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체 집단교섭 하는 그날을 위해
서울 전체 집단교섭 하는 그날을 위해
  • 이가람 기자
  • 승인 2013.12.0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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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중심으로 조직화해야
간접고용, 부문 아우르는 공동투쟁 필요
[인터뷰2] 구권서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장 당선자

현재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부지부장을 맡고 있는 구권서 5기 서경지부장의 임기는 2014년부터다. 지난 10월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진행된 선거에 단일후보로 출마해 91.93%의 찬성률로 지부장(사무처장 당선자 김재우)에 당선됐다. 구권서 당선자는 조직 강화를 통한 조직 확대, 지역지부 조직 강화, 연대사업 체계화를 내걸고 서경지부의 새 희망이 되겠다고 공약했다. 2년간의 지부장 임기가 시작되기 전 구권서 당선자를 만나 그가 그리는 서경지부 운영계획을 들었다.

ⓒ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현재 부지부장에서 새해부터는 지부장이 된다. 지부장에 출마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기존 산별노조운동이 기업별노조에 많이 벗어나 있지 못하다. 실천적으로 투쟁을 해나갈 수 있는 것이 지역지부라고 생각 한다. 서경지부는 2007년부터 제조업을 제외한 공공부문,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간접고용노동자 투쟁을 해왔다. 서울지역은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으로 중앙이라는 의미가 있다. 서울에서 돌파구를 열지 못하면 지방도 어렵다. 실제 서경지부에서 맺은 단협이 지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경지부는 4년째 대학을 중심으로 집단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시급 5,700원까지 올려서 올해 법정 최저시급인 4,860원에서 꽤 벗어나 있다. 이젠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대목까지 왔다.

아직은 불가능해 보이지만 서울지역 전체로 집단교섭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 문제의 핵심은 간접고용이다. 간접고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선을 크게 만들어서 싸워야 한다. 무모해보이고 전례가 없지만, 우선 서울 중구지역을 타깃으로 정해서 전략적으로 해결해 나가면서 지부장 임기를 시작할 생각이다.”

임기 동안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기본적인 조직적 토대는 만들어졌다고 본다. 그 토대에서 중장기 계획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세우기 위해 조직의 발전전망을 세워가는 단계다. 사실 서경지부의 조직화가 주로 대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지만 빌딩도 있고, 충무아트홀 같은 문화예술업도 있다. 또한 보육, 국가인권위원회 등 여러 단위들이 속해 있다. 이런 단위들을 잘 활용하면 서울지역으로 넓혀갈 수 있다고 본다. 업종은 다르지만 한정된 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일단 조직 배가사업을 하려고 한다. 조직이 성장하려면 현재 2,400여 명의 조합원 규모를 앞으로 5,000명 이상으로 확장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지역 전체 미조직 노동자들이 기업 단위가 아닌 지역을 중심으로 뭉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진보적인 활동가들과 함께 정책토론도 하고 교육도 받으면서 서경지부가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가려고 한다.

분회에서 지역지회로 한 단계 도약하려고 한다. 이렇게 해야 5,000명 규모의 조직을 담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정확한 사업계획을 낸 건 아니지만 서울지역을 약 5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지회로 조직을 재편할 할 생각이다.”

서경지부가 청소노동자 투쟁에 앞장서 왔는데 그동안의 성과는?

“과거에는 청소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면 용역계약을 해지해 버렸다. 성신여대나 홍익대 투쟁이 그랬다. 하지만 이제는 최소한 대학만큼은 바로 내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이게 하나의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연세대의 경우 5년 동안 용역회사가 5번 바뀌었지만 100% 단협과 노조가 승계됐다. 이제 걱정 없이 노조를 만들게 됐다.

사회적으로도 원청과 하청의 모순이 많이 폭로되지 않았나 싶다. 제도적으로 사회적 요구를 담아내는 수준까지 발전시키진 못했지만 문제가 있다고 알리게 된 것이 성과인 동시에 한계인 것 같다. 대학은 그나마 낫다. 일반빌딩이 훨씬 열악하다. 시급만 하더라도 여전히 4,860원 최저임금이다. 빌딩사업장 투쟁 땐 투입된 공권력에 끌려간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제조업에서도 원청의 사용자성 문제가 논란이듯이 비제조업인 공공과 민간서비스에서도 그 문제가 맞닿아 있기 때문에 공동투쟁으로 확장시켜나가야 한다.”

현재 조합원들도 조직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체감하나?

“조합원들이 기본적으로 노조의 필요성과 간접고용의 모순은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사회적 관점이라기보다는 자기 존재의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것은 조직 강화와 연결된 거다. 내 현장도 바꿔야 하겠지만 이 사회를 개혁하는 데에는 서경지부가 중심이 돼야 한다. 핵심간부를 양성하기 위해서 매년 간부학교 등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욱 체계화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다.”

향후 노조 운영 계획은?

“앞서 말한 계획들이 있지만 사실은 위기를 겪고 있다. 복수노조 문제가 상당하다. 현장에선 어용노조라고 하는데 우리 조합원들이 이럴 때일수록 자신감을 갖게 하려고 한다. 핵심간부 양성과 조합원 의식교육을 통해서 민주노조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복수노조 문제를 우리가 견인해 나가는 대상으로 삼아야지 그들과 똑같은 행태를 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