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 회장은 유족들에게 사과하라!
박지만 회장은 유족들에게 사과하라!
  • 장원석 기자
  • 승인 2015.06.0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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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양우권 분회장 유족,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 단식투쟁 돌입
‘끝까지 박지만 회장과 관계자 사과를 받아낼 것’

▲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는 박지만 회장의 사과를 받기 위한 끝장 단식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장원석 기자 wsjang@laborplus.co.kr
금속노조는 9일 강남 EG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사내하청업체 EG테크 고 양유권 분회장에 대한 회사 측의 책임 인정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미 EG그룹 앞에서 26일째 노숙투쟁 중이던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은 EG그룹의 기만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전 조합원이 함께하는 끝장 단식투쟁에 돌입할 것을 선언했다.

금속노조 전규석 위원장은 “양우권 열사는 생전에 EG테크로부터 노조활동을 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숱한 탄압을 받아왔다. 이제 양 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31일째다. EG테크는 지금까지도 대화는 한마디도 안하면서 어제 단식투쟁을 한다니 급히 현수막을 거는 등, 기만적인 행위를 계속해오고 있다”고 EG테크를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이러한 일이 더 이상 노동현장에서 되풀이되지 않도록 단식투쟁을 통해 사과를 받아내겠다. 박지만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뒤에 숨지 말고 책임을 다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지금도 어디선가 노동자들이 자본의 탄압으로 죽어가고 있을지 모른다. 노동자는 안중에도 없는 정부가 재벌, 자본만 살리겠다 하고 있다. 만일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는 박지만 투쟁이 아니라 정권 퇴진 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언한 고 양우권 분회장의 아들인 양효성 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한 달이 되었다. 하지만 EG테크의 악랄한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 아무런 책임도 사과도 없었다. 아버지 동료 분들의 도움으로 아버지의 죽음을 밝힐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졌고, 단식을 한다는 말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장례식장에서 나와 단식에 합류했다. 아버지의 억울함을 반드시 풀어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일 EG그룹 본사에 진입해 농성 중 구속된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양동운 지회장을 대신해 발언한 정용식 부지부장은 “EG그룹이 어제 건물에 명복을 빈다는 현수막을 걸어 놨다. 양우권 열사는 한 달째  영안실 냉동고 속에 있다. 누구에게 뭘로 명복을 빈단 말인가. 살인자에게 사과를 받겠다고 올라와서 시위하는 이 현실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정 부지부장은 “끝장 단식투쟁이라고 말은 했지만 이것이 소용없다면 다른 길을 찾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반드시 사과를 받아 투쟁에서 승리해, 유가족이 고인을 잘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기자회견이 끝나고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과 고 양우권 열사 아들인 양효성 씨,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태삼 씨가 삭발했다. ⓒ장원석 기자 wsjang@laborplus.co.kr
기자회견이 끝나고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과 양효성 씨, 그리고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태삼 씨가 삭발하고 EG그룹의 사과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금속노조는 EG테크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해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