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신발 한 켤레 만드는데 7천 원
20년째 신발 한 켤레 만드는데 7천 원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8.09.11 21:19
  • 수정 2018.09.11 2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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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온 코오롱 FnC 제화노동자...“원청이 해결하라”

20년째 동결된 공임 인상을 요구하며 제화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왔다. 코오롱 FnC-슈콤마보니 하청업체 로씨오, 우리수제화, 지브라 소속 제화 노동자들이 12일째 파업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지부장 정기만)는 11일 오후 서울 성동구 코오롱 FnC 본사 앞에서 조합원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제화지부는 이들 제화 노동자들의 신발 한 켤레 당 공임이 20년 동안 7,000원으로 동결돼 있었다고 주장한다. 지부 소속 사업장인 탠디제화, 세라제화, 고세제화, 라팡제화 등이 지난 4월 공임인상을 골자로 한 단체협약을 체결한 이후 코오롱 FnC가 1,000원 인상된 8,000원 공임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정기만 지부장은 “장인들이 만드는 수제화라고 제품을 홍보하며 수십만 원에 판매하고 있음에도 정작 제화 노동자들은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노예처럼 일해야 한다”며 “원청인 코오롱 FnC는 교섭의 당사자가 아니란 말을 되풀이할 게 아니라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언에 나선 최경진 코오롱 현장대표는 “(동료직원이) 한 켤레에 7,000원 하는 걸 2시간째 붙들고 있는 걸 볼 때마다 속이 답답했다”며 “평소에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데 집에 돌아갈 때면 시급 5,000원이 안된다고 생각되니 자괴감이 들어 괴롭다”고 말했다. 그는 제화업계에서 38년째 근무한 베테랑이다.

한편 원청인 코오롱 FnC 경영전략실 관계자는 “공임 인상과 관련해선 8,500원 선으로 조율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명절을 앞두고 있으니 근로자들이 조속히 일터로 돌아가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해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조합원들은 본 집회가 끝난 이후, 원청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본사 건물 앞에 연좌해 마무리 집회를 이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