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호선 2·3단계 운영권, 누가 갖나
서울 9호선 2·3단계 운영권, 누가 갖나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7.08.1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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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10일 입찰자 PT… 11일 결과 발표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 직접 운영하라”

서울지하철 9호선 2·3단계 구간(언주~보훈병원) 운영권을 놓고 서울교통공사와 서울9호선운영(주)가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10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서 입찰자 프레젠테이션(PT)이 진행됐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는 11일 발표된다.

현재 9호선 2단계 구간 운영은 서울교통공사의 자회사인 서울메트로9호선운영(주)가 맡고 있다. 계약기간은 오는 31일까지로 서울시는 민간위탁 조례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3년 동안의 2·3단계 구간 운영사업권을 입찰에 부쳤다. 서울시 민간위탁 조례에 따르면, 위탁사업의 계약기간은 3년으로 제한돼 신규 입찰을 하거나 계약을 갱신해야 한다.

▲ 서울지하철 9호선 1단계 구간 당산역에서 시민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는 10일 2·3단계 구간 입찰참가자 PT를 거쳐 11일 우선협상대상자를 통보할 계획이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rplus.co.kr

서울시가 서울메트로9호선운영(주)과의 재계약을 하는 대신 공개입찰에 나서면서 노조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1단계 운영사인 서울9호선운영(주)에 2·3단계 운영권까지 몰아주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서울9호선운영(주)가 프랑스 파리교통공사가 지분을 출자한 회사의 자회사인 탓에 공공시설물이 외국계 기업에 넘어간다는 우려가 나왔다.

논란 끝에 지난달 24일 입찰제안서 접수가 마감됐으나 서울교통공사 한 곳만 제안서를 제출해 유찰됐다. 28일 재입찰공고가 나간 이후 마감기한인 7일에 임박해 서울9호선운영(주)가 뛰어들면서 서울시 출연 공기업과 프랑스계 기업이 맞붙는 형국이 됐다.

현 상황만 놓고 본다면 둘 중 어느 곳이 운영권을 가져가게 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 2·3단계 운영권을 가진 서울교통공사(서울메트로9호선운영(주))가 유리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계약만료일까지 20일 남짓 남은 터라 일정을 고려한다면 현 상태를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9호선운영(주)가 2·3단계 운영권 입찰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어 막판까지도 결과를 가늠할 수는 없다. 당초 1단계 사업 시행자인 서울시메트로9호선(주)가 서울9호선운영(주)의 2·3단계 운영권 입찰에 난색을 표했지만, 서울9호선운영(주) 측이 주주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9호선 민영화 반대’를 주장했던 노조는 다급해진 모양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지부장 김시문)는 10일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서울교통공사가 2·3단계 구간을 직접 운영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공개입찰 계획이 처음 알려진 지난 4월 당시만 해도 ‘입찰 반대, 서울메트로9호선운영(주)와의 재계약’을 요구했으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임박한 시점에서 한층 수위를 높이고 있다. 3년마다 계약이 이루어지게 되면서 서울메트로9호선운영(주) 직원들의 고용불안이 극도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 공공운수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는 10일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9호선의 서울교통공사 직영화를 요구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rplus.co.kr

한 집회 참가자는 “우리는 공기업 정규직이라는 말을 듣고 공정한 채용절차를 거쳐 입사했다”면서 허탈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서울메트로9호선운영(주)는 전국 지하철 사업장 중 유일하게 서류전형에서 직종과 무관하게 토익 점수를 요구할 정도로 문턱이 높았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교통공사 출범으로 1~8호선이 통합 운영 중인 시점에서 유독 9호선만 개통시기별 분리 운영을 고수할 이유가 없다는 점도 이들이 내세우는 논리다. 김시문 지부장은 9호선의 서울교통공사 직영화를 주장하면서 “(2·3단계 운영사업자로)만약 1단계 운영사(서울9호선운영(주))가 선정되더라도 이를 철회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