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파괴 중단” 염원 담아 ‘꽃길 100리’
“노조파괴 중단” 염원 담아 ‘꽃길 100리’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6.06.1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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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지회, 故한광호 조합원 추모 행진
3일 간 상여 들고 국회-현대차본사 걷는다
▲ ‘꽃길 100리’ 행진 참가자들이 13일 오전 행진 시작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이른바 ‘노조파괴’로 점철된 유성기업 사태가 6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유성기업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유성범대위’)와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가 13일부터 3일 동안 ‘꽃길 100리’ 행진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3월 숨진 고 한광호 조합원을 추모하며 “노조파괴 중단”을 염원했다.

유성범대위와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는 행진에 앞서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성기업 사측과 현대차그룹를 향해 “노조파괴를 중단하고 책임자들을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꽃길 100리’ 행진에 대해 “한광호 열사의 생과 죽음을 달래고 열사의 뜻을 서울 곳곳에 새기는 추모의 행진”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광호 열사를 추모하는 사회적 행진이며 상여를 함께 들고 갈 ‘사회적상주’를 모집한다”고 덧붙였다.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연대발언에서 “모든 정황과 증거가 현대차 한 곳을 가리키고 있다”며 “‘꽃길 100리’ 행진을 통해 진실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김성민 유성영동지회 지회장은 “열사가 산화한 지 90일 지나는 동안 또 한 명의 조합원이 자살을 시도했고, 법원이 설립무효라고 판결한 어용노조는 이름만 바꾼 채 합법노조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사 100일, 제대로 된 투쟁을 양재동에서 해나가자”며 결의를 드러냈다.

▲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 조합원 50여 명이 서울에 도착해 추모행진에 함께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 조합원들이 상여를 든 채 국회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이날 한 씨의 분향소가 설치된 서울시청 앞에는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 조합원 5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한 씨의 영정이 달린 꽃상여를 들고 서울역을 거쳐 영등포구 국회 앞까지 이동했다. 행진은 열 걸음을 걷고 잠시 동안 묵념한 뒤 다시 발길을 옮기는 식으로 이어졌다.

당초 행진 참가자들은 국회 앞에 도착해 각 정당 원내대표와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유성범대위 관계자는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노동위원장과 이정미 정의당 원내대표 두 사람만 면담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행진 참가자들은 14일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자택으로 이동해 문화제를 연다. 또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강남구 삼성동 유성기업 서울사무소를 지나 목적지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로 향한다.

아울러 유성범대위와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는 현재 서울시청 앞에 있는 고 한광호 조합원의 분향소를 현대차그룹 본사 앞으로 옮긴다. 현대차그룹에 이른바 ‘노조파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이들은 오는 24일 한 씨가 자결한 지 100일을 맞아, 같은 장소에서 ‘6.24 현대차 진격의 날’ 추모제를 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