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님, 우리도 인간대접 받을 수 있게 도와주소서”
“조상님, 우리도 인간대접 받을 수 있게 도와주소서”
  • 김현정 기자
  • 승인 2013.09.1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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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차례지내기 퍼포먼스
서비스연맹, 유통업체의 공휴일 휴무와 주 1회 휴점제 주장

▲ 추석을 사흘 앞둔 16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열린 백화점·대형마트 등 대형유통매장 노동자들의 명절 휴무를 촉구하는 차례지내기 퍼포먼스에서 참가자들이 차례상 앞에 절하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16일 오전 10시, 서울특별시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조상님께 차례지내기’ 행사가 열렸다.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서비스연맹)은 추석연휴에 제대로 쉴 수 없는 유통서비스노동자들이 마음 편히 고향에 다녀올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이번 퍼포먼스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대다수의 백화점 정규직 노동자들은 3일간의 추석연휴를 제대로 사용하는 반면, 백화점 근무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협력업체 소속 직원들은 1~2일의 휴무만 사용하게 된다. 특히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 등 일부 점포는 추석 당일 하루만 휴점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언제쯤 백화점 앞에서 차례 지내기를 멈출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재벌 유통기업들은 이윤창출만을 생각하지 말고 고향에도 갈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휴식권을 보장하라”고 말했다.

김기완 홈플러스노동조합 위원장은 “대형마트에 근무하는 50만 명 이상의 노동자들은 단 하루의 휴무도 없이 추석 연휴에도 일해야 한다”며 척박한 노동환경을 지적했다. 이어 “마트에 출근한 이후 단 하루도 고향에 가본 적이 없다는 여성 노동자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느냐’고 절규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며 유통노동자들에게 공휴일만이라도 휴식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제주가 된 강규혁 위원장은 “유통매장 노동자들이 인간대접 받으면서 일하고, 주1회 휴점제 실시로 저녁에는 가족들과 함께하고 명절에는 고향집에 다녀올 수 있도록” 기원하는 축문을 읽고 절을 올렸다.

참가자들 역시 유통서비스노동자 조상님께 다 같이 절을 올리고 축문을 소지하는 것으로 행사는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