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경영 정상화 한다더니 노조 파괴?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 한다더니 노조 파괴?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03.15 15:59
  • 수정 2019.03.15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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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개발은 중국 공장으로 이전하고 조합비 급여공제도 거부
ⓒ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지난 1월 2일 논란을 딛고 설립된 한국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이하 GMTCK)가 경영 정상화가 아닌 약속 파기와 노조파괴를 일삼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임한택 지부장, 이하 지부)는 15일 오전 한국지엠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기존에 약속한 SUV 개발을 지키기는커녕, 노동조합과의 단협까지 개악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7월, 한국지엠은 연구개발법인 분리를 발표했다. 2대 주주인 산업은행과의 공방 끝에 법인분리 승인이 이루어졌다. 한국지엠은 신설법인 설립과 함께 차세대 콤팩트 SUV를 한국에서 개발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힘쓰기로 약속한 바 있다.

지부 관계자는 “법인 분리 조건으로 준중형 SUV를 개발하겠다고 약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7일 조합원 간부를 상대로 한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SUV 개발을 중국으로 넘기겠다고 말했다”며 “사측은 창원에서 생산 예정인 CUV를 CMTCK에서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측은 SUV 개발을 계속적으로 약속하면서 법인 분리까지 이뤄냈다”며 “지금에 와서 다른 차를 개발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약속 파기”라고 강조했다.

지부는 사측과의 단체교섭에서도 문제가 발생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4번째 단체교섭에서 사측은 총 70여 개의 조항을 수정, 삭제하자는 요구안을 지부에 제출했다.

요구안에는 8년 전, 노동자 간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비인간성 등의 문제로 없앴던 차별성과급을 다시 도입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인정됐던 조합원 교육이나 노조 활동의 자율성 등 노조 활동 조항을 거의 금지하거나 축소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체크오프(조합비 급여공제)에 대한 문제도 이어졌다. 사측이 체크오프제도가 ‘단체협약에 없다’는 이유로 조합비 급여공제를 거부해 노조의 기본적 활동이 방해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부터 조합비가 거출되지 않아 GMTCK 소속 노조 집행부들은 현업에 복귀해 노조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부는 인천지법에 단체협약을 승계하라는 내용의 단체협약지위보전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 또한, 중부지방고용청에 부당노동행위로 사측을 고소·고발한 상태다.

지부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법인분리가 근로조건의 저하와 노조활동에 대한 방해를 수반하고 있다고 본다”며 “앞으로 회사의 요구안에 대해 법률적으로 위법성 여부를 따지고, 근로조건을 현저하게 감소시키는 부분이 있다면 철회를 요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