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스 노동자, 설악산에서 숨진 채 발견
하이디스 노동자, 설악산에서 숨진 채 발견
  • 홍민아 기자
  • 승인 2015.05.12 10:21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조, “기술먹튀 후 이어진 공장폐쇄 때문”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져

노조가 대만기업의 ‘기술먹튀’ 사건으로 규정한 하이디스 사태가 결국 한 노동자의 사망으로 이어졌다.

11일 금속노조 하이디스지회 전 지회장 배 모씨가 설악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공장폐쇄 및 정리해고가 단행된 하이디스 사태 해결을 위해 애써 온 배 씨는 사장과의 면담에서 그간 회사가 입은 손해배상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압박감에 시달렸다고 알려졌다.

하이디스는 올해 1월 7일 직원들에게 경영 약화를 이유로 공장폐쇄 및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금속노조 하이디스지회(민주노총 소속)와 하이디스노조(한국노총 소속)는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국회를 오가며 공장폐쇄 및 정리해고 철회 활동을 벌여 왔다. 2008년 대만기업인 E-ink 사에 인수된 하이디스는 실직적인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본사에 항의하기 위해 2차례에 걸친 대만 원정투쟁까지 다녀왔다. 사무직 중심의 하이디스노조의 조합원 대다수는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하이디스지회는 현재 하이디스가 가진 FFS(광시야각기술) 기술 대여를 통해 향후 8년간 5,000억 원의 기술사용 수익료가 확보되어 있는데 경영 악화를 이유로 공장을 폐쇄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국회 간담회를 통해 하이디스 사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이디스는 꾸준히 희망퇴직을 받아왔고, 이를 거부한 80여 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3월 31일 단행했다. 하이디스지회 조합원들은 이를 거부하고 회사에 남아 있었다. 사측은 4월 26일 재차 이들 조합원들에게 회사 건물을 무단점거하고 업무까지 방해하고 있으니 하루 빨리 희망퇴직에 응하라는 공문을 보내며 하이디스지회를 압박해 왔다. 또한 지난 5월 1일 노동절 집회 참가를 이유로 몇몇 시설 관리 직원들이 근무를 하지 않았는데, 이로 인해 협력업체가 입은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사측은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