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박싱] 이 주의 키워드 : 노동의 미래
[언박싱] 이 주의 키워드 : 노동의 미래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0.01.04 09:50
  • 수정 2020.01.04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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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 : #노사정 #3주체 #신년사 #2020년노동은? #전태일열사50주기

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 첫 번째 언박싱(unboxing)입니다. 언박싱은 구매한 상품의 상자를 여는 과정을 의미하는데요. 시청자들은 영상을 보면서 어떤 상품이 나올지 기대하고 상품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재미를 얻습니다.

2020년 첫 주 <참여와혁신>이 쓴 기사 중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무엇일까요? 궁금하시죠? 지금부터 키워드 언박싱 시작합니다.

전태일 기념재단 ⓒ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이 주의 키워드 : 노동의 미래

새해 첫 주 <참여와혁신> 키워드는 ‘노동의 미래’입니다. 처음으로 한 단어가 아닙니다. 이래도 되는 거냐고요? 한 단어로 하기로 한 룰을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요? 그러기에는 새해 첫 주부터 2020년 노동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바로 노사정 3주체의 신년사인데요. 3주체의 신년사로 본 2020년 노동의 미래는 어떤지 살펴보겠습니다.

1월 2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신년사] “한국사회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하겠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신년사]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나가야 할 때”
[손경식 경총 회장 신년사] “기업활력 제고가 최우선 과제”
[박용만 상의 회장 신년사] “민간 역동성 일으킬 ‘파격적 변화’ 기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신년사] “노동시장 어려움 극복과 미래 변화 대응하겠다”

다섯 곳의 신년사를 읽어보면 각자 위치의 이해와 요구에 맞게 신년사를 전달한 것 같습니다. 양대 노총은 양극화 해소와 노동존중 회복을, 경총과 상의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고용노동부는 정부기관인 만큼 국민들을 위한 고용노동정책 추진을 말했으니까요.

그런데, 재밌는 지점이 있습니다. 다섯 곳 모두 앞으로 사회경제 상황이 급변할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디지털 전환, 저출산·고령화로 생산 인구의 감소 등 때문인데요. 플랫폼 노동자의 증가, AI 도입 등의 디지털 전환은 노동의 양태를 바꿀 수 있습니다. 저출산·고령화는 생산 인구의 감소뿐만 아니라 사회 안전망 차원의 국가 연금 문제에도 영향을 주며, 노년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고민을 안겨 주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왜 노사정은 2020년부터 급변하는 사회경제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을까요? 아마도 총선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회경제 상황의 변화는 노동의 변화를 가져오는데, 그 흐름이 기존과는 새로운 것이라면 일정한 질서가 필요합니다. 일정한 질서는 법제도이겠죠. 그러니 국회의 역할이 중요한데, 특히나 올해는 총선 때문에 더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여당이 좀 더 노동친화적인 행보를 보이는 선거를 치를 것인지 아니면 경제활력 제고라는 의제로 친기업적 행보를 보일지, 선거법 개정으로 인해 새로운 정당은 얼마나 진출할 수 있을지, 선거 제한 연령을 낮춤으로 젊은이들의 선택은 어디를 향할지 등 올해 총선이 얼마나 중요할지 여건은 조성돼 있습니다.

그래서 신년사를 보면 노동계와 경영계는 각자의 시그널을 보내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노정관계 회복 뉘앙스를 보이며 변화의 판도에 새롭게 입장하려 하고 있습니다. 한국노총은 지도부 선거를 앞두고 있고 차기 지도부의 성격에 따라 ‘가보지 않은 길’이라 표현한 변화에 걸음을 내딛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총과 상의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위한 법제도 개선을 주문했습니다. 결국 각자의 시그널에 호응하는 정치세력을 올해 총선에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지지하거나 각자가 정치의 주체로 직접 행동에 나설 것입니다.

이렇듯 시선은 달라 보이지만 같은 지점을 바라보고 있기도 합니다. 노사정 모두 ‘일자리’를 언급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일자리는 이렇게 단순 표현됩니다. 일자리가 없거나 일하고 싶은 자리가 없거나, 양적 질적 조건을 충족하는 새로운 일자리가 필요한 상황인 것이죠. 고용노동부는 체감할 수 있는 일자리 정책 추진과 지역 맞춤형 일자리를 말하면서 어느 정도 응답한 셈입니다.

아무리 봐도 ‘노동의 미래’에 2020년이 중요한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2020년은 전태일 열사 50주기이기도 합니다. 전태일 열사가 열망했던, 너무나 열망해서 스스로 산화했던 그가 바란 ‘노동의 미래’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얼마만큼 그려졌을까요? 이 물음을 노사정 2020년 신년사를 통해 조합할 수 있었던 ‘노동의 미래’에도 던져본다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