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정치] 김현정 “제도권 정치 통해 공익적 삶 실현하겠다”
[노동+정치] 김현정 “제도권 정치 통해 공익적 삶 실현하겠다”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0.02.26 13:15
  • 수정 2020.02.26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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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주당 입당한 김현정 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

김현정(50) 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이 20여 년의 노동운동을 마무리하고 정치 생활을 새롭게 시작한다. 그가 정치 생활을 위해 둥지를 튼 곳은 더불어민주당이다.

김현정 전 위원장은 지난 2월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전 위원장은 “▲사회연대운동 ▲건전한 자본시장 ▲노동문제에 대한 역할과 대안 제시를 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부터 도입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인해 더불어민주당이 확보할 수 있는 비례 의석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김 전 위원장은 지역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

김현정 전 위원장은 1996년 비씨카드에 입사해 2006년~2016년까지 비씨카드 노동조합 위원장을 지냈다. 또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 동안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을 역임하며 약 20년 동안 노동운동에 매진했다

ⓒ 참여와혁신 이연우 기자 yulee@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이연우 기자 yulee@laborplus.co.kr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30~40대 시절을 노동운동을 하면서 살았는데 50대는 어떻게 살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그동안 불평등 양극화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연대 활동을 해 왔다. 노동조합이라는 틀 안에서 공익적인 삶을 살아왔지만, 이제는 제도권 정치 안에서 공익적인 삶을 이어가고 싶다.

정치를 통해 무엇을 실현하고 싶나?

먼저, 사회연대 운동을 제도권 정치를 통해 좀 더 체계적으로 확장하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불평등 양극화 해소를 위해 노력해 왔다. 다음으로 자본시장 활성화를 만들고 싶다. 국민들이 자본시장에 대해 투명하지 못하다고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금융권에서 활동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담보해 자본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싶다. 마지막으로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노동 현안들을 풀어내는 데 힘쓰고 싶다. 여전히 풀어야 할 노동 현안들이 많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노동과 정치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많은 정당 중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게 된 이유는?

이번 정권이 기본적으로 노사 간 힘의 균형을 맞추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전 정권 하에서는 완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노동조합을 와해시키거나 무력화시키지 않는 경영진을 무능하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적어도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처벌받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노사 간 힘의 균형이 어느 정도 갖추어지고 있다고 본다. 구체적인 노동 현안들은 언제든지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동계와 정치를 이야기하면 진보정당을 떠올리기 쉬운데,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했다. 수권정당 내에서 법제도 개선을 통해 노동존중사회를 만들어가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보면 된다. 또한, 진전된 노동과 관련된 법을 만들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총선에서 비례대표 출마가 아닌 지역구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 지역은 정해지지 않았고, 당과 협의 중이다.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아무래도 사무금융우분투재단 출범이다. 우분투 하면 김현정을 떠올릴 수 있게 됐다는 게 굉장히 뿌듯하다. 산별 노동조합이 불평등 양극화 해소에 문제인식을 가지고 먼저 노사가 함께 기금 조성을 제안한 것은 처음이다. 우분투재단을 계기로 공익적인 삶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으니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인 것 같다.

그동안 사무금융노조는 정치권과 만나면서 문제를 해결한 바 있다. 노동에 있어 정치는 어떤 의미인가?

하나의 정치 영역이다. 조합원 투표를 통해 위원장을 선출하기 때문이다. 사무금융노조의 경우 금융권 노동자들이다 보니 정부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노정 교섭이 필요할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자본시장과 관련된 법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DLF사태나 라임사태와 같은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국민들은 은행에서 고위험상품을 팔아도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증권사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고객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해줘야 한다. 정치를 통해 이처럼 금융과 관련된 법이나 제도 개선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를 통해 사회 양극화 해소는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양극화 불평등 문제가 대단히 심각하다고 하지만, 실제 제도권 정치에서는 사회연대가 아직은 미흡하다. 더불어민주당에 들어간 만큼 사회연대위원회를 새롭게 만들어서 시민단체와 함께 사회연대를 붐업 시킬 수 있는 운동을 만들고 싶다.

정치인 ‘김현정’으로서의 각오는?

정치영역으로 들어왔다고 해서 거창하게 새로운 길을 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동안 살아왔던 궤적 자체도 노동정치 영역이었기 때문에 정당이라는 틀 안에서 들어와서 구현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동안 해 왔던 것처럼 정치영역 안에서 맡은 역할을 더 잘해야 되겠다는 마음이다. 그동안 몸담았던 사무금융노조와도 계속 만남을 지속하면서 금융 관련법이나 제도에 대해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고민하겠다. 또한, 현장에서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 정치권과 가교 역할도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정치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