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행복하게 보셨습니까?
쇼트트랙, 행복하게 보셨습니까?
  • 하승립 기자
  • 승인 2006.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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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하승립
긴 겨울도 이제 서서히 끝자락이 보이는 듯 합니다. 지난 겨울, 우리 사회는 ‘국가주의’와 ‘애국주의’의 안타까운 뒷모습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진실도, 가치도 국익 다음이라는 이런 주장들이 힘을 얻을 때마다 아직 우리 사회가 가야할 길이 멀다고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애국주의’에 대한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차마 떨쳐버리지 못하는 ‘유혹’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월드컵, 올림픽 기간 동안의 불끈불끈 쥐어지는 주먹입니다. 토리노라는 도시가 이탈리아에 있다는 걸 알게 해준 이번 동계올림픽도 마찬가집니다.


시차 때문에 새벽에야 중계가 있지만 피곤과 졸음을 이겨내고 티비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은 아마도 ‘애국주의’의 한 발현이겠지요. 물론 경기 자체의 묘미도 상당합니다. 특히나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쇼트트랙은 그 애매모호한 심판 판정만 아니라면 찰나의 승부를 마음껏 즐기게 해줍니다.


한국 선수들은 이번에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동계올림픽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립니다. 그러나 그 경기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즐겁게 환호할 수만은 없게 됩니다.


사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쇼트트랙 대표팀은 극심한 내부 분란을 겪었습니다. 파벌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표팀이 두 개의 파벌로 갈라지면서 그 파벌을 이끄는 코치를 따라 남자 선수 한 명은 여자 대표팀에서, 여자 선수 두 명은 남자 대표팀에서 훈련하는 촌극을 벌였습니다. (이 선수들은 모두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낸 유명(!) 선수들입니다)


가장 충격적인 얘기는 올림픽에 앞서 열린 쇼트트랙 월드컵 과정에서 한 코치가 자신의 파벌 선수들을 모아놓고, 경기 중에 다른 파벌인(하지만 같은 한국 대표인) 한 선수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라고 지시했다는 대목입니다. 이 코치는 상대 파벌 선수가 우승을 하느니 차라리 중국 선수가 1등을 하는 게 낫다고 했답니다.


이쯤 되면 혼란스러워집니다. 경쟁이 성장의 동력이 될 수는 있지만, 이건 거의 판을 깨자는 얘기가 되니까요. 하지만 올림픽 메달에 목숨 건 협회 관계자들은 이런 상황을 그냥 덮어두고 올림픽부터 치르기로 결정합니다.


자, 결과는 여러분이 모두 아다시피 ‘해피엔딩’입니다. 최고의 성적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과연 정말로 ‘행복한 결말’일까요?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이들은 다시 ‘원수’로 돌아설 겁니다. 구타에 금품 수수, 패거리문화까지 지금까지 드러났던 일들이 그대로 되풀이 될 겁니다. 과감하게 도려낼 부분은 도려내고, 청산할 문제는 청산하는 진짜 해피엔딩을 기대해 봅니다.

 

정부가 한미 FTA를 1년 안에 체결하겠답니다.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니까 믿으랍니다. 협상을 잘 하겠답니다. 그런데 어쩌지요? 어느 것 하나 믿음이 가는 것이 없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참여와혁신>이 대체 무슨 일인지 해부해 봤습니다.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살펴봤습니다. 어떻게 해야 제대로 하는 건지 답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전미자동차노조 위원장과의 인터뷰도 눈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임금교섭 가이드라인의 문제점에 대한 진단도 해봤습니다. 현장에서는 별 소용에 닿지 않는 수치들이 협상을 가로막고 있는 현실을 드러냅니다. 발걸음 빨라진 산별 전환 움직임에 대한 단상도 함께 고민해 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