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사회가 행복한 사회의 시작
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사회가 행복한 사회의 시작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4.09.0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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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지원으로 사업 역량 꾸준히 강화
고령화 사회 맞아 장년 장애인 고용 문제 관심 기울여야
[인터뷰 3] 박승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 김효진 객원기자 kkimphoto@gmail.com

지난 4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박승규 이사장에게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낯선 곳이 아니다. 지난 1996년부터 2002년까지 공단 고용촉진이사로 재직하면서 많은 사업을 펼쳐왔고, 2004년부터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에서 일하며 꾸준히 장애인 고용 문제의 일선에 서 왔기 때문이다.

박 이사장은 일하고 싶은 장애인이 누구나 일할 수 있는 사회, 그리고 일을 통해 평범하게 일상을 꾸려나갈 수 있는 사회, 장애인을 고용하는 기업이 성공하는 사회가 모든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사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향후 공단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과거의 경험 때문에라도 앞으로의 포부가 남다를 것이라 생각된다.

“1996년부터 고용촉진이사를 2번 연임해서, 2002년까지 공단에 몸담았다. 그 때에도 많은 사업을 벌였는데, 10년이 넘었으니까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고용환경도 변했고, 공단의 고객인 장애인과 기업의 욕구도 복잡하고 다양해졌다. 그런 만큼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많아졌다.

하지만 공단에 와서 보니까 소프트웨어가 굉장히 발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좋은 아이디어들로 멋진 사업을 정말 많이 하고 있다. 공단 구성원들이 그동안 놀랍도록 노력해왔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장애 유형은 물론, 각종 개인적인 상황이나 지역적인 특색 등 수많은 변수들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 놓았다. 정말 고객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이번 가을은 장애인 직업능력개발사업의 중요한 획을 긋는 시기가 될 것이다. 그동안 공단이 운영해 왔던 장애인 직업능력개발원은 도심에서 멀기 때문에 이용하는 데 불편이 있었다. 좀 더 장애인들이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도심 내 권역별 맞춤훈련센터를 설치할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그 첫 출발로 서울맞춤훈련센터가 개소한다.”

공단이 장기적인 비전으로 계획하는 사업은 어떤 부분인가?

“장애인 고용과 관련해 공단이 추진하는 사업은 크게 두 가지 줄기이다. 장애인에게 직업훈련을 제공하고 이들을 취업시켜서 생활이 안정되게 하는 것이 첫 번째다. 다른 하나는 장애인을 고용하는 기업에 어떤 이득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올해부터 민간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이 2.5%에서 2.7%로 상향됐다. 또 얼마 전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령 개정안이 입법예고 됐는데, 상시 근로자 50명 이상 민간 사업장의 의무고용률을 현 2.7%에서 2019년까지 3.1%로,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의 경우 현행 3%에서 3.4%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도적인 변화에 발맞춰 장애인 고용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결국 기업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지원 서비스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장애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고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취업지원 서비스도 더욱 정교해져야 한다. 장애인을 고용하고 싶은 데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경우엔, 공단에서 알아서 진단도 내리고, 장애인을 고용해 일을 하는 데 필요한 부분들을 세심하게 세팅해 주는 거다. 관심 없는 기업에게 무조건 강제할 수만은 없는 것이니 뭔가 메리트도 줘야 한다.

이와 같은 내용은 장애인 고용의 일반적인 부분일 테고,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고령 장애인, 중증 장애인을 위한 고용활성화 방안이다. 우리나라 장애인 인구 중 50세 이상의 비중이 70%를 넘는다. 60세 이상만 하더라도 50% 수준이다. 100세 시대를 말하고 있는 와중인데, 이들 장년 장애인들이 생활을 유지하려면 뭔가 일자리를 마련해야만 한다.”

현실적으로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꼭 하나만 고르라면 장애인 고용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높아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들고 싶다.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은행(IBRD)은 전세계 인구의 15%인 10억 명이 장애 인구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도 장애인들의 장애 발생 원인이 질병이나 사고 등 후천적 원인 때문인 게 전체의 90%를 차지한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질병 후유증으로 생기는 장애 발생률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후천적 장애가 차지하는 비중이 이렇게 높다는 것은 누구나가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나와 상관없는 일부 소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이다. 요새 행복에 관한 이야기가 널리 회자되고 있는데, 장애인이 행복한 사회는 비장애인들을 포함한 우리 국민 모두가 행복한 사회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장애인고용공단은 곧 설립 24주년을 맞게 된다. 그동안 많은 일들을 해 왔고, 구체적인 성과도 냈으며, 장애인 고용에 대한 인식을 높여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장애인고용공단이 어떤 종류의 일을 하는지 잘 모르는 이들도 많다.

어느 조직이나 홍보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만, 이게 단순히 조직의 존립이나 위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 생활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 또한 장애인을 부양하거나 보살피기 위해서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