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수요일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수요일
  • 김현정 기자
  • 승인 2013.09.0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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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이 주관한 1090차 수요시위
학생·시민·노동조합이 함께 하는 위안부 문제 해결

▲ 4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의 1090번째 수요시위가 한국노총 주관으로 열렸다. ⓒ 한국노총
4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의 1090번째 수요시위가 열렸다. 참여자들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 정부가 책임 있는 행동에 나설 것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이 주관하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가 주최한 이번 수요시위에는 김옥분, 길영옥 할머니를 비롯해 250명가량의 인원이 참가했다. 특히 한국노총 산하 조직은 물론이고 고등학교 역사 동아리, 인터넷 커뮤니티 등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설인숙 한국노총 여성담당 부위원장은 “1090차의 집회를 매주 수요일마다 개최했다는 것에 만감이 교차한다”는 말로 인사말을 시작했다. 이어 “십벌지목(十伐之木)의 정신으로 일본 정부에 전향적인 반성을 촉구해 왔으나, 망언제조기 아베와 그의 정권은 심각한 역사왜곡과 망동으로 우리가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설 부위원장은 또 “외교 마찰 등의 이유로 일본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고, 위안부 문제해결에 미온적으로 대처한”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각성을 촉구했다. 설 부위원장은 “한국 정부의 무관심 역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된다”며 빠른 시일 내에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 역시 우리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며 “국사 교과서마저 위안부 문제를 기록하지 않거나 왜곡해서 기록하는 현 상황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발언과 문화행사 등을 거쳐 한 시간가량 진행된 시위는 성명서 낭독과 참가자 전체의 구호로 마무리됐다. 김순희 한국노총 여성본부 본부장은 일본 정부의 행태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낭독하고,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의 사과와 법적 배상을 강력히 요구했다.

올해 들어 한국노총이 수요시위를 주관한 것은 처음이지만, 개별 회원조합들을 중심으로 집회에 연대하는 것은 자주 있었다. 지난해 한국노총은 후원금을 모금해 정대협에 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