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보장’ 합의는 휴지조각?
‘정년보장’ 합의는 휴지조각?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2.03.2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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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산업개발, 최대주주 자유총연맹의 매각방침에 뒤숭숭
정기 주주총회서 노사 충돌

▲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자유총연맹 회관에서 열린 한전산업개발 제2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한전산업개발노조의 상집간부들이 주총회장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박종훈 기자 jhpark@laborplus.co.kr
지난 2003년 민영화 된 한전산업개발 주식회사에 매각설이 돌면서 노사가 갈등을 겪고 있다.

한전산업개발은 전기검침과 청구서 송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설립 당초에는 한국전력이 100% 출자한 자회사였으나, 공기업 민영화 방침에 따라 한국자유총연맹이 지분 51%를 인수하면서 민영화됐다.

그러나 자유총연맹 측이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고용불안을 느낀 한전산업개발 노조와 갈등을 빚게 됐다.

그런 와중에 한전산업개발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자유총연맹 회관에서 22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이 자리에서 매각 방안이 검토될 것을 우려한 노조는 우리사주 위임장을 취합해 주총회장에 진입하려 시도했으며 이를 제지하는 사측 관계자와 충돌을 빚기도 했다.

신민식 한전산업개발노조 위원장은 “직원들의 고용보장이 아닌 정년보장이 자유총연맹과 합의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3년 자유총연맹이 한전산업개발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인수 후 고용계획 및 근로조건 개선방안’을 통해 직원 2,500여 명의 고용을 정년까지 보장한다고 약속했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 최대 주주인 자유총연맹이 지분을 매각하고 민간기업이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 수익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노동강도가 심해지고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자유총연맹이 지분을 매각하려는 이유가 “수익 부분에서 메리트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한전산업개발이 주식 상장하면서 주주 구성이 다양해졌고, 그만큼 대주주의 배당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노조는 “사단법인인 자유총연맹이 우량 비상장기업을 매입해 상장 차익을 남기고 팔아버리는 투기성 행보에 나섰다”고도 주장했다.

이날 주주총회가 끝나고 신민식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와 이영재 한국자유총연맹 사무총장과의 간담회가 있었다. 노조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이 사무총장은 “매각 절차에 대한 검토는 현재 총재의 지시로 잠정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한전산업개발노조는 29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향후 계획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 주주총회 후 이사회장에 진입하려는 조합원들과 이를 막기 위한 사측 인원들과의 충돌이 있었다. ⓒ 박종훈 기자 jhpark@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