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쉴 때 유해 화학물질도 들이마신다
숨 쉴 때 유해 화학물질도 들이마신다
  • 참여와혁신
  • 승인 2013.06.04 10:35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출 조건 따라 미치는 영향 달라져
작업강도 높을수록 흡수되는 유해물질 증가
[안전한 일터] 화학물질 노출

팀장
산업안전보건연구원 독성연구팀
우리들이 호흡하고 있는 공기 중에는 화학물질을 포함하여 여러 성분들이 혼합되어 있다. 특히 비산되거나 휘발성이 강한 유해성 화학물질을 취급하고 있는 작업장에서라면 호흡하는 공기의 유해성으로 인해 인체의 건강은 더욱 영향을 받을 것이다.

화학물질의 노출경로

작업현장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에는 가스나 유기용제류, 산 및 알칼리, 금속류, 연소생성물, 각종 분진 등 수많은 무·유기화합물들이 혼합되어 있다. 이러한 물질들을 제조 또는 사용하는 작업환경이라면, 근로자들은 호흡이나 피부접촉을 통해 이들 물질들에 노출되고 체내에 흡수됨으로써 건강장해의 영향을 받게 된다.
건강장해의 강도는 물질 자체의 유해성 정도와 노출농도, 노출시간, 노출조건, 노출량과 감수성, 건강상태, 작업환경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 이러한 유해성 평가를 위해서는 기존에 알려진 자료를 이용하거나 독성 미확인 물질에 대해 실험동물을 이용해서 독성을 규명한 후, 사람에 대한 유해성을 예측하게 된다.
유해성의 예측을 위해서는 실제 근로자의 작업환경 및 화학물질 노출조건과 가장 유사한 방법을 이용해 평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의약품이나 식품은 먹거나 마시거나 주사로 체내에 흡수된다. 따라서 독성 실험을 할 때 경구투여나 복강투여를 통해 평가한다. 하지만 화학물질을 제조, 취급하는 근로자들의 경우 작업환경에서 호흡기나 피부 흡수를 통해 간접적으로 화학물질이 체내에 흡수되므로 흡입노출이나 피부흡수를 통해 유해성을 평가해야 할 것이다.

▲ 화학물질의 노출 및 체내 흡입경로

유해성평가와 흡입독성시험

시험의 목적에 따라 시험대상물질을 흰쥐나 생쥐, 토끼 등 실험동물에게 전신노출 시키거나 피부접촉에 의해 유해성을 시험하는 방법은 이러한 화학물질의 독성평가 방법 중의 하나다. 이를 통해 흡입독성, 피부독성, 피부자극, 안자극성 시험 등을 할 수 있다. 특히 화학물질의 흡입노출에 의한 건강장해 영향이 산업현장의 근로자들에게 가장 많이 일어나고 있어, 산업독성분야에는 흡입독성과 피부독성시험을 통해 유해성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이들 중 흡입독성시험의 목적은 크게 나누어 호흡에 의한 생체내의 생리학적 영향평가, 흡입물질의 생체 내 거동확인, 흡입물질의 독성과 약리작용 평가 등으로 분류된다. 산업현장의 근로자 건강장해 예방 및 유해성 규명 등 산업독성분야에서의 활용목적은 크게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흡입독성시험의 목적
1) 실험동물을 이용해 화학물질의 호흡에 의한 유해성 평가
2) 노출 시 영향을 미치는 주요 표적장기, 무영향농도(NOEL) 확인
3) 호흡기 또는 피부, 신체국부적 유해성 검토
4)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작업환경 노출기준(TLV)설정의 기초 자료
5) 치사농도(LC50), 호흡기 및 각종 질병의 실험적 재현
6) 화학물질의 악성종양 등 발암성 예측 연구
7) 흡입물질의 생체 내 거동연구
8) 독성예측 및 생체질병 모델연구

유해성에 미치는 주요인자

산업현장에서 화학물질의 취급에 따른 흡입이나 피부접촉을 통한 건강장해 영향은 동일한 화학물질을 취급하더라도 작업한경이나 작업방법에 따라, 또는 사람에 따라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인체에 미치는 화학물질의 유해 작용의 대표적 주요 인자는 다음과 같다.

가. 작업환경 농도

작업환경의 화학물질의 농도가 높을수록 인체 내 흡수량이 많아지며 노출시간이 길수록 유해성이 크다. 농도와 유해도와의 사이에 단순한 비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농도 상승률보다 유해도의 증가율이 훨씬 크고, 또 두 가지 이상의 유해물질이 섞여 있을 경우 그 유해도는 각 유해물질의 유해도가 상가적(additive) 또는 상승적(synergistic)으로 나타난다. 또한 축적작용이 있는 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비록 그 농도가 낮을지라도 만성중독을 일으킬 수도 있다. 반대로 어떤 물질은 낮은 농도에서는 아무리 오랫동안 반복해 노출돼도 장해를 일으키지 않으나 높은 농도에 노출되면 급성중독을 일으키기도 한다. 즉, 화학물질의 유해성은 그 물질 자체의 성질, 형태, 순도에 따라 다르다. 형태에 있어서도 금속산화물의 경우에는 입자 크기가 작을수록, 고체보다는 증기형태의 경우가 유해성이 크다. 유기물의 경우에는 체액 또는 지방용해성이 큰 것일수록 유해성이 크다.

나. 노출시간 및 노출회수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수록 인체에 대한 영향이 크다. 같은 농도에 같은 시간 동안 노출되는 경우, 총 흡수량은 같을지라도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 노출되는 것보다 단속적으로 노출되는 경우 신체에 대한 유해도는 훨씬 낮아진다. Haber의 법칙에서는 이를 ‘유해물질의 농도(C)와 노출시간(t)의 적(積)은 일정(K)하다’는 등식으로 표현한다.

K(유해지수) = C(농도) × t(노출시간)

단, 이는 유해물질에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노출되어 중독을 일으키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비례적인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다. 작업강도

일반적으로 육체적 작업강도가 심할수록 체내에서의 산소 요구량이 많아져 호흡량이 현저하게 증가하게 된다. 호흡기 계통을 통해 유해물질이 인체에 흡수되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작업강도가 심한 작업을 할 때의 호흡량은 안정 시의 10배 이상에 이르므로 그만큼 유해물질이 체내에 많이 흡수된다. 더욱이 작업강도가 커져서 땀이 나면 수용성 유해물질은 피부로부터도 흡수되기 쉬워져 유해성의 영향이 증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라. 기상조건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작업현장에서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양은 고온, 다습, 무풍, 기상역전 등 기상조건의 영향을 받게 된다. 낮에 지표면이 가열되면 상승기류가 생기고 저녁에 해가지면 이러한 현상이 거꾸로 진행돼 상승기류는 없어진다. 따라서 유해물질은 지표면을 덮게 되고 때로는 스모그를 형성해 유해 작용의 영향을 높일 수 있다.

마. 개인의 감수성

유해물질에 대한 감수성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인종, 연령, 성별, 성숙도, 영양상태, 생활습관, 질병의 유무, 면역상태, 선천적 체질 등이 개인의 감수성에 관여한다. 이러한 요인들은 서로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유전적 요인은 다른 요인을 지배하고 또 영양상태는 면역상태를 좌우한다. 감수성이 높은 연소자와 부녀자, 그리고 알레르기성 체질자, 호흡기 질환자, 간질환자들은 유해물질에 대한 내성이 약해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