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모 기자가 뽑은 노동뉴스 10
박석모 기자가 뽑은 노동뉴스 10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2.12.0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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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1] 2012 밥줄 이야기 ④

ⓒ 참여와혁신 포토DB
1. 인천공항 세관 비정규직 고용승계 (1.19)

한 해 마지막 날 계약해지 통지를 받아들어야 했던 인천공항 세관 비정규직이 18일에 걸친 투쟁 끝에 전원 일터로 돌아가게 됐다. 인천공항 세관에서 전자택을 부착하는 업무를 맡았던 노동자들은 2011년 12월 31일 사측인 KTGLS로부터 일방적으로 계약종료를 통보받았다. 이에 노동자들은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을 중심으로 1인 시위, 노숙농성, 7보1배 등 투쟁을 진행했고, 노동계는 물론 정치권과 시민단체, 국민들에게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의 실상을 알릴 수 있었다. 투쟁 끝에 새로운 사업자인 포스트원은 비정규직 전원의 고용을 승계하기로 결정했다.

2. 오늘도 걷는다! 뚜벅이 출발 (1.30)

한겨울의 추위에도 아랑곳 않는 뚜벅이들이 모였다. 1월 30일 서울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출발한 뚜벅이들은 투쟁사업장을 순회하며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희망 바이러스를 전파하며 2월 11일 평택 쌍용자동차 앞까지 걷고 또 걸었다. 희망뚜벅이의 장정은 막을 내렸지만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노동자의 장정은 이제 시작이다.

3. MBC 노동자 마이크 대신 파업 깃발 들다 (1.30)

MBC 노동자들이 정권의 언론장악 음모에 맞서 파업의 깃발을 올렸다. 지난 2010년 39일간의 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던 MBC 노동자들의 파업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6개월 가까운 시간 동안 지속됐다. 무한도전 몇 번 못 보는 게 뭐 그리 대수일까? 그런데도 신문지상엔 무한도전 못 본다는 이야기만 잔뜩 실릴 뿐이다.

4. 같은 사안에 판결은 정반대 (2.23)

2월 23일 대법원에서 콜트·콜텍 부당해고 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이 내려졌다. 콜트와 콜텍이라는 이름만 다를 뿐, 자본도 같고 부당해고 사안도 같고 심지어 싸워온 날들도 같은데, 판결은 정반대로 내려졌다. 콜트악기 노동자들은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받아들었지만, 콜텍 노동자들에게는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는 청천벽력이 떨어졌다. 이 판결로 미래의 경영상의 위험도 정리해고의 사유로 인정될 수 있다는 판례가 남게 됐다.

같은 날, 중앙노동위원회와 현대자동차가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는 원고 패소를 결정한 원심이 확정됨으로써 사내하청 노동자 최병승은 다시 한 번 대법원으로부터 현대자동차 정규직이라는 판결을 받았다.

5. 노동계 오판으로 끝난 4.11 총선 (4.11)

‘반MB’에 목숨 걸었던 노동계는 내심 총선에서 여소야대가 이뤄질 것을 기대하며 장밋빛 시나리오를 썼더랬다. 그러나 여당의 승리로 끝난 총선결과를 보며 노동계는 집단 ‘멘붕’에 빠졌다. 며칠 지나지 않아 더 큰 멘붕이 닥쳤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보라돌이를 자처하며 선거운동을 했던 통합진보당이 당내경선 과정의 부정의혹으로 온갖 추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통합진보당을 지지했던 노동계는 멘붕에서 끝내 빠져 나오지 못한 채, 결국 대선을 앞두고 뿔뿔이 흩어지는 신세가 됐다.

ⓒ 참여와혁신 포토DB
6. 최임위, 또다시 파행 (4.24)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에 국민노총 사무처장이 위촉되자 양대 노총은 고용노동부가 의도적으로 최임위를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최임위에 불참을 결정했다. 해마다 파행을 겪던 최임위지만, 그 구성에서부터 파행을 겪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결국 올해 최임위는 양대 노총 근로자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시급 4,860원을 2013년 최저임금으로 결정했다.

7. 금속노조 13만 총파업 (7.13)

올해 초부터 15만이 함께하는 투쟁을 공언해왔던 금속노조가 7월 13일 총파업에 들어갔다. 뚜껑을 열어보니 130여 개 사업장 13만여 명의 조합원이 주야 4시간 파업에 참여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심야노동 철폐 및 근무형태 변경, 비정규직 정규직화, 원·하청 불공정거래 근절, 노동기본권 쟁취를 외쳤다. 3차까지 이어진 총파업은 그러나 7월 말 이후 주요 사업장에서 임·단협이 속속 타결되면서 뚜렷한 성과를 남기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8. 만도, SJM 전격 직장폐쇄 (7.27)

휴가로 노동자들이 공장을 비운 사이, 만도에 전격적인 직장폐쇄가 단행됐다. 같은 날 새벽 안산 SJM에는 용역경비업체가 들이닥쳐 파업 농성 중인 노동자들에게 무차별 폭력을 휘둘렀다. 결국 만도지부는 손 한 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채 노조가 무력화되는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9. 국회 청문회 (9.20 / 9.24)

9월 20일 국회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청문회에서는 정리해고와 관련된 각종 의혹들이 제기됐다. 회계조작 의혹부터 경찰의 폭력 진압, 먹튀 의혹까지 온갖 의혹들이 제기됐으나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날 청문회를 계기로 쌍용자동차지부를 비롯한 노동계에서는 쌍용자동차에 대한 국정조사를 촉구하게 됐다.

9월 24일 열린 용역폭력 청문회에서는 용역경비업체 컨택터스의 SJM 노동자에 대한 폭력이 집중 추궁됐다. 다행히 이날 청문회장에서 SJM 노사는 노동자들의 현장복귀에 합의했다.

10. 송전탑으로, 굴다리로 (10.17 / 10.20)

8년을 외쳐도, 대법원 판결을 받아도 해결되지 않는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위해 대법원 판결의 당사자인 최병승이 송전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사흘 뒤, 1년 반을 끌어온 유성기업사태의 해결을 촉구하며 홍종인 유성기업아산지회장이 회사 앞 굴다리에 매달려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의 농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