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천정’ 여전히 두텁다
‘유리 천정’ 여전히 두텁다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3.05.0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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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유명무실…개선 시급
여성 노동자가 대부분인 기업에서도 여성 관리자는 0명

‘유리 천정’은 여전히 두터웠다. 민간기업 뿐만 아니라 공공부문에서도 여성 관리자의 비율은 낮았다.

한정애 민주통합당 의원은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2012년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기준 미달사업장 현황’ 자료를 통해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여성 관리자(임원) 채용 비율이 매우 낮아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적극적 고용개선조치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여성 노동자 및 관리자 채용 비율이 동종 업종에 비해 낮은 사업장에 대해 개선 대책을 마련하게끔 하는 제도이다. 개선 이행 정도를 평가해 실적이 우수한 사업장의 경우 정부가 인센티브를 지원하게 된다.

문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한정애 의원은 “공공부문, 대기업에서부터 여성 관리자 비율을 늘리기 위한 적극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재벌 대기업 중에서 삼성 계열의 경우 전체 직원 7,534명 중 2,375명이 여성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주), 전체 직원 825명 중 251명이 여성인 삼성물산(주)-상사, 전체 직원 989명 중 214명이 여성인 삼성테크윈(주)-1공장 등에서 여성 관리자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 계열 역시 전체 직원 550명 중 191명이 여성인 (주)호텔현대, 전체 직원 740명 중 128명이 여성인 현대해상자동차손해사정(주) 등에서 여성 관리자가 한 명도 없었다.

SK네트웍스서비스(전체 직원 821명 중 여성 직원 110명), (주)엘지상사(전체 직원 709명 중 여성 직원 171명), (주)롯데햄(전체 직원 730명 중 여성 직원 201명), (주)포스코건설(전체 직원 5,726명 중 여성 직원 578명) 등의 기업에서도 여성 관리자는 전무하다.

상대적으로 여성 고용률이 높은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에서도 여성 관리자 비율은 현저히 떨어진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6,495명의 전체 직원 중 1,116명이 여성 직원이지만 여성 관리자는 7명(전체 관리자 711명 대비 0.98%)에 불과하다. 한국마사회는 8,676명 중 5,632명이 여성 직원인데, 전체 관리자 149명 중 여성 관리자는 3명(2.01%)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0%, 신용보증기금은 0.65%(전체 관리자 617명 중 여성 관리자 4명), 한국산업은행은 4.03%(전체 관리자 472명 중 여성 관리자 19명), 한국외환은행은 5.50%(전체 관리자 636명 중 여성 관리자 35명) 등이다.

한정애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동종 업종 평균의 60%에 못 미쳐 적극적 고용개선조치를 취하고 있는 863개의 기업 중 366곳이 여성 관리자를 한 명도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고용비율이 높은 스타벅스커피코리아(전체 직원 3,502명 중 여성 직원 2,744명, 78.36%), (주)하림(전체 직원 1,888명 중 여성 직원 994명, 52.65%), 예술의전당(전제 직원 132명 중 여성 직원 47명, 35.61%), 대한체육회(전제 직원 174명 중 여성 직원 53명, 30.46%) 등에도 여성 관리자는 한 명도 없다.

한정애 의원은 또한 “새 정부 초기 공직 내 여성 관리자 임용비율을 30%대까지 늘리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국정과제에서 나온 결과는 2017년까지 15%대로 절반으로 줄여서 실망감을 더해주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