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서평_노사 리더와 함께 읽은 책, 노사관계 지침서 역할 해
독자서평_노사 리더와 함께 읽은 책, 노사관계 지침서 역할 해
  • 참여와혁신
  • 승인 2006.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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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사례나 방향 제시 미흡은 아쉬움 남아

진수용 <태평양노동조합 김천지부장>

노동조합은 사회 어느 조직이나 단체보다도 혁신적이고 개혁적인 선구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작금의 노동계는 투명성, 도덕성 상실 등으로 인하여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누가 노동조합을 자판기로 만들었나’라는 책은 아주 시기적절하게 우리를 뒤돌아보게 만든 좋은 내용의 노사관계 지침서였다고 생각한다. 노사관계를 형성하는 주요 주체인 조합원, 현장리더, 조합의 대의원, 집행부 그리고 중간관리자들의 관계와 각각의 주체사이에 존재하는 갈등과 아픔을 현장감 있게 다룬 내용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하였다.

 

특히 공감하는 부분은 개인화되어가고 있는 조합원, 종업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사가 선명성 경쟁이라도 하듯이 자기편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는 대목이었다.

 

조합원들이 선심성 행위들에 어느 한쪽으로 결정을 하지 못하고 싫증을 느끼면서, 조합편도 회사편도 아닌 자기편으로 개인화 되어감에 따라 조합이나 회사나 둘 다 조직에 위기를 초래하게 되었다는 부문은 정말 우리 현장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다른 많은 문제점들이 있지만 조직의 2:6:2원리, 즉 긍정적인 2와 부정적인 2에 의해서 보통의 6이 움직이게 되는 조직생리에서 볼 때 긍정적인 쪽은 말이 없지만 부정적인 쪽은 자기들의 논리를 관철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게 되어 있다.

소수 불만 세력에 의한 조직 왜곡 등 현장 조직에서 발생되고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의식변화와 함께 책에서 제시한 작업장의 혁신이 빠른 시일 안에 실시, 확산돼야 할 과제라고 본다.

 

우리 태평양노동조합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의식변화운동을 토대로 하여 ‘재미있는 일터 만들기 운동’(FUN 경영)을 실시하고 있다. 노사가 함께 하고 있지만 노동조합이 주도적으로 하는 곳은 흔치 않을 것이다.

물론 이런 일련의 활동들에 비판적인 시각도 있지만 노사 상생의 길이라면 노동조합도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변화에 주도적으로 동참해야하며 그래야만 우리의 요구와 주장을 설득력 있게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태평양노동조합 김천지부에서 그러한 의식변화활동의 일환으로 ‘누가 노동조합을 자판기로 만들었나’를 구입해 노사 리더들에게 읽게 함으로써 노사관계를 이해하고 증진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된 좋은 책이었다.

 

조금 아쉬움이 있다면 좀 더 현장감 있고 구체적인 노사관계 발전 사례나 방향을 제시 했더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