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시대와 직업
로봇시대와 직업
  • 참여와혁신
  • 승인 2012.07.0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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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산업,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 중
‘인공지능’으로 혁명적 변화 예상돼

박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애플이 지난 6월 열린 연례 개발자회의(WWDC 2012)에서 인공지능 기술 ‘시리(Siri)’의 한국어 지원을 발표했다. ‘시리(Siri)’는 음성인식을 통해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기술이다. 아이폰 사용자가 “인생이란 뭘까?”라고 물으면 “여러 증거를 종합해보면 초콜릿인 것 같아”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인공지능이 로봇과 합쳐질 경우 직업세계에는 가히 혁명적 변화가 예상된다. 사람의 생각을 읽고 대화하면서 일하는 로봇이 등장하는 셈이니 말이다.

기존의 로봇은 생산용 기계, 즉 제조업에 필요한 기계 차원에 머물렀다. 나사를 조이거나, 용접을 하거나, 사전에 입력된 대로 움직이는 기계에 불과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은 패턴을 인식하고 사람과 대화하면서 판단을 내릴 수 있으므로 적용영역이 무한대로 확장된다. 여기에 인간이 흔히 범하는 착각, 실수, 흥분, 감정이 개입될 여지가 없는 강점도 갖고 있다. 공장에서의 작업은 물론이요, 음식점 주문접수, 요리, 창구 표판매, 교습, 청소, 가사, 의료 등 적용분야는 실로 광범위하다.

한국의 로봇 산업은 일본, 독일, 미국에 이어 세계 4위다. 한국은 오는 2018년 세계 3대 로봇 강국으로 올라선다는 목표 아래, 로봇 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목표대로라면 우리나라의 세계 로봇시장 점유율도 현재의 9.2%에서 13.3%로 확대된다. 로봇과 관련된 유망직종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로봇공학기술자

로봇이라고 하면 흔히 ‘아톰’, ‘로보트 태권V’, ‘ 마징가 Z’, ‘기동전사 건담’ 등을 떠올린다. 이들은 모두 외모가 인간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휴머노이드(Humanoid)’에 속한다. 하지만 로봇의 형태는 실로 다양하다. 원반처럼 생긴 로봇청소기나 자동차 공장의 로봇 팔 같은 기계가 더 일반적이다. 로봇이라는 말은 체코어로 ‘일하다(robota)’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 오늘날 산업현장에서 로봇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서, 가정용, 산업용, 의료용, 우주용, 해저용 등으로 다양하다. 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여 방사능이 유출되었을 때 투입된 것도 로봇이었다.

로봇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몸체, 제어, 행동으로 구성된다. 전체적으로 보면 몸을 구성하는 하드웨어(기계, 기구설계, 재질)와 이동하고 행동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프로그래밍 등)가 결합된 결정체가 로봇이다. 따라서 하나의 로봇을 완성하는 데는 다양한 학문적 지식이 융합되어야 한다. 로봇이 인간처럼 움직이기 위해서는 모터와 회로기판이 필요하며, 여기에는 전기공학과 기계공학이 요구된다. 사물을 탐지하고 이동방향을 설정하기 위해서, 또는 인간처럼 지능을 통한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전자제어 기술과 센서기술, 영상처리기술, 그리고 인공지능 등이 적용된다. 또한 로봇의 형상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로봇의 소재나 금형의 기술, 그리고 로봇의 목적에 맞게 꾸밀 수 있는 디자인 기술이 필요하다.

이처럼 로봇의 구성요소를 연구개발하고 하나의 단일체로 조립, 제작하는 사람들이 로봇공학기술자이다. 용접로봇 등 생산현장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이나 자동화시스템 설비를 설치, 운용, 정비, 수리하는 사람들도 포괄적인 의미에서 로봇공학기술자에 속한다. 로봇공학기술자가 되려면 학부 때 전기, 전자, 기계, 전산 분야 등의 기초를 닦고 대학원에서 세부전공을 통해 응용력을 키우거나, 로봇학과로 바로 진학해서 로봇의 설계, 운영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배울 수도 있다. 로봇교육을 특성화하여 가르치는 로봇고등학교도 개설되어 있으며, 로봇을 직접 만들어보거나 로봇경진대회 등에 참가하여 경험을 쌓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참여와혁신 포토DB

인공지능연구원

1996년 세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는 ‘딥블루’라는 IBM 컴퓨터와 체스대결에서 패배했다. 당시 카스파로프는 전 세계 체스계를 휘어잡았던 인물이었던 만큼 충격도 컸다. 체스 컴퓨터는 강력한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단기적인 계산능력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전략을 짜는 능력까지 발전시켜 왔다. 이제 인간 체스왕이 컴퓨터를 이기는 것은 상상할 수조차 없게 되었다. 오늘날 체스 프로그램들은 더욱 발전해 심지어 체스챔피언조차도 그 결론 도출과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일까지 생기고 있다.

인공지능연구원은 바로 사무자동화를 이룩하고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을 증진시키는데 이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시스템을 연구 개발한다. 인공지능 시스템이란, 인간의 지식행동(언어 이해, 추론, 문제해결 등)을 대행하는 시스템이다. 컴퓨터가 계산뿐만 아니라 사고까지도 할 수 있게 된 것이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인공지능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초는 온갖 세상의 지식을 정돈된 형태로 규칙화하여 지식창고에 저장하는 것이다. 이용자로부터 문의가 있으면 인공지능 시스템은 그 뜻을 이해하여 지식창고로부터 해당하는 지식을 꺼내어 추론ㆍ판단함으로써 이용자에게 답한다.

인공지능연구원은 프로그래밍 언어에 관한 전문기술을 결합시키고 신경망, 전문가 시스템, 지식베이스시스템, 퍼지이론 등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다. 자연어처리, 패턴인식 등과 같은 시각정보처리, 음성정보처리에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연구한다. C, C++, 자바, 델파이, 파워빌더 등을 사용하여 시스템을 개발하고, 테스트를 통해 오류가 발견되면 수정작업과 보완 작업을 실시한다. 대학 및 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 소프트웨어, 자연언어처리, 신경망, 음성인식 및 문자인식 등을 공부하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