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박싱] 이 주의 인물 : 윤지선
[언박싱] 이 주의 인물 : 윤지선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0.0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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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고 #국가폭력 #손배가압류 #쌍용자동차

2020년 1월 3주 언박싱 이 주에 만나볼 인물은 윤지선 손잡고(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 활동가입니다.

지난 21일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의 복직을 위해 연대하고 있는 여러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노노사정 사회적 합의 파기에 대한 대국민 사과 ▲쌍용자동차 마지막 해고노동자 46명의 복직 ▲손해배상 철회를 촉구했습니다.(▶관련 기사 : 시민사회단체, 쌍용차 사회적 합의 파기 규탄 투쟁 돌입)

현재 쌍용자동차 노동자의 투쟁 과제에는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한 해고노동자의 복직도 있지만, 노동자들에게 심각한 고통을 주고 있는 손해배상가압류 문제도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가 노동자와 그 가족들에게 어떤 고통을 낳았는지 쌍용자동차 사태를 통해 확인한 바 있습니다.

‘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 손잡고는 우리 사회 손배가압류 문제를 고민하고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민사회단체입니다. 손잡고의 활동이 비단 쌍용자동차 노동자에게 가해진 손배가압류에만 국한되어 있는 건 아닙니다. 말 그대로 손배가압류로 고통 받고 모든 이들의 손을 잡아주기 위한 단체인 거죠.

윤지선 손잡고 활동가는 그동안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와 함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손배가압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온 인물 중 한 명입니다. 윤지선 활동가에게 이번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복직 연기와 손배가압류, 손잡고의 올해 활동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윤지선 손잡고 활동가
ⓒ 윤지선 손잡고 활동가

- 먼저 활동가님 소개 먼저 부탁드릴게요.

손잡고 활동가 윤지선입니다. 손배가압류 관련 법제도 개선 활동과 노동현장 지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리 단체는 손배가압류 문제 해결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단체이기 때문에 손배가압류 당한 사업장 지원을 하고요. 또, 쟁의행위를 했거나 노동조합 활동으로 손해배상을 청구받는 사업장이 있어요. 거기서 피해받은 노동자를 지원하는 일을 합니다.

- 쌍용자동차 마지막 해고노동자 46명의 복직이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쌍용자동차는 노동자들이 손배가압류로 고통 받는 대표 사업장이기도 한데요.

손잡고에서 쌍용자동차 손배가압류 문제를 많이 지원했었죠. 쌍용자동차의 국가손배는 워낙 유명하니까, 2018년 말부터 경찰청 인권침해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국가가 제기한 손배가압류가 여전하다는 게 많이 알려졌어요. 그런데 회사가 제기한 손배도 33억 원 정도 있거든요.

회사가 제기한 손배 같은 경우에는 2016년에 쌍용차 노동자들이 1차 복직을 할 때 회사가 손배가압류를 철회하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노동조합과 노동자 개인에게 청구됐던 손배가 있었는데, 노동조합에 제기한 건 그대로 두고 노동자 개인 일부만 빼준 거죠. 근데 그게 언론에 보도될 때는 회사가 손배를 풀었다라고 보도가 됐어요. 회사를 통해 잘못된 정보가 알려진 거죠.

그리고 작년 하반기부터 손배 재판이 다시 시작되면서 법원이 회사에게 손배에 대해 상호조정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했는데, 회사가 그걸 거부하더라고요. 그때부터 낌새가 이상했죠. ‘손배는 철회하기로 했었는데 왜 재판을 계속하지?’라는 의문이 있었고 그 재판이 작년 2심에서 노동자들이 패소를 하게 돼요. 경찰청 인권침해조사 결과도 있고, 쌍용차 2009년 강제진압 과정을 국가폭력이었다는 조사 결과가 있는데도 재판부에서는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현재 기존 계류 중이던 국가 손배에 더해져서 회사 손배까지 대법원에 가 있는 상황이 된 거죠. 국가 손배랑 회사 손배가 합쳐서 지금 100억 원이 넘어가요. 100억 원 가까이 되는 이유는 원금에서 지연이자 20%가 붙어서 지연이자가 원금을 넘어서게 됐어요.

그래서 저희가 작년 12월 19일에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었어요. 그때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한 말이 ‘이제 사회적 합의로 복직 길이 열려서 공장에 돌아가야 하는데 공장에 돌아가도 손배가압류가 살아 있어서 너무 고통스럽다’고 하셨어요. 노동자들이 복직해도 정상적으로 그 돈을 갚을 수 없는 금액이잖아요. 복직해도 고통스럽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 기자회견이 있고 일주일도 안 돼서 복직마저…. 일정 부분 유급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무기한 휴직이라는 통보를 받게 된 거죠.

그때까지는 사회적 합의가 파기될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 했어요. 저희가 놀랐던 건 이번 사회적 합의가 노노사정 네 주체가 함께 합의를 도출해낸 게 굉장히 이례적이었고, 서른 명의 희생이 있고 난 뒤에야 어렵게 만들어낸 결과였잖아요. 누구도 이게 깨질 거라고 생각 못 했어요. 사회적 합의를 파기하려면 노노사정이 같이 논의해야 합의 내용을 변경할 수 있게 해놨어요. 지금처럼 회사와 기업노조가 둘만 논의해서 일주일 전에 통보하는 방식으로는 깰 수 있는 합의가 아니에요. 사실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손배가압류 때문에 싸워야 할 일이 남아 있었는데 이번에 복직까지 미뤄지면서 투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 거죠.

- 손잡고 활동을 하면서 손배가압류로 고통받은 노동자들을 많이 만나보셨을 텐데, 그들이 말하는 손배가압류의 고통은 어떤 것인가요?

손배 청구로 고통받는 노동자 236명을 직접 만나서 설문조사를 받았는데, 손배 금액이 1억 원만 넘어가도 엄청 큰돈이잖아요. 노동자들은 ‘유령 같은 돈’이라고 표현을 해요. 집행이 돼도 실질적으로 갚을 능력이 없으니까 집행되면 어떡하지 하면서 두려움에 갇혀 사시는 거죠. 거기다가 손배 청구 금액에 굴복해야 하는 자괴감도 느끼시고, 자존심과 자존감에 심각한 상처를 입으셔서 대다수가 우울증을 앓고 계세요.

그리고 손배로 고통받는 기간이 짧지 않아요. 처음 소장을 받고 나서 1심까지 짧으면 3년, 길게는 7년이 걸려요. 언제 소송이 진행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거죠. 쌍용자동차 서른 번째 희생자 김주중 조합원도 국가 손배의 당사자셨어요. 뭐라고 말씀하셨냐면, 본인은 트라우마가 너무 심해서 얼른 벗어나고 싶은데 손배가 살아있어서 재판도 해야 하고, 증언도 해야 하고 재판이 끝날 때까지는 헤어 나오지 못한다고 하셨어요. 치유도 고통이 끝나야 회복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거잖아요.

- 노동조합과 노동자에게 가해지는 손해배상 청구가 노조탄압 수단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런 보복성 손배가압류가 사라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손배가압류가 노조파괴에 적합한 이유가 있어요. 보통 손배가압류를 노조에만 청구하지 않고 노동자에게도 청구하거든요. 부진정연대책임이라는 게 있는데, 이게 뭐냐면 만약 10억 원의 손배가 10명에게 청구되면 1명당 1억 원씩 손배가 떨어지는 게 아니에요. 그 때문에 노동자 개인을 회유하는 거죠. 노조를 탈퇴하거나, 회사를 퇴사하면 손배에서 빼주겠다고. 만약 회유당한 3명이 나가면 나머지 7명이 10억 원을 갚아야 하는 거죠. 의지와 신념을 가지고 있어도 손배가 개인에게 책임이 돌아가면 힘들죠. 금액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손잡고에서는 손배가압류 문제 해결을 위한 노란봉투법 법안을 발의했는데 19대 국회와 20대 국회 모두 논의조차 안 됐어요. 우리는 노조의 쟁의행위가 결국 노동조합의 활동이기 때문에 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거고, 만에 하나 불법적인 행위가 있다 하더라도 노동3권 중 하나인 단결권에 따라 노동조합의 결정으로 인한 것을 개인에게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에요. 중요한 건 노동자 개인에게 그 책임을 물어서 안 된다는 것, 노조에 손배를 청구한다고 해도 노조의 존립이 흔들릴 정도의 금액을 걸어서는 안 된다는 거죠.

- 올해 손잡고의 활동 계획은?

올해는 총선이 있죠. 이제 환노위도 새롭게 구성될 거고, 국회의원들을 만나 손배가압류로 인한 현장의 고통을 전해야죠. 현장을 지원하면서 입법 책임자들과 소통하고, 입법 논의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활동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