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해본 사람들은 몰라요!
안 해본 사람들은 몰라요!
  • 홍민아 기자
  • 승인 2014.08.12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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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사람들까지 속 시원하게 만드는
여름이 아니면 즐길 수 없는 수상레저
[일.탈_ 나만의 힐링을 공개한다] (7) 수상레저

서울시민이라면 한번쯤은 한강시민공원에서 치맥의 즐거움을 맛 봤을 것이다. 한강에 돗자리를 깔고, 텐트를 치고 누워있으면 솔솔 부는 강바람에 생각보다는 시원한 주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강에 풍덩, 몸을 던져보는 건 어떨까? 물살을 가르며 달리는 사람들, 시원한 여름나기에는 뭔가 중독이 있다.

ⓒ 이현석 객원기자 175studio@gmail.com

타는 재미가 쏠쏠한 수상스키의 세계

양화대교와 성산대교 사이에 위치한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의 여름은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망원지구 주차장 근처에 위치해 있는 선착장은 멀리 가지 않고 시원한 여름, 스릴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장소이다. 이곳에서는 수상스키와 웨이크보드부터 시작해서 제트스키, 윈드서핑, 바나나보트, 땅콩보트, 플라이피쉬 등의 다양한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있다.

화장품 업종에서 뷰티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김자은 씨는 특히 여름에 한강을 자주 찾는다. 결혼하기 전부터 수상레저를 취미생활로 하고 있었는데, 시작하게 된 계기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고 나서 부터였다. 결혼 전부터 남편의 취미가 수상스키와 웨이크보드였는데 항상 대기실에 앉아서 남편이 수상스키를 다 타고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는 게 일이었다. 한두번도 아니고 더운 여름 슬슬 짜증이 생기던 차에 ‘아, 그냥 나도 타 버릴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두 발에 스키를 신고 모터보트와 연결된 로프를 잡고 타는 투스키나 하나의 보드 판에 양발을 고정시켜서 로프를 잡고 타는 웨이크 보드로 수상레저에 입문한다. 특히 처음에는 물 속에서의 균형감각을 익히기 위해 물에서 봉을 잡고 일어나는 연습을 해야 실전에 들어가서 물살을 가르면 일어설 수 있는 감을 잡을 수 있다고 한다. 투스키가 좀 익숙해지면 한발로 타는 원스키 단계로 넘어간다. 원스키 단계로 넘어가면 손잡이를 잡는 방향, 물살의 세기에 받는 영향 등이 달라지기 때문에 투스키로 충분한 경험을 쌓은 후에 도전해야 한다. 물론 개개인의 운동신경에 따라서 배우는 속도는 천차만별이다.

“저도 처음에는 투스키를 탔는데 안 떴어요. 일어서질 못한 거죠. 저는 4번만에 처음으로 일어섰어요. 웨이크 보드를 타면서 감각을 익히고, 투스키 타기에 성공했죠. 지금은 원스키를 타고 있어요. 이것저것 다 해 봤는데 저는 원스키가 제일 재밌어요. 원스키를 여자가 타면 자세도 이뻐요. 웨이크보드는 점프나 회전 등의 기술을 배워야 하는데, 애도 있는데 제가 다치면 큰일이잖아요. 기술을 배우다가 다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들어서 겁도 났었구요.”

봄이나 가을만 돼도 물에 들어가기 쌀쌀하기 때문에 여름에 좀 부지런하게, 집중적으로 수상스키를 타야 한다. 특히나 요즘같이 갑자기 폭우가 내리는 날들이 많아지면서, 날이 좋다 싶으면 자은씨는 8살 난 아들 민석이와 함께 한강을 향한다. 민석이는 아빠가 망원지구에서 수상레저를 즐기기 시작한 때인 4년 전부터 이곳을 찾고 있었다. 처음에는 모터보트에 타서 아빠가 타는 모습을 구경만 하다가 올해부터 웨이크보드를 배우기 시작했다.

“아동용 보드가 없어서 발사이즈가 가장 작은 여성용 보드를 타요. 그런데 아동용이 아니라서 무게가 꽤 있어요. 물에 뜨는 걸 누르면서 균형 잡고 웨이크보드를 타는데 제법 잘 가요. 이번 여름부터 타기 시작했는데, 오늘 타는 거 보니까 제법 잘 타요. 겁이 없어서 그런지 어른들이 하는 거 다 타보고 싶어 해요.”

ⓒ 이현석 객원기자 175studio@gmail.com

가족들도 함께 즐길 수 있어

수상레저를 즐기자 마음먹어도 주말에 청평이나 가평 등지를 가려면 꽉 막힌 도로에서 보내는 시간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 하지만 한강공원에 위치하고 쉽게 올 수 있다는 지리적 이점 덕분에 자은씨는 10여 년동안 수상레저를 꾸준히 즐길 수 있었다. 남가좌동에서 살고 있는데 자전거로 20분이면 충분한 거리이기 때문에 시간이 날 때마다 쉽게 찾아올 수 있었다. 찜질방 티켓처럼 한번에 쿠폰을 끊을 수 있고, 한적할 때는 종종 서비스로 기구를 태워 주기도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말했다.

주말이면 함께 수상레저를 즐기는 식구들도 생겼다. 주말이면 자은 씨의 친구와 그 직장 동료들이 아이들과 함께 한강으로 온다. 아이들은 바나나보트나 땅콩보트를 타고 어른들은 수상스키와 웨이크보드를 즐긴다. 한 바퀴 타고 나서는 그늘막에 아래 둘러 앉아서 치킨이나 피자집에 전화를 건다. 주말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2~4시경을 피해서 일찍 수상스키를 타고 쉬면서 맛있는 음식들, 좋은 사람들과의 수다로 시간을 보내고 사람들이 좀 빠진 시간대에 다시 한강으로 나간다.

ⓒ 이현석 객원기자 175studio@gmail.com

“주말이면 애들 있는 집들은 오늘은 어딜 가지? 이런 고민들 많잖아요. 놀이공원은 사람도 많고 오히려 비용도 만만치 않아요. 저희는 꼭 수상스키나 웨이크보드를 타고 기구를 타야겠다는 맹목적인 목적으로 오는 게 아니에요. 여기서 편히 쉬고 즐기는 시간이 좋아서 와요. 한 번 타고 쉬면서 맛있는 것 먹고. 그리고 저는 주변 사람들한테 같이 오자고 많이 추천해요. 혼자 오는 것보다 마음이 맞고, 이런 활동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여러 명이 모이면 더 재밌어요. 저는 요즘에 보는 사람들마다 ‘한강 놀러 오세요’ 라고 해요. 그리고 특별시 수상스키다, 웨이크보드다 해서 타기 어려운 게 없어요. 민석이도 타는데요. 실제로 한 번 타보면 생각보다 빨리 익히는 재미도 있고 스릴감도 있어요.”

한강둔치에 앉아서 보면 강물은 잔잔히 흐르는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물에 들어가 본 사람들은 시간대별로 유속의 차이가 몸으로 느껴진다고 한다. 물살이 빨라지는 시점은 오후 4시 경이라고 한다. 날씨나 바람에 따라서도 물 속에서 느껴지는 감촉이 달라진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 윈드서핑을 하기 좋고 바람이 약하게 불면 수상스키나 웨이크보드를 타기 좋다. 직접 해 보지 않으면 모른다. 균형감이 좋아서 거센 물살을 헤치고 바로 우뚝 설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수상레저를 가족들과 함께, 시원하게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