 이유로 소사장제라고 하는 하청 제도를 도입하려 했으나, 우리가 그것을 거부하자 해고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억 금속노조 조직실장은 “부당한 정리해고의 당사자인 영풍그룹 본사 앞에서 해고자들의 복직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며,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영풍그룹 본사 앞에서 집회를 마친 금속노조 투쟁사업장 조합원들은 양재동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으로 자리를 옮겨 오후 4시부터 ‘현대차자본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시그네틱스 해고자 복직 결의대회를 마친 금속노조 투쟁사업장 조합원들은 자리를 옮겨, 오후 4시부터 양재동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본사 앞에서 ‘현대자동차자본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금속노조는 “투쟁사업장 문제해결을 외면한 채 장기간 방치하고 있는 자본들, 특히 불법파견 관련 대법원 판결에도 오히려 탄압을 일삼는 현대차자본의 불법성을 폭로하고 규탄하기 위한 집회”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비정규직과 불법파견, 노조 통제 등 개별 사업장의 문제를 공동행동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자본 규탄 결의대회에는 현대차 아산비정규직지회, 유성기업, 콜트-콜텍, 풍산마이크로텍 등 투쟁사업장 조합원 300여 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모든 투쟁사업장의 문제 해결 촉구와 불법파견 정규직화,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을 촉구하는 한편, 대기업의 노조 통제를 한 목소리로 규탄했다.

박창식 금속노조 충남지부장은 “노동자 덕분에 거대 자본을 축적한 기업이 노동자의 요구를 외면하며 오히려 해고를 일삼고 노조 통제에 나서는 등 파렴치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현대자동차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한 조합원은 “최근에 뇌출혈로 쓰러진 기아차 실습 고등학생 문제도 그렇고 근로조건이 너무 열악하다”며 “그런데도 몇 십 년간 비정규직으로 인간적 차별을 당해왔다. 우리는 인간적 대우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7시부터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서 촛불 투쟁문화제를 진행하며, 같은 자리에서 노숙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