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역주행 경영’ 규탄한다
황창규 KT 회장 ‘역주행 경영’ 규탄한다
  • 박상재 기자
  • 승인 2014.05.0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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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좋아 ‘명예’퇴직, 사실상 ‘불명예’퇴직”
‘CFT’ 부서 편성, 사실상 퇴출 강요

ⓒ 박상재 기자 sjpark@laborplus.co.kr
취임 3개월 만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황창규 KT 회장을 규탄하기 위해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5월 8일 오전 11시 30분부터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KT가) IMF 이후 최대 구조조정을 맞이했다”면서 “버릇처럼 ‘위기’란 명분으로 수천명을 해고하고, 경영혁신을 주장하며 노동자를 무시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말이 좋아 명예퇴직이지, 실제 당사자에겐 ‘불명예’이자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명예퇴직 진행 과정 중 발생하는 비인권적 탄압들도 지적됐다. 회사 전 직원의 2/3를 대상으로 진행한 면담 중 명예퇴직을 거부한 사람들에게 비연고지로 발령 낼 것이라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이해관 KT새노조 대변인은 “남편이 암환자라서 비연고지로 전출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될 여성 직원은 이러한 협박 때문에 결국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해관 대변인은 또 명예퇴직을 거부한 직원들을 ‘CFT’라는 별도 조직으로 편성해 특별 관리하고, 이 부서가 영업부터 네트워크 직영공사까지 사실상 KT의 모든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며 퇴출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는 KT 정규직으로 일을 하다가 비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례도 소개됐다. 전남지방본부 시설관리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는 한 직원은 최근 명예퇴직을 권고 받아 회사를 떠났지만, 다시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아 비정규직으로 고용됐다고 밝혔다.전기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자격증을 소지하고 일의 숙련도도 높아야 하지만, 쉽게 인력을 구할 수 없자 명예퇴직 한 직원들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해 같은 일을 시킨다는 것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이와 같은 상황이 ‘좋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기업의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을 정면으로 부인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KT가 계속해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다면, 다음 주 중으로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함께 황창규 회장 집무실로 찾아가 강력히 항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이 외에도 ▲ KT, ‘알뜰폰’시장 진출 ▲ 공익 제보자·해고자 복직 지연 ▲ 개인정보 유출 등 계속되는 소비자 기만 등이 지적됐다.

이경호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KT 구조조정 외에도 보험회사들의 구조조정이나 여러 인권 유린 상황들이 연이어 발생하는 만큼, 기자들을 통해 잘못된 문제들을 널리 알리고 더 이상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