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적인 말보다 구체적인 말을 쓰자
추상적인 말보다 구체적인 말을 쓰자
  • 참여와혁신
  • 승인 2015.04.1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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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가 분명해야 청중과 소통할 수 있다
주어는 분명하게 문장은 간결하게

누구나 우리 말글을 바르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종종 자신도 모르게 남들이 알아듣기 어려운 말을 사용한다. 노동계도 마찬가지다. 이에 <참여와혁신>은 한글문화연대와 함께 노동계에서 나오는 각종 성명서와 보도자료, 연설문을 쉽고 바른 문장으로  바꿔보려 한다. 이번 호에서는 뜻을 더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 문장 구성의 사례로 한 노동조합의 정기대의원대회 대회사를 고쳐 썼다. 일부 조사나 관형구 등의 수정사항은 별도로 표시하지 않고 원문에 반영했다.

 

국가와 사회적 책무는 우리의 운명이다1)

(줄임)
박근혜 정부는 철학적 이념적 혹은 재정학적 논거도 제시하는 것 없이 얄팍한 숫자놀음으로 여론을 호도하기 시작했습니다.2) 오히려 이 시점에서는 그 얄팍했던 박근혜 정부에 감사드리고 싶습니다.3) 왜냐하면 [왜곡된 진실을 이야기하는]4) 박근혜 정부와 맞서 싸우면서 우리가 누구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5)[더욱] 더 선명하고 분명하게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줄임)
우리는 국민과 함께 울고 웃고 같이 살고 같이 죽는 것이6) 우리의 존재이유이며 소명이라는 것을, 그리고 우리의 생존권은 국민과 연결되어 있음을 온몸으로 느꼈던 한 해였습니다.
(줄임)
우리나라 경제는 [최상층]7)의 집중도가 선진국들 중에 중간수준인 일본과 프랑스를 이미 넘어섰고 불평등구조가 제일 심한 미국수준에 근접하고 있습니다.8)
(줄임)
최상위층에 대한 증세는 상식 중의 [상식이고]9) 가장 불평등이 심한 미국마저도 최상위층 증세에 대해 아무런 이견을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줄임)
이순신 장군이 풍전등화와 같은 조선의 운명 앞에서 목숨을 걸었던 심정을 이제 조금이나마 감히 이해할 수 있을 듯합니다.10)
(줄임)
2015년 우리는 승리해낼 것입니다. 현장교육을 통해서 노조정체성과 조합원 역량을 강화할 것입니다. 조합원들의 역량강화는 조직강화 및 확대추진을 통해 안정기반이 구축될 것입니다. 이렇게 강화된 조직기반은 제도개선과 조합원 권익신장의 선순환이 될 것입니다.
2015년 특징이자 주안점은 강력해진 ○○노동조합을 토대로 연대와 협력을 통해서 노조의 사회적 역할을 신장시키는 것이고, 이것이 ○○노동조합의 사회적 기여이고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은 매체의 다변화를 통한 홍보활동 강화로 극대화될 것이고, 이는 ○○노동조합의 투쟁력 강화와 조합원의 권익신장으로 보상이 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사회적 책무에 대한 우리의 운명의식과 실천력은 조합원의 자부심이자 자존감으로 승화하여 한 차원 높은 품격의 ○○노동조합 건설로 귀결될 것입니다.11)
(줄임)
훗날 선순환복지국가로 들어설 때 오늘 이곳에 모이신 대의원들과 함박웃음으로 이 힘겨운 공무원연금투쟁마저도 하나의 추억으로 회고할 수 있도록 크나큰 투쟁을 올 한 해 성공해 내고 싶습니다.12)

1) 가장 중요한 전체 제목의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다. ‘사회적 책무는 우리의 운명이다’는 어색하지 않지만 ‘국가는 우리의 운명이다’는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2)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추상적인 낱말보다는 구체적인 낱말로 청중과의 소통성을 높여야 한다.
예) 공무원연금의 공적가치와 연금 재정의 운영원칙은 제대로 밝히지 않고, 얄팍한 숫자놀음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3) 예) 지금 생각해보면 박근혜 정부의 얄팍함에 오히려 감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4) ‘곡된 진실을 ~’ 보다 ‘진실을 왜곡하는’이 자연스러운 문장이다.
   예) 진실을 왜곡하는 박근혜 정부와 맞서 싸우는 동안

5)‘더욱’ 앞에 ‘박근혜 정부가’를 넣으면 주술관계가 더욱 분명해진다.

6)  국민과 같이 죽는다는 표현은 어색하다.
   예) 우리는 국민과 함께 울고 웃고 같이 사는 것이 ~

7) 기준이 불분명한 애매한 낱말이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최상층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다.

8)  주어절과 서술절의 연결이 어색하다.
예) 우리나라 경제의 최상층 집중도는 선진국들 중에 중간수준인 일본과 프랑스를 이미 넘어섰고, 불평등구조가 제일 높은 미국수준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9)‘상식입니다.’로 문장을 끊어 주면 전체 문맥을 더욱 분명하고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10) 문장을 간결하게 다듬으면 의사소통에 도움이 된다.
예) 목숨을 걸고 싸웠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