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정치] 청년 여성 정치인 류호정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논란, 그 진실은?
[노동+정치] 청년 여성 정치인 류호정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논란, 그 진실은?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0.03.16 13:25
  • 수정 2020.03.17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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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1번, 화섬식품노조 선전홍보부장 류호정

이번 총선에서 처음으로 도입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협상 과정에서 완전 연동형이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새로운 선거법이 소수정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렇기 때문이었을까. 정의당의 이번 비례대표 경선 결과는 초미의 관심사였고, 후폭풍 또한 거세다. 특히 비례대표 후보 1번이 된 27살이라는 ‘어린’ 나이이면서 ‘여성’인 류호정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다. 정의당의 청년 할당 방침에 따라 청년 후보 중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류호정은 21대 국회 진출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의당의 비례대표 후보가 결정된 직후부터 언론과 여론의 집중포화가 류호정 후보에게 쏟아졌다. 많은 사람들이 그 내용조차 알기 힘든 ‘롤대리’ 논란에서 시작된 공격은 ‘입사 비리’로 널뛰기를 하고, 급기야는 사퇴 논란으로까지 확전됐다. 일각에서는 심각한 도덕성의 흠결이라고 인식하고 있고, 또 다른 일각에서는 ‘청년 여성’ 정치인에 대한 과도한 공격으로 해석한다. 각종 논란에 대해 사과문과 반박문을 올렸지만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류호정 후보를 지난 14일 직접 만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쏟아지는 논란, 진실은 무엇일까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1번이 된 것에 대한 심경을 묻고 싶지만, 끊이지 않는 논란에 대한 해명이 먼저 일 것 같습니다. 최근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롤대리’ 사건은 어떻게 일어나게 된 건가요?

시간 순으로 설명하는 게 편할 것 같습니다. 우선 저는 2013년에 리그 오브 레전드, 즉 롤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원래 친한 언니와 동생과 함께 친목 모임으로 시작한 게 ‘이화여대클라스’라는 동아리가 된 것입니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같은 해 12월에 두 개의 롤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온게임넷의 레이디스 리그와 아프리카TV의 레이디스 배틀이었습니다. 온게임넷의 경우는 예선부터 현장에서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누군가가 대신해줄 수 없습니다. 일부에서 말하는 계정 공유를 통한 대회 진출은 맞지 않는 말입니다. 두 대회 모두 본선에 진출했기 때문에 다른 대회 역시도 저의 실력으로 올라갔습니다.

또한, 대회 자격 제한, 즉 다이아라는 등급과 관련해, 다른 사람이 대신해 얻은 등급으로 대회에 출전했다는 의혹도 있지만 아닙니다. 당시 대회는 아마추어 리그였기 때문에 등급 제한이 없었고, 당시 저의 게임 랭킹은 다이아도 아니었습니다. 두 대회 모두 8강까지 진출해 2014년 1월까지 대회에 참여했고, 이후 대회 진행 상황은 알지 못합니다. 대회 참가자로서 다음 달인 2014년 2월에 한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인터뷰에서는 대리 게임은 좋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당시 대리 게임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발언을 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계정 공유는 2014년 3월과 4월에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저의 롤 계정은 급격한 등급 상승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때 저는 한 회사에 인턴으로 들어가 있었고, 취업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또한, 롤 대회에 출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스스톤이라는 또 다른 게임 대회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하스스톤 이화여대리그에서 출전해 4강까지 진출했습니다. 사회생활과 함께 다른 게임 대회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롤을 별로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당시 만나고 있던 남자친구는 자신의 친구가 롤 배치고사(게임 내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면 지난 시즌의 등급은 사라지고 10번의 게임을 통해 새로운 등급을 배정받는다.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실력자와 함께 배치고사를 통해 높은 등급을 받길 원한다.)를 도와주려고 한다며 제 계정을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때 저는 10번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계정을 빌려줬고 며칠 후에 확인해보니 저의 등급은 엄청나게 올라가 있었습니다. 10번이 아니라 더 많이 게임을 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롤을 할 수 없을 만큼 랭킹이 많이 올라가 있어서 또 다른 계정을 하나 만들게 됐습니다.

당시 남자친구가 게임 실력이 출중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까? 이를 통해서 등급을 올리려는 의도는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게임을 잘 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당시 남자친구 계정의 등급은 너무 높아서 친구와 같이 배치고사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등급이 낮은 저의 계정을 빌려달라고 요청했고, 그걸 거절하기도 어렵고 배치고사에만 한정해 게임을 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계정 공유로 인한 이득은 없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또 하나의 인터뷰가 있습니다. 그 인터뷰에서는 계정 공유를 통해 올린 등급을 말했습니다. 실제 내용을 숨기려고 한 것은 아닙니까?

본 계정의 등급이 급격히 상승한 뒤 2014년 5월에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인터뷰는 저의 등급 때문에 진행한 것이 아니라 ‘이화여대클라스’라는 동아리를 통해 대회에 나갔기 때문에 진행한 것입니다. 이색인터뷰 형식이었고, 인터뷰를 하다가 갑자기 등급을 물었습니다. 속으로 갈팡질팡 했습니다. 본 계정의 등급은 너무 높고, 새 계정은 너무 낮은 상태였습니다. 대회에 나갔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고민을 하다가 결국 본 계정의 등급을 말했습니다.

당시도 그렇고, 지금도 그 발언은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계정에 대한 조회가 가능하기 때문에 승률을 조회해보니 제가 실제로 게임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그 때 저의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사과문을 올린 뒤 동아리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2014년 7월 저는 또 하나의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당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게임업계에서 일하는 사회초년생을 인터뷰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대회 출전에 대한 내용도 아니고, 신입사원을 취재하는 느낌으로 진행됐습니다. 인터뷰를 하기 전 저는 동아리 회장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기사에는 여전히 동아리 회장이라고 표기돼 있었습니다. 다만, 기사 하단에는 회장을 새로 뽑는 중이라는 내용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그 내용을 제가 인지하지 못 했고, 동아리 원들도 인지하지 못한 채 넘어갔습니다.

계정 공유를 통해 상승된 등급을 이력서에 기재해 게임회사에 입사했다는 논란도 존재합니다. 회사에 입사한 시기와 실제로 등급을 기재한 것이 맞습니까?

2015년 1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회사에 비정규직으로 입사했습니다. 당시에는 저의 롤 등급을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재직 중 같은 해 6월 문제가 됐던 계정으로 다이아4라는 등급을 달성했습니다. 그때 당시 계정을 삭제하겠다고 했는데 삭제하지는 않았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저의 잘못이 있었고, 원래 쓰던 계정에 대한 애정과 미련이 남아있었습니다. 어쨌든 계정 공유를 통해 등급이 상승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본 계정이나 부계정을 이용해 실제로 등급을 올리고자 하는 생각은 있었습니다. 등급을 올리기 위해 부계정으로 플래티넘4(다이아 바로 아래 등급)까지 달성했습니다. 또, 계정 공유를 통해 등급이 향상된 2014년 시즌이 끝나고 2015년 시즌에 저의 실력으로 본 계정을 통해 다이아4를 달성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상승된 등급으로 게임을 하면 MMR(승률에 대한 표준편차) 이득이 있다고 합니다. 논란 이후 본 계정을 사용하지 않아서 점수가 많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물론 상승된 등급에 따른 MMR 이득이 아예 없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결국 실력이 없으면 다이아4라는 등급을 달성할 수는 없습니다. 당시에 등급을 올리기 위해 롤 공부노트가 있을 정도로 정말 열심히 공부해 실력을 올렸습니다.

그렇게 상승된 등급은 2015년 비정규직 입사 후 정규직 전환 당시에 대회에 나간 이력과 함께 제가 올린 등급을 기재한 것입니다. 또한, 프로게이머와 같은 실력이 아닌 경우에야 아무리 등급이 높아도 뽑아주기는 쉽지 않습니다. 제가 이전부터 일하면서 원만하게 일을 하지 못했다면 정규직 전환은 꿈도 꾸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당시 제가 일하고 있던 팀은 모바일이자 RPG 장르였습니다. 문제의 롤게임은 온라인이자 AOS 장르로 기기도 다르고 장르가 달랐습니다.

아프리카BJ 활동도 계정 공유로 상승된 등급으로 하게 된 거라는 논란이 있습니다. 부적절한 실력으로 아프리카BJ 활동을 통해 이익을 얻었다는 논란이 있습니다.

2015년 7월, 아프리카TV에서 진행한 롤 대회가 있었습니다. 오프라인 예선을 통해 본선까지 진출했습니다. 이화여대 동아리 시절부터 같이 해 온 동료들과 함께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대회 출전 이후 10월에 아프리카TV 방송 제안을 받았습니다. 게임 등급 때문이 아닌 대회 출전자였기 때문에 방송 제안을 받게 된 것입니다. 2014년에도 방송을 가끔 하기는 했지만 매우 간헐적이었고 지인들과 재미로 하던 수준이었기 때문에 수익이 발생하지도 않았습니다. 실제로 환전 기록은 방송 제안을 받고 방송한 시점인 2015년 10월 이후부터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노조 설립하려다 권고사직 당한 게 맞나?

또 하나의 논란은 노동조합 설립을 위해 권고사직을 당한 게 맞냐는 것입니다. 실제 권고사직을 당했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됐는지도 설명해주십시오.

먼저 해당 게임회사 노동조합에서 권고사직이 맞다는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게임업계에 만연한 문제는 포괄임금제로 인한 장시간 노동과 공짜 노동이었습니다.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망하게 되면 모두가 고용불안에 시달리게 됩니다. 정규직이라도 권고사직을 쉽게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수직적인 의사소통과 문화를 바꿔보고자 노동조합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로자대표를 하면서 노조 설립을 추진하던 중에 권고사직을 받게 됐습니다. 일부에서는 권고사직을 받고 왜 직접 사인을 했냐는 이야기도 있지만, 당시는 노조가 설립되기 전입니다. 노조의 사무장을 하려고 했는데 노조가 생긴 후라면 권고사직을 하는 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노조가 없었기 때문에 며칠 간 인사팀 옆자리에 앉아 있어야 했고, 출근을 하면 대표실에 들어가 능력이 없다거나 인격을 깎아내리는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생기면 권고사직 대상자인 제가 살아남기 위해서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돌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걱정을 많이 했고, 어떻게 생각하면 강압에 못 이겨 주눅이 든 상태였습니다.

그러면서 후회도 많이 됐습니다. 그래도 노조를 만들려고 나섰는데, 옛날에는 노조운동 하던 분들은 맞기도 하고, 칼에 찔린 분도 계시고, 죽기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노조를 만든 분도 계신데 저는 고작 이 압박을 견뎌내지 못한 것이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해당 회사에 노조가 설립되는 것을 도왔고, 노조가 세워지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에 대한 복직 투쟁 이야기를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2018년 출범한 노조는 많은 사람으로 시작한 게 아니었습니다. 탄탄하지 않은 상태로 시작했는데 노조가 만들어지기 전 권고사직된 사람의 복직투쟁을 한다면 또 다시 루머가 돌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당시 게임업계 포괄임금제 폐지와 고용안정 등 노조의 슬로건을 알려 조합원을 모집하기도 어려워질 것이고, 노조에 피해가 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복직 투쟁을 포기하고 지금의 화섬식품노조에서 일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IT업계 노조들을 지원하게 됐고, 화섬식품노조의 홍보담당자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또다른 논란도 있습니다. 후배가 겪은 직장 내 갑질 및 성희롱 사건의 증언자라고 알고 있는데, 사건 자체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입니다.

게임회사 윤리팀에서 올린 글이 있는데 그 내용이 곡해가 된 것 같습니다. 윤리팀에서는 해당 성희롱 사건에 대해 방관하지 않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주지 않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사건 자체가 없었다고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저 역시도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이야기 한 적은 없습니다.

‘청년’, ‘여성’, ‘노동’ 국회의원,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처음 류 후보가 비례대표 1번을 받게 됐을 때, 많은 청년층이 정치가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지지를 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등을 돌린 청년들도 많습니다. 청년의 지지를 어떻게 회복할 생각이십니까?

일단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잘못했다고 할 생각입니다. 게임 계정을 공유한 것에 대해서는 잘못한 게 맞기 때문에 잘못했다고 말할 것입니다. 다만, 지금 이러한 상황까지 온 것이 사실이 아닌 루머들이 많이 퍼지면서 걷잡을 수 없게 됐습니다. 이로 인한 비호감도 클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제 시작이기에 벌써부터 다시라는 말을 붙이는 게 씁쓸하지만 잘 풀어나가고자 합니다. 쌓인 오해는 풀고, 사과해야 할 것은 사과할 것입니다. 또한, 불평등이 청년들에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지지기반이 부족한 상태에서 불평등한 구조 속에 들어오게 되면 직격탄을 맞게 됩니다. 이를 해결하면서 다시 한 번 청년의 마음을 돌리겠습니다.

그동안 류호정 후보는 ‘청년’, ‘여성’, ‘노동’의 키워드를 강조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게임BJ 류호정’이라는 이미지가 남을 것 같습니다. 이를 어떻게 돌파할 생각이십니까?

처음 제가 건 슬로건은 ‘젊은 노동, 진보노동 업데이트’였습니다. 하지만 5~6년 전 일에 매몰돼 다른 이야기를 전혀 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노동 관련한 활동을 진정성 있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나이도 어리고 경험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의 나이만큼 활동을 하신 분도 계십니다. 어린 나이와 적은 경험에 대한 우려도 많은데 이런 것이 어떻게 보면 청년정치라는 게 구호로만 남아있던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그런 우려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행동으로, 성과로 잘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젊은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저를 지지해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정치는 국회의원 혼자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 주위에서 도와주시는 유능한 분들이 계시고 당의 정책이 있기 때문에 잘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의당 내 분위기도 마냥 우호적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당원 분들이 서운해 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헌신해온 분들이 뒤 번호로 밀려나는 걸 보면 그 분과 함께 해 온 분들이 얼마나 허탈함을 느끼겠습니까. 그 동안 당을 위해서 헌신 해왔던 선배 분들이 1~2번을 내어주고 안정적이지 못한 번호를 받은 것에 대해 서운함을 느끼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들의 대한 헌신을 모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저는 더욱 더 열심히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례대표 후보 1번이 되자마자 각종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어떤 마음이십니까?

복잡한 마음입니다. 당을 대표하는 얼굴이라는 게 이렇게 무거운 자리라는 걸 느꼈습니다. 이번 총선에 대해 위성정당 관련한 정세도 있고 여러 가지로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더욱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청년’ 국회의원으로서의 포부

‘과거’만 물었네요. ‘미래’ 얘기를 들어보죠. 21대 국회에서 꼭 만들고 싶은 법률은 무엇입니까?

입장을 듣고 입법 과정을 만드는 것과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무언가 만들어내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국회 구성은 중년, 남성이 대다수였는데 그 구성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그 시작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꼭 입법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포괄임금제 폐지입니다. IT업계에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활동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 근로기준법상 차별 금지 기준을 확대하고 싶습니다. 근로기준법 6조에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라고 말하며, 뒤에는 ‘국적·신앙·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남녀의 성이라는 단어는 이분법적이라고 보여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성별, 성 정체성 및 성적 지향을 이유로’라고 수정하고 학력과 학벌에 대한 차별 금지도 추가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국회의원의 대다수는 중년이면서 남성입니다. 이들과 정반대인 류호정 후보는 앞으로의 의정 생활을 어떻게 해나가실 생각이십니까?

정치라는 것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생활을 어떻게 잘 풀어 나가야 할지 고민이 되긴 합니다. 물론 그분들이 저를 바라보는 것처럼 똑같이 할 수는 없겠죠. 50대 남성이 대부분인 노조에서 활동하면서도 성과를 냈기 때문에 노조에서 해 왔던 것처럼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노조에서도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처럼 국회도 같을 거라 생각합니다.

진출에 성공한다고 해도 4년 뒤에도 여전히 청년으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이후에 계획을 고민하고 계십니까?

당연히 재선 국회의원이 목표입니다. 지역구로는 분당 갑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판교가 위치해 있고, IT노동자가 있는 곳입니다. 제가 그 곳에서 일하기도 했고, 집도 그 곳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곳입니다.

정치인 류호정으로서의 각오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성과로 증명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습니다. 또, 힘들 때 도움이 되는 정치인이 되고 싶어요. 논란으로 시작해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어떤 분들에게는 성에 차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필요할 때가 있다면 저를 꼭 써먹어 주기를 바랍니다. 특히, 게임업계 노동자분들, 게임업계 노동자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없습니다. 성에 차지 않을 수 있지만 한 손이라도 더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참여와혁신>과 인터뷰를 진행한 다음날인 3월 15일에 정의당은 전국위원회를 열어 도덕성 논란을 겪은 류호정 후보에 대해 "청년 노동자들과 IT 업체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서" 재신임을 결정했다. 또한, 16일에는 국회 정론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류호정 후보는 "정의당에게 주어지는 도덕성의 무게를 더 깊이 새기며 총선에 임하겠다"고 말하며 총선에 매진할 것을 밝혔다.