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메이데이 집회 열어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집회 열어
  • 김정경 기자
  • 승인 2012.04.3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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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 강제추방 중단 등 요구

“노동절 당연히 우리도 쉴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못 쉬게 해서 그럴 뿐이죠.”

“한국 온 지 17년째예요. 근데 17년 동안 똑같은 구호만 외쳐 왔어요. ‘이주노동자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지겨워요. 그만 외치고 싶어요.”

▲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2012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집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이 "We are labor! We want labor rights!"를 함께 외치고 있다. ⓒ 김정경 기자 jkkim@laborplus.co.kr
29일 오후 1시 종로구 보신각에서는 민주노총과 이주공동행동, 외국인 이주·노동운동협의회가 공동주최하는 ‘2012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집회’가 개최됐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각 국의 이주노동자와 연대단체 회원 300여 명은 122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아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을 고발하고, 정부에 이주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을 보장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주노조 우다야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업자들이 이주노동자들을 기계로 생각하고, 노동절이 공식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쉬지 못하게 한다. 1일 해야 하는 데 부득이 하게 이 행사를 오늘 하게 됐다”고 노동절 날 조차도 소외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을 이야기 했다.

이어 우다야 위원장은 “노조설립 노동자들의 권리다. 우리는 우리의 열악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노동 3권 실현하기 위해 이주노조를 설립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에 이주노동자 탄압을 멈추고 이주노조 역시 노동조합으로 인정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정부에게 바라는 10대 요구안]


-이주노조 등록 인정하고 이주노조와 간부들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 강제추방 중단하고 합법화하라!

-고용허가제를 노동허가제로 전환하라!

-재외동포 이주노동자의 전면적 자유왕래 체류 취업을 보장하라!

-이주여성을 포함하여 모든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 차별, 착취와 폭력을 중단하라!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절 휴일을 보장하라!

-최저임금 대폭 인상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실현하라!

-사업장 무변경 및 사업주 허가 등의 조건없이 체류기간 연장 보장하라!

-고용센터는 사업주 편만 들지 말고 이주노동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단속중 발생한 사고, 부상 사망에 대해 출입국은 책임을 져라!

 

이어 무대에 오른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고용허가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고용허가제는 사용자에게 무한한 해고의 자유를 주고, 노동자들에겐 기본적인 이동권조차 허용하지 않는 '해고허가제' 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노총은 잘못된 이주노동자 정책을 분쇄하기 위해 함께 투쟁하겠다”고 연대의 뜻을 전했다.

이날 집회를 마친 이주노동자들은 명동성당까지 거리 행진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