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한약 복용이 가능할까요?
임신 중 한약 복용이 가능할까요?
  • 서영민 한의학 박사
  • 승인 2012.11.0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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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약보다 한약이 안전하다?
여러 효과 복합 약재, 전문가 처방 후 복용해야

한의학 박사
인천 우보한의원 원장
요즘 한의원에서 임신 중에 한약을 복용해도 되는지 물어보시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보통 임신 중에 일반적인 감기약에 사용되는 항생제나 피부질환에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성분의 약들은 임신 중에 절대 피해야 되는 약재에 해당됩니다. 그래서 그나마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한의원을 찾아 한약은 임신 중에 먹어도 되는지 여쭤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한약 임신 중 복용도 조심조심

한약이 과연 임신 중에 먹어도 안전한 약일까요? 정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입니다. 사실 한약이란 한 가지 한약재가 아니라 여러 가지 한약재가 혼합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약재 중에서 임신 중에 사용을 해도 안전한 한약재도 있지만, 임신 중에 사용하면 안 되는 약재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임신 중에 약 복용이 필요한 경우에는 증상에 효과적인 약을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성이 확보되어 있는 한약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특히 임신 3~8주까지는 아이의 장기가 형성되는 시기로 임신 중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약물을 투여했을 때 아이에게 이상을 일으킬 확률이 가장 많은 시기입니다.

일반적으로 양약의 경우도 임신 중 사용하지 말아야 할 약물을 FDA에서 5가지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A, B 등급의 경우 기본적인 연구에서 임산부에게 위험이 없는 약물로 필요에 따라서 임산부가 사용을 해도 괜찮은 약물에 해당되며, C, D에 해당하는 약물은 태아에게 위험은 있으나 꼭 필요한 경우라면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증상을 개선시킬 필요가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약, 마지막으로 X 등급의 경우 태아에 대한 위험이 확실해서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약물로 구별을 할 수 있습니다. 보통 X 등급에 해당되는 약물로는 일부 항생제나 스테로이드 약물, 항경련제 등이 있으며, 임신이 확인되면 바로 중단을 하고 적절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의학에도 임신 중에 사용하지 말아야 할 약재들에 대한 구별이 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독성이나 작용이 강한 약물, 어혈을 없애는 약이나, 설사를 유발시키는 작용이 있는 약재들은 임신 중 복용을 절대로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참여와혁신 포토DB

전문적인 처방 후 복용해야 안전

절대 복용하지 말아야 할 한약재로는 오두, 파두, 견우, 대극, 감수, 상륙, 원화, 삼릉, 아출, 건칠, 반무, 수질, 사향, 맹충, 조각, 수은, 마전자, 경분, 웅황 등이 있습니다.

임산부에게 되도록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용량만을 사용해야 하는 한약재로는 도인, 홍화, 대황, 지실, 부자, 건강, 육계, 반하, 익모초, 관중, 우슬, 동계자, 의이인, 대자석, 구맥, 괴각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한약처방의 경우 여러 가지 복합적인 약재가 들어가기 때문에, 정확한 지식이 없는 전문가가 아니라면 이런 임신 중 사용하지 말아야할 약재의 구분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요즘 한약재를 사용하여 만든 건강기능 식품이나, 한약방이나 시장 같은 곳에서 파는 처방이 명확하지 않은 한방식품이나 한약 같은 것들이 많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안정이 입증되었다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더라도, 그것은 일반 사람들에게 안전하다는 말일 뿐, 임산부에게는 도리어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위험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임신 중 어떤 질환의 치료를 위해서 한약 복용이 필요한 경우라면 꼭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한의원을 찾아 환자의 상태를 판단하고, 한약 복용 여부를 결정한 뒤에 안전하다고 인정되어 있는 한약재로 구성된 처방을 복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