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울산센터, 수리기사 납치 사건
삼성전자서비스 울산센터, 수리기사 납치 사건
  • 홍민아 기자
  • 승인 2015.05.1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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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 울산센터, 조직안정화방안 문건 폭로 이어
노조 간부 납치 및 노조 탈퇴 회유 증언 나와

 

▲ 작년에 발생한 납치 사건에 대해 발언 중인 최명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울산센터분회장 ⓒ 홍민아 기자 mahong@laborplus.co.kr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울산센터분회에서 사측이 노조 탈퇴를 종용하기 위해 노조 간부를 납치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1일 오전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삼성전자 서초동 본사 앞에서 가진 삼성의 노조 탄압 실체 추가 폭로 기자회견 자리였다. 

납치 당사자였던 최명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울산센터분회장은 발언을 통해 “삼성과의 재계약은 1년 단위로 이뤄지는데 납치 사건이 발생한 시점은 2014년 2월 20일로, 3월 재계약을 앞둔 시점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실적 이야기를 위해 삼성전자서비스 울산센터 모영국 사장과 관리자들을 만나기로 했고, 오전 10시 전후 당시 총무부장과 함께 그 자리에 나갔다. 고속도로를 타고 한참을 갔고, 장승포항에서 지심도로 가는 배를 탔고, 도중에 휴대폰도 빼았겼다”도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사측에서 계속해서 노조 탈퇴를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응하지 않자 사측에서는 “여기는 섬이다. 내가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하면 안 나가겠다”는 협박성도 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배편으로 섬에서 나오긴 했지만 휴대폰을 돌려 받기 위해 거제도에 한 리조트에서 다시 사측과 마주했고, 결국 밤 12시 쯤 사측의 제안을 생각해 보겠다는 거짓말을 하고 나서야 리조트를 나왔고 새벽 2시경 울산에 도착했다”고 증언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원청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가 노조 탄압을 위해 삼성전자서비스센터를 위장 폐업시키고, 노조 탄압 전략을 각 지역 서비스센터 대표들에게 지시해 왔다고 밝혔다. 올해 4월 29일에는 삼성전자서비스 울산센터와 서울산센터가 폐업되었고, 80여 명의 노동자들이 해고당했다. 

▲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 중인 삼성전자서비스지회 ⓒ 홍민아 기자 mahong@laborplus.co.kr

송영섭 금속법률원 변호사는 “노조 활동 조합원들에게는 징계 및 각종 불법행위로 압박을 가하고, 일반 조합원들은 이혼 경력, 금전적 상황, 가족 이슈까지 파악해서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있다”며 “사측에서 자행하는 노조 파괴에 대해 부당노동행위로 고소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노동인권지킴이로 15년간 활동해 온 조돈문 카톨릭대 교수는 “삼성은 항상 삼성전자서비스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 자리에 선 노동자들이다. 그런데 그들이 받는 대우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 않다. 항상 불법파견, 위장도급이 의심되는 간접고용으로 노동자 고용,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전하며 진정한 인간 존중 경영 없이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선 4일에는 삼성전자서비스 울산센터인 울산스마트서비스(주)가 작성한 ‘조직 안정화 방안’ 일명 Green화 문건이 공개된 바 있다. 금속노조에서 제공한 문서에 따르면 사측에서는 노동조합 파괴를 ‘Green화’로 노조 활동 조합원들을 ‘NJ’로 부르고 있었다.

문건에는 노조 설립, 확산, 교섭 각 단계별 사측의 대응 방안이 나와 있고, ‘노조 조기 와해가 안 될 경우 장기전략을 통해 고사화 시켜 나가야 한다’는 문구도 있었다. 또한 일반 조합원들을 회유하기 위해 개인의 학연, 지연을 비롯해 결혼, 이혼 등의 가정사 문제와 친인척 관계까지 파악하여 면담 시 활용하고 있었다. 이 모 조합원의 어머니가 관리자와 사촌지간인 것 까지도 사측에서 파악하고 있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울산센터 최진림 교육부장은 “Green화 문건 중에 ‘최종적으로 회사의 입장을 원청에 표명해야 한다‘는 문구가 있는데, 이는 조합원들의 노동조합 탈퇴 여부를 보고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간부 납치 사건의 사실 확인을 위해 울산스마트서비스(주)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통화 자체가 이뤄지지 않아 사측의 입장은 확인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