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활동, 그 후 이야기
나눔 활동, 그 후 이야기
  • 참여와혁신
  • 승인 2006.07.11 00:00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넓어지는 보폭, 깊어지는 사랑


나눔의 강물이 바다를 이루는 그날까지


현예나 기자 ynhyun@laborplus.co.kr

 

노동조합의 나눔 활동을 향한 ‘보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월간 <참여와혁신>은 이러한 노동조합의 활동을 공유하고 다른 노동조합들에 다양한 형태와 방법을 제시하고자 <따뜻한 세상>이라는 코너를 통해 노동조합 혹은 노사 공동의 다양한 사회봉사활동과 나눔 사례를 발굴 소개해 왔다.


그런데, 이들 노조의 활동이 단순한 이벤트성 ‘반짝’ 행사는 아니었을까? 그래서 <참여와혁신>에서는 창간 2주년을 맞아 지난 1년 간 소개한 노동조합의 ’나눔 활동, 그 후 이야기’를 준비했다.

 

전북은행노조, ‘지역사랑봉사단’ 다시 기지개
전북은행 노동조합(위원장 이강본)은 노동조합이 주도적으로 ‘지역사랑봉사단’이라는 나눔 단체를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 눈길을 끌었었다. 집행부가 바뀌면서 주춤했던 활동을 7월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결심 이후 그 동안 부진했던 활동을 만회하기라도 하려는 듯 올 연말까지 ‘7월에 복날 무의탁 독거노인 초청 삼계탕 대접, 8월 장애시설 방문, 농촌 일손 돕기, 9월 사랑의 호프데이 행사, 10월 자연보호활동 캠페인, 11~12월 독거노인 돕기 쌀, 김치 나눔 행사’ 등 봉사 계획을 빼곡히 잡았다. 다시 부활하는 ‘지역사랑봉사단’. 움츠러들었던 만큼 더 크게 도약하길.

 

도로공사노조, 꾸준한 나눔의 발길
시민단체와 연대한 사회공헌활동,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나눔 활동으로 주목을 받았던 한국도로공사노동조합(위원장 문명훈)은 앞으로 ‘교통사고 유자녀 돕기’나 ‘건설재해 유자녀 돕기’를 추진할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 이후, 어떻게 됐을까?


도공노조는 2006년 1월부터 제2차 서울역 노숙자 돕기로 매주 목, 금요일 1300여명 노숙자에게 급식을 실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예수사랑 선교회’에 노사합동으로 쌀 구입비 700만원 전달했다. 꾸준히 같은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에서 이들의 우직함이 엿보인다.

 

유한양행노조, 안팎을 두루 살피다
2005년 11월호에 소개됐던 유한양행노동조합(위원장 박광진)은 당시 박광진 위원장이 98년 위원장에 당선되며 알아온 ‘양지의 집’과 8년째 인연을 맺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을 돕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1인 1구좌 운동을 하는 것이 소개됐었다. 지면에 소개된 이후 현재는 양지의 집을 꾸준히 돕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내부의 형편이 어려운 조합원을 돕기 위한 ‘사랑의 쌀’ 나누기도 하고 있다고 한다. 안과 밖을 두루 살피는 유한양행노조의 지혜는 우리가 본받아야 할 모습일 듯.

 

농촌공사노조, 첫 마음 그대로
한국농촌공사노동조합(위원장 신기준, 구 농업기반공사노동조합) 역시 지속적으로 나눔의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었다. 우선 지난 4월 노조 여성위원회에서는 사랑의 바자회를 개최했고 그때 얻은 수익금은 나주시에 전달해 나주시의 독거노인들을 위해 사용하도록 했다. 그리고 5월엔 에덴의 집과 은빛원, 의왕시 관내 노인복지시설 2개소와 명륜 보육원, 호스피스 병원 등에 방문해 사랑의 쌀을 전달했고 또 6월엔 <6.15 민족통일대축전 남북농민상봉행사>에서 북한에 쌀 25톤을 지원하는 전달식을 가졌는데, 이는 남한에서 생산된 쌀을 북한에 지원함으로써 북한 식량난 해소에 보탬이 될 뿐만 아니라 쌀 재고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한의 쌀생산 농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 올해 초부터 준비해온 사업이라고.

 

기아차노조 광주지부, 농민과 형제가 되다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던 기아자동차노동조합 광주지부(지부장 김준겸)는 올 4월 ‘노농경작단 발대식’을 갖고 구례 농민회 뿐만 아니라 구례군, 구례 화엄사와 자매결연을 맺는 뜻깊은 행사를 가졌다. 이제 구례 사람 모두가 기아차 광주지부의 형제가 된 것. 그 후 함께 볍씨 담그기를 하고 못자리를 만들고 6월 8일엔 드디어 모를 심었다. 노동자와 농민과 스님이 하나가 된 ‘노-농-절 공동경작단’은 앞으로 더욱 그 활동을 활성화 시켜 나갈 계획이다.

 

주택관리공단노조, ‘1노 1단지 자매결연’ 추진
주택관리공단노동조합(위원장 진성문)은 1노 1단지 자매결연을 추진 중에 있다. 이는 입주자 대부분이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북한이탈주민, 사할린동포, 질환자 등 사회적 보호가 절실한 사람들이 대부분인 영구임대주택을 꾸준히 후원하기 위한 것이다. 진성문 위원장은 “‘도시의 섬’처럼 격리돼 있는 영구임대주택에 분명 노동조합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생각 한다”며 “노조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차원에서도 지속적 나눔활동은 꼭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주택관리공단노조는 이에 머물지 않고 회사에도 1사 1단지 자매결연을 제안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고, 더불어 더 많은 단위의 노조가 함께 할 수 있기 위해서 공공노련에 1노 1단지 자매결연을 제안한 상태이다.

 

과학기술노조, 아이들과 함께 하는 과학교실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위원장 고영주)은 방학 중 점심을 해결하기 어려운 아이들을 도우면서 과학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참과학 열린학교’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사랑의 김장 나누기’등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 이후 참과학 열린 학교 2기를 진행했는데, 1기에 대한 좋은 평가와 호응으로 2기 참과학 열린학교에서는 2개반을 열게 됐다고. 그리고 오는 여름방학에 맞을 3기 학생들에게는 2기까지와는 다른 학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궁리중이다.

 

현대건설노조, 지역사회와 함께 꾸준히
현대건설노동조합(위원장 임동진)은 ‘종로구 쪽방촌 독거노인 돕기’로 나눔 활동을 시작해 춘천 사회복지기관인 ‘나눔의 동산’과 형편이 어려운 동료 직원을 돕는 등 다양한 활동이 소개됐었다. 그 이후 ‘건설 노동자’라는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집 고쳐주기 등의 활동 궁리 중이라 밝혔었는데 아직 그 활동은 시작하지 못했지만, 노인복지센터와 함께 노인들에게 무료급식을 벌이는 등 일상적인 나눔 활동은 지속적으로 진행해 지역사회와 함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노조, 지역사회봉사단 창단 2주년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위원장 조태만)은 노사가 함께하는 ‘지역사회봉사단’을 창단해 활동하며 조합원과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월급의 일부분을 내면 회사에서 같은 액수를 지원하는 ‘러브펀드’라는 이색적 방법으로 재원 마련을 하고 있었다. 이후 영광본부 지역봉사단이 자매마을에 일손을 도우러 가기도 하고, 독거노인을 방문하기도 하는 등 일상적인 활동은 노사가 함께 지역봉사단 테두리 안에서 진행 중에 있다. 또 6월 19일에는 한수원 지역사회봉사단 창단 2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보다 나은 나눔 활동을 위해 지난 1년 동안 서로 진행했던 활동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은행노조, 남북 어린이들과 함께
우리은행노동조합(위원장 마호웅)은 결식아동 돕기 1주년을 기념해 노동조합과 한국복지재단 주관으로 ‘후원결연 아동과의 만남의 날’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우리은행노조는 후원결연 아동 100여명을 초청해 줄인형 공연, 매직쇼 관람, 은행사 박물관 견학 등의 프로그램과 함께 노조 간부들과 일반 직원이 함께 식사를 하고 선물도 증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행사에서 마호웅 위원장은 참석한 어린이들에게 “비록 지금 처한 환경이 조금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용기를 잃지 말고 꿈과 희망을 향해 나아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우리은행 노조는 이에 머물지 않고 그 활동범위를 넓혀 국내 뿐 아니라 북한의 결식어린이 돕기 운동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사회보험노조, 장애인과 함께 해요
2006년 5월호에 소개된 사회보험노동조합(위원장 김동중)은 끝전 모으기를 통해 만든 기금으로 매월 소년소녀가장에게 생활비를 보조해 주는 나눔 활동을 하고 있으면서도 진정한 나눔 활동은 일부 어려운 사람을 돕기 보단 전국민의 의료혜택을 확대해 보다 많은 사람들을 돕는 것이라며 노동조합 본연의 활동 중요성을 일깨워줬었다. 6월말~7월초부터는 조합비 공제를 통해 확보해 놓은 8600만원의 기금으로 소년소녀가장 돕기에서 더 나아가 장애인까지 지원하는 형태의 활동을 본격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노총 서울본부, 나눔의 물결을 만들다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의장 박대수)는 서울시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노동조합 자원봉사 물결운동’을 시작, 산하 노동조합에 나눔 활동 캠프를 설치했었다.

 

그 후 지난 5월 26일 관악교통 노동조합의 ‘여의도 샛강 생태환경 보존’활동을 시작으로 6월 5일 흥왕실업 노동조합의 ‘동작노인복지관 회원 어르신 초청 명랑 운동회 행사 보조’, 6월 14일 향우산업노동조합의 ‘여의도 샛강 생태환경 보존’ 활동, 6월 15일 범일운수노동조합의 ‘밝은 빛 양로원 노력봉사 및 생일잔치 개최’, 6월 18일 한국후지필름노동조합의 ‘청운노인복지센터 노력봉사’ 등 한달 사이 5회의 나눔 활동을 진행했다. 물결운동이 진짜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셈. 이들의 활동은 외부에도 알려져 노동운동의 인식 변화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동조합의 나눔 활동은 노동조합이 도움을 받는 이들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에 ‘베풀어’ 주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에 있는 것 중 그들보다 조금 더 가지고 있는 것을 조금 ‘나누는’ 것이다. 노동조합의 나눔의 열기로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세상이 되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