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은 중소기업이 고용해? NO!
비정규직은 중소기업이 고용해? NO!
  • 장원석 기자
  • 승인 2015.05.1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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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73% 정규직 구인, 대기업 52% 계약직 구인
대기업의 계약직 선호현상 더욱 강해질 것

300인 미만을 고용한 중소 사업체는 직원을 채용할 때 정규직을 원하는 반면, 300인 이상 사업체는 고용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계약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014년 사업체 규모별 구인 형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취업정보사이트 워크넷에 등록된 구인통계를 분석한 것으로 구인 업체들이 지난해 워크넷에 등록한 구인 인원은 모두 251만 명이었다.

이러한 구인정보 가운데 근로자 300인 미만 규모의 중소 사업체가 올린 구인 인원의 비중은 87.1%(218만 7천 명), 300인 이상의 사업체의 비중은 12.9%(32만 3천 명)였다.

구인 업체들이 직원을 채용할 때 선호하는 근로형태를 분석해보면 사업체 규모별로 차이가 있었다. 300인 미만 중소 사업체에서는 주로 고용 기간의 정함이 없는 상용 근로계약(정규직)을 더 많이 원하는 반면, 300인 이상 사업체에서는 고용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계약직 고용형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

▲ ⓒ 한국고용정보원, 워크넷 구인구직 DB

구체적으로 50~300인 미만 사업체는 구인 인원의 73%를 정규직으로 뽑고 싶어 했고 계약직 선호 비중은 20%에 그쳤다. 반면에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에서는 계약직 구인 비중이 52.7%로 가장 많았고 정규직의 비중은 40.3%에 불과했다.

이번 워크넷 구인통계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나타난 중소기업의 정규직 선호, 대기업의 계약직 선호현상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비정규직은 대부분 중소기업이 고용하고 있다’는 내용과는 상반되는 결과이다.

박세정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대기업의 계약직 선호 추세는 최근 ‘정년연장, 통상임금’ 도입에 따라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기업은 근속 기간이 오래될수록 임금을 많이 받는 연공급 형태가 중소기업보다 강한데다 내년부터 정년 60세가 의무화되기 때문에 임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계약직 채용을 계속 선호할 것이라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경직성이 강하고 유연성이 약한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대기업이 비용부담 등의 이유로 비정규직 채용을 선호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과도한 비정규직 고용 관행은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사회 안정을 위해서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