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오토텍노조,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임명은 어불성설"
갑을오토텍노조,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임명은 어불성설"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7.05.1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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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 철회 요구 기자회견 열려
▲ 16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갑을오토텍 직장폐쇄 효력정지 가처분 기각 규탄, 사측 대리인 박형철 청와대 비서관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 이동희 기자 dhlee@laborplus.co.kr

"사전에 따르면 부패란 정치, 사상, 의식 따위가 타락함이라고 규정을 해놨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박형철 변호사가 반부패비서관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갑을오토텍이 노조의 파업에 직장폐쇄로 대응한지 295일째로 접어들었다. 갑을오토텍노조는 직장폐쇄를 해결하기 위해 법원의 정당한 판결을 기다렸지만 법원은 갑을오토텍 직장폐쇄 효력정지 가처분 기각 판결을 내렸다.

이에 16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주최 아래 '갑을오토텍 직장폐쇄 효력정지 가처분 기각 규탄, 사측 대리인 박형철 청와대 비서관 임명 철회, 갑을사태 조속 해결 촉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법원의 긴급한 판결을 기대했지만 법원은 차일피일 기일을 미뤘다"라며 "판결은 사측이 제출한 자료만 인용했으며 전혀 사실에 기인하지 않은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한 이 과정에서 사측을 대리한 박형철 변호사(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행위를 지적하며 "사측의 법률대리를 맡은 박형철 변호사는 그가 직업상 성실의 의무는 다했을지 몰라도 사측의 거짓에 기반해 상대방의 입장은 돌아보지 않았고 결론적으로 법원에 대한 기대와 법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조희주 사회변혁노동자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개혁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부패집단을 옹호했던 박형철 변호사는 이미 현직을 유지해야 할 명분을 잃었다"라고 발언했다.

이어서 이재헌 갑을오토텍 지회장 역시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세상이 바뀔 것을 기대했지만 불과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무참히 기대가 짓밟혔다"라며 "내버려진 노동자들이 일할 수 있게 이제는 정부가 본격적으로 나서 즉각적인 조치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상은 변호사는 가처분 기각의 문제점을 말했다. 그는 "직장폐쇄를 단행하기 전에 이미 현대자동차와 갑을오토텍이 공모해서 갑을오토텍에서 생산되던 제품들을 외주로 돌렸다는 것이 현대자동차의 협조문을 통해서 밝혀졌다. 따라서 갑을오토텍이 단행했던 직장폐쇄는 이미 생산력을 밖에 갖추어놓으면서 노동조합의 조직력을 와해시키기 위한 것이 명백하다. 그런데 법원은 이런 지회의 주장을 한 줄도 옹호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김경자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바뀌게 만드는 것이 부패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판결은 사측 얘기만 담긴 채 기각되었고 심지어 기각될 거라는 사실을 사측은 미리 알고 있었다"고 말하며 박형철 변호사의 반부패비서관 임명 철회를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295일 째 이어진 직장폐쇄로 인해 갈 곳을 잃은 400여 명의 노동자와 1,600여 명에 달하는 가족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호소하며 끝이났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난 후에는 이재헌 갑을오토텍 지회장의 청와대 앞 1인 시위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