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그리고 행복의 기준
중산층, 그리고 행복의 기준
  • 참여와혁신
  • 승인 2013.02.0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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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중산층인가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중산층을 산정합니다. 중위소득은 전체 국민을 소득 순으로 줄을 세웠을 때 맨 가운데에 있는 사람의 소득을 말합니다. 가구의 한 달 소득이 중위소득의 50~150% 범위에 있으면 중산층이라고 부릅니다. 2011년 한국의 중위소득은 350만원으로 한 달에 175만~525만원을 벌면 중산층입니다.

한국에 중산층은 얼마나 될까요? 2011년 2인 이상 도시근로자 가구 기준으로 67.7%라고 합니다. 1990년 75.4%였는데 꾸준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자는 ‘국민행복시대’를 외쳤습니다. 중산층 복원 정책을 국정운영의 제1과제로 삼아 중산층 70%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중산층이 되면 행복할까요? 대한민국 행복지수 순위는 세계 97위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설문에 따르면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느끼는 사람은 46.4%에 불과합니다. 자신을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절반(50.1%)이 넘습니다. 소득 수준은 중산층이 분명한데 몸으로는 가난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는 겁니다.
나라마다 중산층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의식도 다양합니다. 한국 직장인들은 중산층 기준을 ‘부채 없는 아파트 30평 이상, 월 소득 500만 원 이상, 2,000CC 이상 중형차, 예금 잔고 1억 원 이상, 해외여행 1년에 1번 이상’이라고 말합니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말하는 중산층 기준은 ‘페어플레이 할 것,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질 것, 독선적으로 행동하지 말 것, 약자를 돕고 강자에 대응할 것, 불의, 불평, 불법에 의연히 대처할 것’입니다. 미국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중산층 수준은 ‘자신의 주장에 떳떳하고, 사회적인 약자를 도와야 하며, 부정과 불법에 저항, 테이블 위에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비평지가 놓여 있을 것’입니다.

소득을 중심에 두면, 중산층의 기준은 해가 갈수록 자신의 삶과 멀어질 수 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달러가 되어도, 중산층이 80%가 되어도 자신의 삶은 늘 가난에 허덕일 수입니다. 대학 등록금 문제, 노령 연금 문제, 보육 문제, 의료비 문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숱한 과제들이 눈앞에 가득합니다.

선거 때는 떵떵 외친 약속이 당선이 된 뒤에는 차츰 수그러들고 있습니다. 재정 문제를 이유로 ‘꼼수’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밑돌 빼서 윗돌을 괴는 정책,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정책들이 언론을 통해 비춰지고 있습니다. 공약은 했지만 현실 여건 때문에 지키지 못하는 일도 있을 수 있습니다. 시민들도 나라 곳간을 다 팔아서라도 약속을 지키라고 하지는 않을 겁니다. 문제는 통치권자가 무엇을 바라보고 있고,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 입니다. 손톱 끝에 박힌 가시는 귀찮은 존재고, 얼른 뽑아서 쓰레기통에 버려야 합니다. 하지만 시민들의 아픔을 손끝 가시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가슴으로 품고 어우러져야 할 공동체의 눈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복지가 공동체의 목적이 아니라 권력자의 시혜로 여길 때는 숱한 돈을 쏟아 부어도 결코 ‘국민행복시대’는 열리지 않을 겁니다. 시민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권리를 위해 나는 사회적 책임을 하고 있는가, 내 삶의 행복이 공동체의 발전과 함께 하고 있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중산층의 기준과 행복의 척도는 소득 이전에 그 사회 구성원의 공동체 의식과 사회적 책임에 있는 건 아닐까요?
 
홍대 언저리에서 <참여와혁신>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