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진보세력에게 고하다
모든 진보세력에게 고하다
  • 이가람 기자
  • 승인 2013.01.0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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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진보의 꿈을 무덤까지 가져갈 셈인가
‘실사구시 학습, 대안사회 토론, 국민과 소통’
[책을 품다] 그대 무엇을 위해 억척같이 살고 있는가?

톺아보면 4월부터 8월까지 우리는 모두 미완의 길을 걸어왔다. ‘미완의 혁명’이란 말은 이미 4월 혁명 세대 자신이 쓴 개념이다. 5월항쟁도, 6월항쟁도, 7~8월 노동자대투쟁도, 8월 연세대항쟁도 모두 미완이었다. 이 땅에서 아직 진보정치 세력이 집권하지 못했기에, 아직 민족통일이 이뤄지지 못했기에 연면한 투쟁 또한 미완으로 남아 있다. 여기서 미완의 세대로 살아온 각각의 진보세대에게 머리말에서 던진 물음을 다시 건네고 싶다. 젊은 날의 그 정의롭고 깨끗한 꿈, 무덤까지 가져갈 셈인가를. 정녕 그렇지 않다면 간곡히 호소한다, 4월에서 8월까지 누구보다 억척스럽게 살아온 모든 진보가 뜻을 모으길.
<본문 가운데서>


내 마음을 흔든 책 속 이야기 

망원역 근처에서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는 박정훈 대표의 사무실을 찾았다. 박 대표는 수많은 책 더미 속에서 조그만 책 한 권을 찾아 보여준다. 하얀 바탕에 검정색 낡은 신발이 돋보이는 겉표지가 인상적이다. 노란 글씨의 ‘그대 무엇을 위해 억척같이 살고 있는가?’라는 책 제목이 마음을 묘하게 흔든다. 누군가의 낡은 신발이 그의 억척스런 인생을 대변해 주는 듯하다.

“이 책에서는 4~8월까지 역사적 사건을 겪어온 진보진영의 두 주류 NL과 PD의 문제를 꼬집습니다. 진보진영이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어떤 대안이나 태도를 취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무책임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자는 그 점을 용기 있게 지적했습니다. (표지의 구두를 가리키며) 진보진영이 열심히 민주주의, 노동을 위해 살았다고 볼 수 있지만 과연 그들이 무엇을 위해 억척같이 사는가? 이것은 개인적 소외로도 이어져 가슴 짠한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현 대선과정을 보더라도 진보의 목소리는 점차 사라져가고 있어요. 진보의 역사가 꾸준히 흘러왔지만 올해처럼 실종된 시기는 없었습니다. 그러니 과거부터 현재까지 여전히 진보진영에서 활동하는 사람, 과거 활동했지만 현재는 벗어난 사람들이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지요.”

이 책에선 학습, 토론, 소통의 중요성을 말한다. 여기엔 이상적이거나 모호한 비전보다는 ‘실사구시’의 성찰이 전제되어야 한다. 진보진영이 그동안 민중들의 이목을 사로잡지 못한 것과 그들 내부의 분열을 낳은 이유도 실사구시의 성찰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진보진영을 아우르는 대통합 정당을 창당해 진정한 민주주의가 실현되길 바라고 있다. 현존하는 모든 진보세대들과 함께.

『그대 무엇을 위해 억척같이 살고 있는가?』
- 2012년 8월 15일 철수와영희 펴냄

이 책은 정의롭고 깨끗한 꿈인 권력과 자본의 세상을 넘어 진정한 민주주의 통일을 갈망하며,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가 된 사람들과 가슴으로 나누고 싶은 진보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다. 저자는 진보의 역사를 살펴보고 진보의 위기를 진단하여, 4월에서 8월까지 누구보다 억척스럽게 살아온 모든 진보가 함께 뜻을 모아야 진보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더불어 진보진영의 위기를 극복할 큰 혁신의 원칙으로 ‘실사구시 학습, 대안사회 토론, 국민과의 소통’을 제안한다.

글쓴이 손석춘은?

언론인이다. 그는 언론인은 공정해야 한다는 기존의 통념에서 벗어난 시시비비가 확실한 언론인이다. 그래서 그는 편파적, 대안 없는 비판가라는 평을 듣기도 하고 수많은 공격을 받기도 한다. 반미, 친북을 우려하는 김수환 추기경의 발언을 비판했다가 향군회의 극렬한 항의를 받기도 했었고, 노무현 정권에 대한 비판 칼럼도 서슴지 않아 언론의 전 방위적 공격을 받기도 했다. 지금은 대학에서 연구하고 강의하며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