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대선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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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2.10.2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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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서울고법에 산재인정 촉구 탄원서 제출
민주당 앞 퍼포먼스 후 공동선대위원장 면담

▲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 민주통합당 당사 앞에서 삼성직업병 피해자 가족들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이 산재로 사망한 반도체 노동자를 기리는 방진복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로 활동해 온 반올림이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노동자들의 백혈병 등 직업성 암 문제에 대해 대선후보들의 입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반올림은 2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첫 행정소송사건(원고 황상기 등)에 대해서 산재인정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서울고등법원에 제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반올림은 “지난 25일 열린 반도체의 날 기념행사에는 정부 고위관료와 삼성, LG 등 반도체 기업주들이 모여 잔치를 벌이고 포상을 했다”면서 “하지만 이들은 생산현장에서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피땀 흘린 노동자들이 백혈병, 뇌종양, 피부암 등 각종 암과 희귀질환으로 목숨을 잃거나 장애를 얻고, 지금도 힘겹게 투병중인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반올림은 특히 “이 모 삼성전자 상임고문이 ‘자랑스러운 반도체인 특별공로상’을 수상했다”며 “가장 많은 사망자와 직업병 피해를 만들고도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기 급급해 온 삼성전자의 고위간부가 특별공로상을 받는 현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반올림은 “그간 수많은 화학물질을 다루면서도 안전보다 이윤을 먼저 생각하는 반도체 기업들의 축제에 가려 소외된 노동자들의 고통스런 현실을 고발하고자 10월 29일을 ‘반도체 노동자의 날’로 정한다”며 “화학물질과 방사선, 고된 노동으로 인해 병들고 죽어간 반도체 산재 피해 노동자들을 기리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이 같은 취지에 따라 반올림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고등법원에 산재인정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탄원서는 백혈병과 희귀질환 등으로 사망하거나 투병 중인 노동자들에 대한 산재인정을 촉구하는 국민들의 서명을 담고 있다.

앞서 투병 중인 노동자들과 유가족들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승인신청을 냈으나 모두 부결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고 황유미, 고 이숙영 씨에 대해 산재가 인정된 바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들 2명에 대해 항소했고, 1심에서 패소한 나머지 노동자들 및 유가족들 역시 항소해,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피해자 유가족과 반올림은 이날 기자회견과 탄원서 제출 이후 서울 영등포 민주통합당사 앞으로 자리를 옮겨, 반도체를 만들다 화학물질과 방사선 등에 노출돼 병들고 죽어간 노동자들을 형상화한 방진복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퍼포먼스 이후 이들은 문재인 대선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순옥 민주통합당 의원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날 면담에 앞서 반올림은 문재인 캠프에 공개질의서를 보내 ▲ 삼성 백혈병 문제에 대한 입장과 구체적인 해결 대책 ▲ 산재 입증 책임의 전환에 대한 입장 ▲ 삼성전자가 영업기밀이라며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사업장 내 화학물질 정보 공개에 대한 입장 ▲ 삼성에서의 노조설립 보장에 대한 입장 등을 요구한 바 있다.

또 다른 유력 대선후보인 안철수 후보는 지난 15일 서울 면목동 녹색병원에서 삼성전자 퇴사 후 뇌종양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한혜경 씨를 만난 자리에서, “기업도 생산성 향상에만 투자하기 보다는 이제는 노동자와 사람의 안전에 투자하는 것이 맞다”며 산재 입증 책임의 전환을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