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양우권 분회장, 사망 37일만에 장례식 치르다
고 양우권 분회장, 사망 37일만에 장례식 치르다
  • 홍민아 기자
  • 승인 2015.06.1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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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EG테크 특별교섭 합의 이뤄
EG그룹 농성 중 구속된 간부 수사는 진행 중

지난 5월 10일 노조 탄압을 이기지 못하고 목숨을 끊은 포스코사내하청업체 EG테크 양우권 분회장의 장례식을 사망 37일만인 6월 15일 광양에서 치렀다. 금속노조와 양우권 열사 대책투쟁위 및 유가족들은 포스코와 EG테크에 ▲노동탄압으로 인한 죽음에 대해 책임 인정과 사과 ▲노동탄압 중단, 재발 방지 약속 ▲불법파견 중단,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 정규직화 ▲산업재해 인정, 유가족 배상을 요구해왔다.

이에 포스코는 대화를 거부했고, EG테크 측은 5월21일부터 금속노조와 특별협상을 진행해 왔다. 노조 협상 대표인 서쌍용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늦게나마 EG테크가 전향적인 입장을 제시하여 의견 합의에 이룰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고인의 유가족과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전조합원들은 특별교섭에 타결되자 강남 EG빌딩 앞 에서 진행해 온 농성 및 단식투쟁을 해제했다.

고인은 법원에서 원직 복직 판결을 받고도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노조 활동으로 인한 탄압과 부당전보 시도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품으로 남은 일기장을 살펴보면 복직 판결을 받고도 제철소가 있는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엔지니어링 사무실로 출퇴근하며 이전에 그 누구도 받지 않았던 교육을 받고, 조직적인 따돌림을 당하고 부당전보를 지시까지 받았다.

2014년 5~7월경 일기장 속 고인의 모습은 사측의 부당한 행위에 대해 답답해하고 화를 내며 대응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반복되고 변하지 않는 일상에 지치고 포기하고 싶고, 두통과 불면에 시달리는 등의 신체적인 고통을 호소하며 위험한 생각이 드는 자신을 스스로 경계하고 있었다.

“며칠만에 펜을 들어본다. 무슨 글을 어떻게 쓰야 될 줄 모르겠다. 매일 똑같은 생활, 똑같은 환경, 사람이 자꾸 이상해져 가는 것 이외는 달라진 게 없다”

- 2015년 1월 8일 고인의 일기장에서 발췌

한편, 6월 6일 EG그룹 빌딩을 불법 점거한 혐의로 구속된 양동운 포스코사내하청지회장과 황형수 광주전남지부 사무국장에 대한 수사는 진행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