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밥줄 이야기
2012, 밥줄 이야기
  • 봉재석 기자
  • 승인 2012.12.0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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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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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지고 휘어진 쇳덩이들처럼 몸도 마음도 무너져간다
옷도 자동차도 이 세상 모든 것 노동자가 만들었습니다
[특집1] 2012 밥줄 이야기 ① 사진으로 보는 노동의 추억

한해가 저뭅니다.
숱한 사건사고 현장에 사진 기자의 셔터는 쉴 새 없이 기관총을 쏘았습니다. 때론 렌즈에 눈물이 맺혔고, 때론 렌즈가 활짝 열리며 웃었습니다. 구구절절한 이야기 대신 사진으로 2012년 노동운동사를 씁니다.
밥을 찾아 일터로 갔던 이들이 밥줄을 놓지 않으려고 목숨을 걸었습니다. 다리 난간에 매달리고, 철탑에 오르고, 곡기를 끊고, 농성 천막은 늘어만 갑니다.
총선을 거치며 갈가리 찢겼던 노동계는 대선을 앞두고는 노동자의 밥줄 대신 자신의 밥줄을 찾아 줄서기에 바쁩니다.
대통령 후보들은 너나없이 경제민주화와 비정규직의 눈물을 이야기 하지만 노동자의 밥그릇은 허기진 숟가락 소리만 요란합니다.
한 해를 돌아보는 까닭은 어제 같지 않은 내일을 열기 위해서입니다. 2013년에는 환한 웃음 가득한 사진이 넘쳤으면 합니다.

- <참여와혁신> 취재팀

▲ 2012.01.13 쌍용차 희망텐트 불꽃놀이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불꽃놀이 _ 때 아닌 불꽃이 밤하늘을 환하게 밝힌다. 쌍용차 포위작전에 들어간 사람들은 인간 띠를 만들어 공장을 에워싸고 폭죽에 분노를 실어 날렸다. 그러나 그 분노는 아직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 2012.01.28 재능교육 투쟁 1500일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지부장의 눈물
_ 재능교육 투쟁 1500일을 맞던 날 유명자 재능교육지부장은 눈물을 흘렸다. 1500일을 맞고도 앞으로 언제 끝날 지 기약 없는 싸움에 지쳐있었을지도 모른다. 최근 학습지 교사를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있었다. 이제 그 싸움의 끝이 조금은 보이는 듯하다.
 

▲ 2012.01.30 희망발걸음 출정식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할아버지의 눈물 _ 매서운 추위에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인다. 그리곤 전국 각지의 장기투쟁사업장들을 한곳씩 찾아가겠단다. 그것도 걸어서 말이다. 희망을 담은 발걸음이란다. 그런데 왜 할아버지 눈엔 눈물이 맺혀있는 걸까.


▲ 2012.02.03 희망뚜벅이 5일차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눈싸움
_ 눈을 단단하게 뭉쳐 목표물을 향해 힘차게 던진다. 이것이 우리의 투쟁이야.


▲ 2012.02.14 엠비씨노조 김재철 사장 찾기 전단지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사람을 찾습니다
_ 사람을 찾습니다. 잠시 나타났다가도 금세 사라집니다. 얼마 전엔 어렵게 청문회 자리를 만들어 주인공으로 초대를 했지만 역시 나타나질 않았습니다. 역시 쉬운 사람이 아닙니다. 보시는 분들은 꼭 좀 붙잡아 두시기 바랍니다.


▲ 2012.02.23 콜트-콜텍 대법원 판결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마냥 웃지 못할 승리
_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이다. 한 사업장 안의 같은 사안인데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콜트는 인정하되 콜텍은 인정이 안 된단다. 오전엔 웃었다가 오후엔 다시 운다. 그리고 콜텍은 지금 2000일을 훌쩍 넘겼다.


▲ 2012.04.16 쌍용차 22번째 희생자 추모 문화예술인 기자회견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아~ 죽음
_ 22번째 죽음이다. 그리고 지금 23번째까지 이어졌다. 쪼개지고 휘어진 쇳덩이들마냥 우리의 몸도 마음도 무너져간다. 이젠 정말 여기서 멈춰야한다.
 

▲ 2012.05.01 민주노총 노동절 노동자대회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가다만 총파업 _ 가자 총파업으로!! 그런데 어디로? 뭔가 방향을 잘못 잡은 듯.


▲ 2012.07.18 유성기업노조 농성장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노동자의 십자가
_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이라고 적힌 거리 전도자의 십자가보다 심야 노동 철폐를 주장하는 노동자의 십자가가 더 십자가처럼 보이는 듯.


▲ 2012.07.19 콜텍지회 투쟁 2000일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회상
_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몇 번을 더 반복해야 할까. 지난 2000일을 회상한다.


▲ 2012.07.26 금융노조 총파업 진군대회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오늘은 결전의 날. 내일은?
_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머리도 깎고, 수많은 무리도 모이고 이제 시작이다. 두두두두두~ 드디어 D-day. 여느 때와 같이 아침 일찍 출근하고, 점심 먹고, 퇴근하는 평범한 일상의 시작.


▲ 2012.08.02 서희산업노조 협약식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달콤한 승리의 맛
_ 배스킨라빈스 제조업체인 BR코리아의 하청업체인 서희산업의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싸움에서 86일 만에 승리를 이끌어 냈다. 협약식이 있던 날 조합원들은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서로를 격려했다. 이로써 우리는 다시 제대로 된 31가지 맛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게 됐다.


▲ 2012.08.08 만도지부 탄압 금속노조 투쟁선포 결의대회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정문 폐쇄합니다
_ 직장폐쇄 당해 거리로 쫓겨난 노동자들이 한데 모여 부당함을 호소하는 자리의 정문도 폐쇄돼있다. 도대체 이들이 당당하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은 거리의 농성장밖에 없는가.


▲ 2012.09.03 고 이소선 어머니 1주기 추도식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어머니의 당부
_ 옷도 세상도 건물도 자동차도 이 세상 모든 것을 노동자가 만들었습니다 노동자가 세상의 주인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는 하나가 안되어서 천대받고 멸시받고 항상 뺏기고 살잖아요 이제부터는 하나가 되어 싸우세요 하나가 되세요 못할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간절한 부탁입니다 이루어주세요
 

▲ 2012.09.20 쌍용차 환노위 청문회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같은 자리에 선 쌍용차 _ 2년이 지나고 22명의 목숨이 사그라지고 나서야 겨우 같은 선상에 섰다.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후반전.


▲ 2012.09.24 용역폭력 환노위 청문회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어색한 사이
_ ‘맞다 아니다’, ‘했다 안했다’ 서로의 주장이 엇갈린다. 더 이상 안되겠나 싶었는지 유성기업 노사 대표를 따로 불러다 중재의 자리를 만들었다. 함께 들어가 같이 나왔지만 두 사람의 거리는 여전히 멀다.


▲ 2012.10.08 고용노동부 국정감사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피곤한 종두씨
_ 아침 일찍부터 국정감사장에 나선 종두씨. 지난 용역폭력 청문회 때 출석을 요구했지만 허리가 아파 참석하지 못한 종두씨. 그래서인지 더 피곤한 듯 보인다. 아님 이것도 컨설팅 매뉴얼 내용 중 하나인가. 


▲ 2012.10.10 김정우 쌍용차지부장 뒷모습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뒷모습
_ 터벅터벅터벅. 걸음이 무겁다. 등 뒤에 적힌 ‘공장으로 돌아가자’라고 적힌 문구는 닳을 대로 닳아 잘 보이지도 않는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 2012.10.24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쌍용차 분향소 방문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호떡집에 불났나?
_ 대한문 쌍용차 분향소 앞에 사람이 바글바글 거린다. ‘누구야’, ‘무슨 일이야’ ‘뭔데’ 지나가던 사람도 무슨 일인가 싶어 괜히 이리 기웃 저리 기웃. 비좁은 틈으로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살짝 보인다. 경찰이 분향소를 철거할 당시를 제외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적이 있나 싶다. 그리고 지금. 관광객들만 넘쳐난다.


▲ 2012.10.30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이상과 현실의 차이
_ 이날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총 직선제 유예안이 가결이 되면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임기를 세 달도 채 남겨놓지 않은 채 사퇴를 했다. 이번에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했다.


▲ 2012.10.31 양대노총 공공부문 총력 결의대회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좌용득 우석행(?)
_ 양대노총 공공부문 결의대회장을 찾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그의 양옆에는 마치 명당의 좌청룡 우백호마냥 전 양대노총 위원장들이 자리를 잡고 서있다. 하지만 과연 그 자리가 노동의 명당을 만들지는 두고 봐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