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은 철밥통? 우리는 노조하다 해직된 공무원들"
"공무원은 철밥통? 우리는 노조하다 해직된 공무원들"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0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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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은환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희생자원상회복투쟁위원회 위원장

노동조합을 하다 해고된 공무원은 모두 503명(전국공무원노동조합 기준). 이 가운데 15년이 지나도록 복직되지 못한 공무원들은 136명이다. 대부분은 지난 2004년 노무현 정부 시절 제정된 ‘공무원노조법(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을 반대하는 총파업에 참여했다가 해고됐다. 현행 공무원노조법은 공무원들의 정치적 중립성 등을 이유로 단체행동권이 빠지고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조건에 따라 제한하고 있다. 공무원 136명은 380일째 청와대 앞에서 복직을 위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15일 오후 청와대 농성장에서 김은환 희생자원상회복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김은환 희생자원상회복투쟁위원회 위원장 ⓒ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김은환 희생자원상회복투쟁위원회 위원장 ⓒ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 일반 국민들에게 해직 공무원 문제는 다소 생소하다. 공무원들은 왜 해직이 되었나?

“뇌물을 받거나 범죄 행위를 저질러서가 아니다. 공무원노조를 만들면서 해직이 됐다. 특히 공무원노조 특별법에 저항한 것이 큰 해직 사유가 됐다. 공무원노조 특별법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기본권조차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의 복직을 담은 것이 해직 공무원 특별법안이다.”

- 복직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시간이 많이 흘렀고 사회도 변하고 있다. 여기서 변화란 사회가 예전보다 노동기본권에 대해 광범위하게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공무원노조는 공직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왔고, 사회 민주화에도 기여해왔다. (공무원의 파업은) 당시 실정법에 따라 위법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파업에 다른 피해나 불편의 정도는 미비했다. 해직 처분은 공무원이 파업에 참여했다는 행위에 비해 과도한 측면이 있다.”

- 우리 사회에 공무원노조가 필요한가?

“공무원노조와 공무원이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때 국민들의 삶이 좋아질 수 있다. 지금은 공무원노조가 활동을 하더라도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공무원노조를 만들 때만 해도 조직 내에 불합리하거나 비민주적인 문화를 바꿔내려고 하는 조합원들의 의지와 열정이 충만했다. 적지 않은 국민들이 ‘공직 사회 전반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하며 지지를 보냈다.”

- 지금은 공무원노동조합이 국민과 동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동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노조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이는 공무원노조에 대한 탄압의 역사와도 맞닿아 있다. 노조 초장기에 신망이 높던 사람들이 모두 해직이 되고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법외노조에 따른 탄압과 제약에 노조의 사회적 역할이라든지 의미라든지 첫 마음들이 식어버리는 것이다. 물론 내부의 자정 노력도 필요하지만, 국민들이 끊임없는 관심과 지지를 노조에 보내줘야 만이 노조도 그에 부응하는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홍익표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에 대한 반발이 크지 않았나.

“홍익표 의원이 ‘법안을 (노조가 법안을) 받지 않으면 이번 국회에서는 논의조차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받게 됐다. 대신 ‘7월 달 내에 법안심사소위에서 법안을 통과시키고 내용적으로 부족한 부분들을 논의 과정에서 보완해 나가자’고 약속했다.”

- 이번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가 될까?

“국회의원들이 오전 10시에 소위를 개최하면 점심 먹을 때 쯤 산회를 한다. 더 이상 법을 논의하지 않는다. (국회는) 한번도 올라간 안건을 100% 처리한 적이 없다. 2~3개 정도 심의를 하면 많이 한 것이다. (해직 공무원 복직 특별법안이) 이번처럼 50 몇 번째로 안건으로 올라가면 별로 의미가 없다. 논의라도 되면 해직 공무원들을 복직시키는 것이 왜 문제가 되고, 왜 어려운 것인지를 알 수라도 있는데... 이번 법안심사소위에서 법안이 논의가 되고 쟁점이 돼서, 이번 소위가 아니더라도 다음 소위에서 논의가 돼야 하는데 그런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 이전에 국회에서 논의된 적은 없었나?

“2010년도와 2013년도에 법안심사소위에서 두 차례 논의된 적이 있다”

-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아니었나?

“민주당이 야당이었을 때다. (해직 공무원 특별 법안에) 지금보다 적극적이었다. 민주당은 18대, 19대 국회 때 해직 공무원 복직 법안을 당론으로 결정하기도 했다. (해직 공무원 문제는) 올해가 가기 전에 해결돼야 한다. 너무 시간이 오래 지났다.”

해직된 공무원들 대부분은 50세를 훌쩍 넘겨 정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해직자들 중 일부는 끝내 복직되지 못한 채 정년을 넘겼다.

“우리가 언제부터 언제까지 무슨 일을 했다고, 날짜를 세는 일도 지쳤다. 우리는 삶의 절정기를 해고 생활로 보냈다. 농성장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묻는다. 여기서 왜 이러고들 있느냐고. 노동조합 활동을 하다가 이 상황에 놓였다는 것을 설명하면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부정적으로 노조에 힐난하는 분들이 계신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두 가지 사실에는 놀란다. 해고기간이 15년에서 18년 됐다는 것. 그리고 해고자가 136명 밖에 안 된다는 것. 이렇게 긴 시간 동안 해고된 공무원들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왜 아직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느냐고 기가 차 한다."

-16일 기자회견 발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