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기술 먹튀, 막을 수 없나
반복되는 기술 먹튀, 막을 수 없나
  • 홍민아 기자
  • 승인 2015.04.1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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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스 사태 국회 간담회에서 논의
대만 이잉크사, 특허권 수입만 쏙 빼 먹어

▲ 하이디스테크놀로지(이하 하이디스)정리해고 경과를 보고하고 있는 이상목 하이디스지회장 ⓒ 홍민아 기자 mahong@laborplus.co.kr

9일 오후 3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하이디스 공장폐쇄 및 정리해고 문제해결을 위한 국회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의 시작은 영풍그룹 건물 앞에서 공장폐쇄 및 정리해고 항의 집회를 하는 영상으로 시작됐다.

하이디스지회는 하이디스 본사는 대만기업인 이잉크사이고, 이잉크사의 실질적인 경영권은 영풍그룹 회장에게 있음을 주장하며 2차례에 걸친 대만 원정 투쟁을 다녀온 바 있다. 집회 당시 영풍그룹 내 은행계열사 중 한 곳인 영풍은행의 노조위원장이 투쟁을 참여하였는데, 자신이 영풍그룹 회장과 나눈 대화에서 한국 정부가 공장폐쇄 및 정리해고가 적법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인터뷰 내용의 사실유무 관련해서는 간담회 말미에 고용노동부에서 해당 사항이 확인된 바 없다며,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보겠다는 답변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상목 하이디스가 지회장은 하이디스테크놀로지 사태는 대만 이잉크사가 하이디스 공장에 대한 설비 투자나 연구개발 없이 핵심기술인 광시야각기술(FFS)의 특허원 공유 계약을 통해서만 수익을 창출하려는 의도에서 발생한 사건이라고 요약했다. 또한 공장폐쇄로 인한 정리해고 문제가 이번에 허용된다면 특히 IMF 때 외국기업으로 인수된 많은 국내 공장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사태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과 현재 남은 노동자 106명에 대한 고용대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이디스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의 하이디스지회와 한국노총 금속노련 소속의 하이디스노동조합, 복수노조가 설립되어 있었는데 사측이 최종 정리해고 기한으로 정한 3월 31일 전에 하이디스노동조합의 조합원들 대부분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이상목 하이디스지회장은 현재 하이디스노동조합 조합원 소수만이 남아 있는 상황이고 하이디스지회로의 가입을 고려하는 중에 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소속의 홍석범 연구원은 하이디스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만 이잉크사에서 하이디스 인수 이후 설비 투자가 거의 없었다고 판단되고, 2014년 공시 자료를 통해 살펴본 결과 하이디스는 409억 원의 기술료 수익 달성을 확인할 수 있다며 경영상 위기로 인한 공장폐쇄 및 정리해고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이디스 사태와 관련된 소송을 진행 중인 김기덕 변호사는 정리해고 요건으로는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가 충족되어야 하는데, 현재 하이디스는 8년간 5,000억 원 기술사용료 수익이 확보되어 있는 상태이고 원천기술의 특허권 계약에서 발생하는 기술사용료 수익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2008년 이잉크사가 하이디스 인수 당시 작성한 노사합의서에 따르면 “비오이하디이스가 타법인에 출자하고 있는 주식을 매각할 경우 그 매각대금의 전체는 비오이하이디스 경영개선을 위해 사용”하도록 정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현재 회사가 비오비 주식을 매각했다는 것 외에 금액의 규모나 사용에 대해 공개하고 있지 않다며 위 합의서의 내용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 소속의 조성경 사무관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국내 기업 매각의 경우 보통 국내 기업으로의 인수를 유도하지만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이를 성사시키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밝히며, 관련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통해 하이디스 사태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 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영미 고용노동부 성남 지청장은 하이디스 사태 발생 이후 사측과도 이야기 했지만 자신들이 결정권이 없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해결 방안을 찾는데 굉장히 어려웠다고 이야기 하며 고용노동부에서 하이디스 사태를 지속적으로 주시하면서 조사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고, 희망퇴직자 269명 및 정리해고자들을 재취업 지원 대책을 세우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377명의 노동자들의 일터였던 하이디스는 현재 시설유지인원 24명과 희망퇴직에 응하지 않아 정리해고된 82명의 노동자들만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