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승무원, 열악한 처우 여전
KTX 승무원, 열악한 처우 여전
  • 박현성 기자
  • 승인 2014.02.05 17:52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짓 웃음 강요하는 서비스 삼진아웃제
자회사 정규직 전환…처우 오히려 열악해져

▲ 은수미 민주당 의원 등은 5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KTX 승무원들의 열악한 처지를 고발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 박현성 기자 hspark@laborplus.co.kr
2월 5일 오후 2시, 이미경, 박수현, 은수미, 진선미 의원이 철도노조 코레일관광개발지부와 함께 국회 의원회관 204호에서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KTX 승무원들의 열악한 현실을 통해 철도산업의 외주화와 비정규직화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김영준 전국철도노동조합 미조직비정규국장은 “2006년 기간제 비정규직이던 KTX 승무원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해결된다고 했지만 8년이 지난 지금 자회사 정규직이 된 KTX 승무원의 노동조건은 비정규직 때보다 열악해졌다”고 주장했다.

코레일관광개발의 승무원의 월 기준 근무시간은 174시간으로 165시간의 철도공사 승무원에 비해 높지만 임금 인상률은 매년 거의 동결 수준으로 처우가 매우 열악하다고 밝혔다.

또한, 김영준 전국철도노동조합 미조직비정규국장은 “코레일관광개발은 2013년부터 승무원에게 ‘서비스 삼진아웃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모니터링을 통한 평가”라며 “그런데 모니터링 평가가 1년 내내 새벽, 밤을 가리지 않고 진행돼 승무원들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평가 대상에 대한 원칙이 없어서 노조활동 등 사측의 이익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는 승무원들을 찍어 내는 데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승무원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이정민 승무원은 “매주 화요일 두발, 손톱, 구두, 귀걸이 검사 등과 시기마다 중간, 기말고사를 봤다”며 “담임 역할의 팀장과 교장 역할의 지사장이 있어서 그들에게 잘 보여야 하는 것도 엄청난 스트레스였다”고 털어놨다.

이혜민 승무원은 “최근 한 승무원에게 불친절하다는 민원이 들어와 경고처리를 받았는데 사실은 손님이 승무원에게 명함을 주며 치근대서 거절한 것에 대한 보복성 민원이었다”며 “회사는 일방적으로 고객의견만 듣는다”고 비판했다.

이윤선 승무원은 “고객이 ‘도우미가 없냐’는 등의 성적 농담을 할 때는 난감했다”며 “이런 스트레스 때문에 건강점검차 병원을 갔더니 갑상선 암 판정을 받았지만, 회사는 업무가 갑상선과 상관없다는 이유로 산재처리를 해주지 않았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은수미 민주당 의원은 “승무원을 자회사에 위탁할 예정인 수서발 KTX 자회사 승무원의 처지 역시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승무원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각종 토론회 등을 통해 암울한 간접고용 감정노동자인 코레일관광개발 승무원들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