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미뤄가며 코로나19 환자 돌봤는데...”
“사직 미뤄가며 코로나19 환자 돌봤는데...”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0.03.02 16:36
  • 수정 2020.03.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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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료원도 노조도, “코로나19 때문에 사직했다는 보도... 억울해”
노조,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한 의료진의 과도한 노동은 해결해야”
지난해 말 감염병 대응 훈련을 하고 있는 포항의료원 ⓒ 포항의료원
지난해 말 감염병 대응 훈련을 하고 있는 포항의료원 ⓒ 포항의료원

코로나19 때문에 사직했다는 보도로 포항의료원 간호사들이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최근 포항의료원 간호사 16명이 사직했는데, 일부 언론에서는 ‘코로나19로 지쳐서 사직’했다는 보도를 냈다. 사실은 일부 언론의 보도와는 달랐다. 포항의료원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러한 보도로 사직한 간호사들은 물론 최전선에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현장 간호사들도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최근 사직한 간호사들은 원래부터 1~2월 중에 각자의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사직하려고 했었고, 코로나19 사태가 커지면서 사직을 미루고 지난달 28일까지 일한 것이다.

포항의료원 관계자도 <참여와혁신>과 통화에서 “코로나19로 의료원의 인력 사정이 어려운데 3월에 인력이 충원되기 때문에 (사직하려던 간호사들이) 의료원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사직을 미뤘던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일부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사직한 간호사는 물론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간호사들까지 여론에 이상하게 비춰져 힘들어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장례식장에서 자면서 일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간호 일선에서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간호 쪽에서 결정했던 것”이라며 “현재 따로 마련된 숙소에서 생활한다”고도 해명했다.

한편 이번 포항의료원 사직 건에 대해 성명을 낸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참여와혁신>과 통화에서 “사실과는 다르게 보도돼 간호사분들이 힘들어 한다”며 “그분들이 지쳐서 사직했다는 걸 (성명을 통해) 말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코로나19로 어려운 의료 현장에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는 자료”였다고 전했다.

다만 “포항의료원이 의료진을 위해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의료연대본부는 포항의료원분회와 함께 향후 포항의료원장과 면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면담에서 전달할 사항은 ▲포항의료원과 일선 의료진과의 투명한 정보 공유 ▲현장 의료진 인력 충원 계획과 지원 계획 등이다.

의료진 지원 계획과 관련해서는 “감염병동에서 일하는 것은 잘 알고 있다시피 감염 방호복을 입고 조금만 일해도 땀범벅이 될 정도로 노동강도가 강해 일부 병원에서는 2시간 일하고 2시간 쉬는 등의 휴식으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며 실제 의료 현장에서 의료진이 최소한의 휴식을 취하도록 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포항의료원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부터 코로나19 환자만 전담하는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2일부터 입원병동 전체를 코로나19 확진자 전문 병동으로 전환했다. 현재 140여 명 정도의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돌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