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박싱] 이 주의 인물 : 박홍배
[언박싱] 이 주의 인물 : 박홍배
  • 정다솜 기자
  • 승인 2019.10.12 09:46
  • 수정 2019.10.13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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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 : #USR #봉사단단장

요즘 유행하는 언박싱(unboxing) 영상은 구매한 상품의 상자를 여는 과정을 보여주는데요. 영상을 보는 시청자들은 어떤 상품이 나올지 기대하면서 상품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재미를 얻곤 합니다.

이번 주 <참여와혁신>은 누구에게 주목했고 독자에게 어떤 인물을 소개하고 싶었을까요? 이주의 인물 '4호' 언박싱 함께 보겠습니다.

인도네시아 시주중 03(Cijujung 03) 초등학교에서 바람개비 접기와 이슬람 기숙사 학교 도서관에 벽화를 그리고 있는 박홍배 위원장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인도네시아 시주중 03(Cijujung 03) 초등학교에서 바람개비 접기와 이슬람 기숙사 학교 도서관에서 벽화 그리기를 하고 있는 박홍배 위원장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최근 인도네시아에 4박 6일간 봉사활동을 다녀온 노동조합이 있습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 박홍배)인데요. 

'KB보듬봉사단'은 지난 3일 인도네시아 자바르섬 보고르 지역에 있는 이슬람 기숙사 학교에 도서관을 기증했습니다. 이들은 기증한 도서관 건물에 페인트칠을 하고 벽화도 그렸고요. 인근 초등학교에 가서 낙후된 화장실 수리 등 환경정비와 일일교사 활동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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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 다녀온 봉사단 단장 박홍배 위원장은 "노동조합의 사회적 책임 실천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여러분은 '노동조합의 사회적 책임(USR, Union Social Responsibility)'이라는 개념을 알고 계시나요? 

USR은 노동조합이 조합원의 이익만을 좇던 기존 노동운동에서 벗어나 고용, 복지, 안전, 인권, 환경 등 사회 전반적인 문제에도 귀 기울이며 떠오른 개념입니다.

그렇다면 박홍배 위원장은 왜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의 'USR 실천'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지 궁금했습니다. 물론 인도네시아에서 봉사활동이 어땠는지도요. <참여와혁신>이 선정한 네 번째 '이주의 인물' 박홍배 위원장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겠습니다.

- 우선 'KB보듬봉사단'을 만든 이유가 궁금합니다. 
흔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데요. 제가 '노동조합의 사회적 책임(USR)'에 대한 필요성을 상임간부 할 때부터 느꼈어요. 위원장 당선되고 취임한 이후에 봉사단을 통해 USR을 실천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죠. 

-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USR의 필요성 느낀 건가요? 
한국의 노동조합은 대부분 대기업이나 공기업 등 큰 사업장 위주로 결성되어 있어요. 그래서 노동자들이 노동3권으로 보장받는 단체행동권 등을 행사할 때마다 '귀족노동자' 또는 '대기업노동자'라며 손가락질을 받는 부분도 있지 않습니까? 이런 측면에서 조합원들의 이익만 대변해서는 우리 사회에서 노동조합의 활동이 공감을 얻기가 쉽지 않겠다는 인식이 있었어요. 그래서 비조합원, 비정규직 나아가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그해 임금 몇 퍼센트가 아닌 노동자 전체의 삶이 나아지는 방향으로 갈 수 있지 않나 생각을 했죠.

인도네시아 자바섬 보고르 지역에서 봉사활동 중인 'KB보듬봉사단'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인도네시아 자바섬 보고르 지역에서 봉사활동 중인 'KB보듬봉사단'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 인도네시아에서 4박 6일간 봉사활동은 어떠셨나요? 
힘들었습니다. 하하. 

- 왜 힘드셨어요? 
한국에서 여름이 완전히 지나간 이후에 여름인 곳을 간 건데요. 우선 덥고 습한 날씨가 힘들었습니다. 모기도 많이 물렸고요. 저나 조합원들이나 몸을 심하게 쓰는 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아닌데요. 위를 계속 쳐다보며 페인트 롤러질을 한다든지 그런 것들이 익숙진 않더라고요. 또 이슬람 문화권이다 보니 주의사항이 좀 많았고요. 저한테는 조금 생소한 곳이었던 것 같습니다.

- 조합원들도 같은 반응이었나요? 
아뇨. 저는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조합원들은 그렇게 힘들었다고는 말씀하지 않으셨어요. 하하. '정말 좋은 기회로 오게 되어서 고맙다'는 분도 계셨고요. 현지 초등학교에서 수업도 했는데 그때 아이들이 해맑게 우리를 맞아주고 먼저 사진 찍자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 있었다'는 말씀도 많이 하셨어요.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저희가 현지 부코핀(Bukopin)은행 직원 40여 분과 같이 봉사활동을 했는데요. 도서관 준공식 때 부코핀은행 이사회 의장 등 임원뿐 아니라 노조 위원장도 오셨어요. 부코핀 은행 노조 위원장이 한국에서 큰 은행 노동 조합원들이 이런 봉사활동을 한다는 게 신기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그분들 뵙고 이야기 나눴던 게 기억에 남아요. 

- 부고핀은행 노조 위원장이 신기하다는 말 외에는? 
총파업 어떻게 했냐고 물어보시던데요. 하하. 조금 놀랐습니다. 

- 그러면 노동조합의 활발한 봉사활동에 반기를 드는 조합원은 없나요? 
사실 저희 조합원들은 워낙 지금도 격무, 인원 부족 등 어려운 근무환경에서 고생을 하시다 보니까 '조합원들은 안 돌보고 봉사활동만 하는 거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데요. 노동조합 본연의 활동은 당연히 충실히 하면서 봉사단을 꾸려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군요. 그럼 앞으로 'KB보듬봉사단'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12일에 올해 6차 제주 올레길 환경정비 활동을 조합원 200여 분과 함께 합니다. 2주 뒤인 토요일에는 경기도 수원에 7세 미만의 아이들을 보호하는 '경동원'이라는 시설이 있는데요. 그곳 아이들 25명과 지부 조합원들이 놀이공원에 갈 예정입니다. 지금은 그 정도 계획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