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호를 살려내라” 양재동에 모인 이들
“한광호를 살려내라” 양재동에 모인 이들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6.04.1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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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범대위, 유성기업 ‘노조파괴’ 규탄
“현대차그룹은 부품사 노사관계 개입 말라”
▲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서 유성기업 노조파괴 개입 의혹을 받은 현대차그룹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금속노조 유성영동지회 조합원 한광호 씨가 숨진 채 발견된 지 한 달째에 접어든 가운데, 유성기업 노조파괴 개입 의혹을 받은 현대기아차그룹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노조파괴 범죄자 유성기업·현대차자본 처벌 한광호열사 투쟁승리 범시민대책위’(유성범대위)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서 ‘노조파괴 배후조종 현대자본 규탄 한광호 열사 투쟁승리 범국민대회’를 열고, 한광호 씨 죽음의 배후에 현대차그룹이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조합원 및 유성범대위 소속 활동가들은 ‘현대자동차’, ‘유성기업’, ‘노조파괴’, ‘용역폭력’을 비롯해 모두 8개의 상여를 메고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부터 현대차그룹 본사까지 약 1킬로미터 가량을 행진했다.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어진 범국민대회에서 투쟁사를 통해 “어떤 사람은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연봉 7천 받는 귀족노동자라고 하는데 어느 귀족이 용역 깡패들에게 무참하게 폭행당하느냐”고 반문했다.

정 부위원장은 “유시영과 정몽구를 처벌하기 위한 더 큰 함성을 낼 때만이 온전히 악질기업을 심판대에 세울 수 있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른쪽은 고 한광호 금속노조 유성영동지회 조합원.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유성영동지회 조합원들은 고 한광호 씨의 생전 모습을 회상하기도 했다.

임영재 유성영동지회 조합원은 “광호 형은 투쟁에 앞장서는 사람이었다”면서 “사측의 탄압이 심해져 징계를 받을 걸 알면서도 노조 간부를 맡았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국석호 유성영동지회 쟁의부장은 “광호가 막걸리 한 잔 하자고 했을 때 ‘너나 많이 먹으라’고 장난스레 말한 게 마음에 걸린다”며 고인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종교계와 농민단체의 연대발언도 이어졌다. 대한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도철 스님은 “인간을 고통에서 해방하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이라며 지지의 뜻을 전했다. 정현진 가톨릭농민회 회장도 “노-농 연대를 통해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자”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측은 일찌감치 통근버스를 동원해 차벽을 세우고, 직원들이 본사 건물 사수에 나섰으나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유성범대위 측은 오는 18일부터 23일까지 1주일을 ‘한광호 열사 집중추모주간’으로 선포하고 ▲ 정몽구 회장 고발인 운동 ▲ 사대문 야행(투쟁사업장 순회) ▲ 현대차 40년 거리부스 등의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