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스, 노동자 죽음에 책임져라!”
“하이디스, 노동자 죽음에 책임져라!”
  • 홍민아 기자
  • 승인 2015.05.13 13:17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숨진 노동자는 하이디스 배 전 지회장, 야산에서 목 매
유서를 통해 남은 조합원,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전해

13일 오전 11시 이천에 위치한 하이닉스 공장 정문 앞, 11일 설악산 인근 야산에서 목을 매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배재형 하이디스지회 전 지회장 죽음에 대한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금속노조 경기지부와 하이디스지회, 민주노총 경기본부는 투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해 고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고, 먹튀자본 하이디스 규탄 및 공장폐쇄·정리해고 철회 투쟁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열사 죽음에 대한 회사 책임인정과 책임자 처벌 ▲하이디스 공장폐쇄・정리해고 철회 ▲유가족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사측에 특별교섭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5월 4일 배 전 지회장과 이상목 하이디스지회장이 하이디스 전인수 대표이사와 만난 자리에서 5월 1일 노동절 휴무 관련 손해배상 가압류 및 민형사상소송을 진행하겠다는 협박과 회사에 남아 있는 직원들을 희망퇴직하고 시설청정라인 아웃소싱을 수용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압박을 느낀 배 전 지회장은 6일 잠적했고, 7일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했다. 그리고 경찰이 위치 추적에 들어갔고 차량이 발견된 곳이 설악산 인근 야영장이었고, 그 곳에 배 전 지회장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 대만 원정 투쟁에 참가한 배 전 지회장의 모습(가운데 인물) ⓒ하이디스지회

故배재형 하이디스지회 전지회장은 94년 현대전자에 입사해 2차례에 걸친 인수과정을 경험했고,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하이디스지회장을 역임하였다. 대만기업 E-ink사의 하이디스의 국내공장 폐쇄 및 정리해고 대응 투쟁에 함께 해 왔고 2차례에 걸친 대만 원정투쟁에도 함께 했다.

고인은 유서를 통해 “지금까지 함께 투쟁해 온 동지들에게 죄송하다”고 전하며 “지금까지 누구보다도 열심히 투쟁했고 자존심 하나로 살아 왔지만, 제 잘못 하나로 조직 전체가 힘들어 하고 동지들이 불안해하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수가 없다”며 그간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점을 토로했다. 또한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사랑한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기도 했다.

대책위는 14일  ‘故배재형 노동열사 정신계승 및 투쟁승리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