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소산별, 아직 내실을 다져야 할 때
환경 소산별, 아직 내실을 다져야 할 때
  • 이상동 기자
  • 승인 2015.06.0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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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문 노동자들의 근로여건 개선에 힘 쓰겠다
환경 문제를 남 일처럼 생각해서는 안 돼
[사람] 유경호 환경부유관기관노동조합 위원장

2013년 4월 환경부 유관기관의 노동조합이 모여 환경부유관기관노조가 출범했고 어느새 2년이 지났다. 환경부문 소산별 노조에서 중산별, 대산별 노조까지, 전국에 분포된 환경부문 노동자들을 모아 ‘한 번’ 해보는 것이 소산별을 만들게 된 취지라 말하는 유경호 환경부유관기관노동조합 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환경을 남의 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 유경호 환경부유관기관노동조합 위원장
환경이라고 하면 힘들고 더럽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인식이 많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청정지역, 보호지역 관리 그런 게 일이다. 환경공단은 사람들이 들어가 있는 환경을 전부 관리하다 보니까 업무 특성이 크게 다르다. 국립공원의 경우엔 일반 사람들은 단속만 하는 줄 안다. 물론 단속도 하긴 하지만 국립공원을 지키고 관리하는데도 사람이 다 들어가 있다. 환경공단은 사람이 있는 곳에는 다 들어가 있다. 오폐수에서 폐기물 부분까지 전부 들어간다. 단속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대국민 서비스를 한다고 보면 된다. 환경부 산하 기관들은 그런 측면에서 접근하려고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다. 직원들의 고관절 같은 부분에 이상이 많이 온다. 하지만 산업재해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오랫동안 시간이 지나며 퇴행성으로 온다. 관련 자료를 축적해서 나중에 한 번 얘기를 해볼 생각이다.

환경관련 기관들 대다수가 3D 업종이 많다. 수도권 매립지도 냄새나 이런 것에 많이 노출 된다. 애로사항은 많은데 그걸 누가 알아주진 않는다. 같은 공공기관이라도 다른 기관들보다 여건이 상당히 어렵다. 복지 상황도 안 좋다. 산간 오지에 있고 벽지 등에도 다 들어가 있는데 다른 공공기관보다 특별히 혜택을 더 받거나 급여가 높거나 그런 건 전혀 없다.”

소산별 출범 후 2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진척된 부분이 있다면?

“환경부 산하 두 개의 기관에 세 개의 노조로 출범을 했다. 한국환경공단의 두 개의 노조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의 노조가 유관기관 노조로 뭉쳤다. 매립지도 하려다 못 들어왔고, 환경산업기술원하고 국립생태원, 기상청 산하에 기상산업진흥원까지 하면 환경부 산하 총 5개 기관에 6개 노조가 있다.

환경부 유관기관이 모두 복지나 근무여건이 열악하다 보니까 그걸 개선하고자 출범했는데 아직 시작 단계라 움직임은 미약하다. 내부 결속부터 다지고 있다. 각 기관별 특성도 다르고 하니 먼저 내부 결속을 다지고 그 동력을 발판 삼아서 하려고 한다. 소수의 노조로 출범을 하다 보니 아직 조직을 확대하는 단계다. 외형을 확대하면서 우리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거다. 출범 2년 만에 결과가 나오고 그런 것은 아니다.

많이 모여서 목소리를 내야 뭐라도 된다. 국립공원 혼자 ‘우리 열악하다’ 해봐야 들어주지도 않고 한계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환경관련 종사자들이 이런 어려움 속에서 일하고 있다고, 이슈를 만들어서 얘기를 해야 한다. 지금 공공연맹이나 공공대산별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거기 가기 전 단계, 그런 얘기다.

환경관련 종사자들의 대산별, 이런 꿈은 있는데 기관마다 이해관계가 있어서 그게 쉽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한 번 해보는 데까지는 해봐야 한다. 그래서 환경 종사자들의 근로조건 이런 게 개선이 될 수 있으면 그걸로 보람을 찾는 거다.”

환경 부문의 공공기관 정상화와 관련한 움직임이 있다면?

“공공기관이라는게 나랏일을 대신하는 건데 모든 문제가 공공기관에서 일어나는 것 마냥 여론을 형성해 버린다. 신의 직장이라 그러는데 신의 직장은 무슨 신의 직장인가. 여기서 20년 근무를 했는데 고관절이 다 나갔다. 근데 이게 산재도 안 된다. 나라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일해 왔다. 근데 정부에서는 공공기관 대다수가 방만 기업인 것 마냥 이야기를 한다. 물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몇 개의 기업 때문에 전체를 때려잡는다. 그건 문제가 있다.

지금도 청소나 시설물 관리 일부를 외주 주고 있다. 환경공단도 방대하다 보니까 자꾸 외주를 주려고 한다. 외주를 많이 주면 줄수록 민간화 되는 거다. 그렇게 구조조정이 된다. 충분한 논의를 거쳐서 되는 게 아니라 일방적으로 진행된다. 노조하고 충분히 협의가 되지 않고 사측에서 일방적으로 하다보니까 문제가 된다. 지금까지의 외주화는 미미하다. 아직은 직원 구조조정과 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데 앞으로 계속 진행이 되면 강력히 대응 해야 한다.

소산별에서는 대정부 상대로 투쟁이 쉽지 않다. 상급단체하고 연대를 해야 한다. 우리가 소산별을 하긴 했지만 환경부 산하만 움직여서 될 일도 아니고 공공기관 전체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환경을 위한 환경부유관기관노동조합의 역할은 무엇인가?

“환경, 지구 온난화나 미세먼지 이런 문제가 중요하긴 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당장 먹고사는데 급급하다. 선진국이니 어쩌니 해도 아직 일자리 구하고 먹고 살기 힘든데, 환경 이야기 하면 남의 일처럼 생각한다. 이게 당장 내 자식한테도 그 후 세대들한테도 닥친 건데 아직 그것에 대해서 정확히 인식을 못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환경의 공공성을 강화해서 환경을 지키고, 이와 함께 환경에 종사하고 있는 근로자들의 처우개선이나 근로조건 개선에 힘쓰려고 계획하고 있다.

환경하면 단속이나 규제를 생각하는데 그 규제가 당장 힘들더라도 후손들을 위해서 하는 건데, 당장 내가 불편하니까 인식을 못하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대국민 환기도 시켜주고 하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